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환철 Aug 08. 2024

일상 속 협상의 지혜

가족, 협상의 지혜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협상은 인생의 여러 장면에서 매일같이 펼쳐지는 무언의 전쟁입니다. 특히 가족 간의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갈등과 타협은 그 전쟁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빠, 나 오늘 학원 안 갈래."

"당연히 가야지. 왜 안 가려고 해?"

"그냥 가기 싫단 말이야."

"돈이 얼만데 빠지려고 하니?"

"내 맘이야, 내가 알아서 할게."

"내 맘은 무슨, 얼른 챙겨서 안 가!"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대화입니다. 대화라기보다 작은 전쟁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군요. 가정은 인간관계의 가장 밀접한 장소이자, 그만큼 협상이 가장 어렵게 이루어지는 무대입니다. 아빠와 아이의 대화는 일방적인 지시와 반항으로만 끝나버리고, 결국엔 상처만 남기기 마련입니다.


이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대화를, 나아가 건강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먼저, 협상의 기본은 정보입니다. 이 정보란 단순히 상대의 표면적인 말이나 행동이 아닌, 그 깊숙한 마음속에 있는 욕구와 두려움까지 읽어내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원에 가기 싫다고 말할 때 그 이유가 단순히 학원이 싫어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는 숙제를 하지 못해 혼날까 봐 두려워서 학원에 가기 싫다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숨겨진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면, 대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의 로스차일드 가문이 보여준 정보의 힘은 이와 비슷합니다.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전쟁의 승패를 파악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국채를 저가에 매입해 큰 부를 축적했던 것처럼 말이죠.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욕구와 두려움을 꿰뚫어 보는 능력입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학원을 가지 않으려는 표면적 이유보다 그 뒤에 숨겨진 감정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협상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상대방과의 갈등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단순한 타협만을 생각하지만,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보다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학원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그저 학원을 가라고 윽박지르기보다는 아이가 부담을 느끼는 숙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학원 선생님과 협의하여 아이가 숙제에 대해 받는 압박감을 줄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시나위반도 반환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보여준 창의적인 옵션 제안처럼, 아이와의 협상에서도 서로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요구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아이와 "앞으로 숙제를 미루지 않겠다"라고 구두로만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약속과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통해 협상의 결과가 단순한 말로 끝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병인양요 때의 외규장각 도서반환 협상에서 보여준 것처럼, 명확한 협상 조건을 교환하지 않으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아이와의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이해하고,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며, 이를 바탕으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함께 찾는 것입니다. 아빠로서 아이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 두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대화가 아닐까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아이가 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버틴 것은 학원이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 뒤에는 숙제를 하지 못해 혼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협상의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가정 내에서의 갈등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협상은 거미줄처럼 얽힌 긴장 속에서 그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와 창의적인 해결책입니다. 협상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사랑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결국, 대화는 부드러워지고, 가정은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