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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Aug 03. 2018

인공지능이 말했다… "똑같죠?"

<7>사람 목소리 정복 나선 AI

구글이 공개한 '음성 AI'의 미래


매년 5월 구글이 개최하는 개발자 회의(I/O). 전 세계 IT 업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입니다. IT 발전을 주도하는 구글이 사업 방향성과 신기술을 발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I/O를 통해 전 세계 IT 시장을 뒤흔들 굵직한 내용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최근 몇 년간 그랬던 것처럼 올해 행사의 주인공 역시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AI 목소리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순다 피차이 CEO 기조연설에 등장한 '구글 듀플렉스'는 사람과 거의 흡사한 목소리, 억양, 말투로 미용실 예약을 위한 통화를 진행했습니다. '음', '어'처럼 잠시 망설이는 표현까지 완벽하게 구사했죠.


목소리만 사람과 비슷한 게 아니라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습니다. 아마 일부 사람들은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구글 I/O 2018의 순다 피차이 CEO 기조연설 중 '듀플렉스' 데모.


현재 구글은 듀플렉스 상용화를 위한 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구글과 AI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도 듀플렉스와 비슷한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AI 기업들의 '목소리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죠. 듀플렉스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자연어처리 등 AI 기반 기술들로 구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번역과 콘텐츠 추천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Pixabay.


사람 같은 '음성 AI'가 나온다면?


듀플렉스처럼 목소리로 사람처럼 판단하고 소통하는 서비스(이제부터 '음성복제 서비스'로 지칭)가 나온다면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우선 식당, 숙소, 미용실 예약 등 돌발 변수가 적은 일들은 AI가 대신 처리하게 되겠죠. 간단한 의사소통 역시 내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내는 AI에게 지시할 수도 있습니다. 귀찮거나 간단한 의사소통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편할 것 같긴 한데, 꺼림칙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AI를 둘러싼 대부분 일이 그렇듯 음성복제 서비스 역시 '명과 암'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죠. 음성복제 서비스가 나오면 콜센터처럼 전화통화로 고객을 대응하는 분야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채팅로봇(챗봇) 기술로 메신저 기반 고객대응 서비스를 AI가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콜센터 직원 대신 AI가 고객과 통화하게 될 겁니다. 고객 AI와 콜센터 AI가 통화하는 모습도 그려집니다.

 음성복제 서비스 품질이 개선되면 될수록 콜센터 직원들의 일자리는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죠.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 효율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콜센터 직원들은 생계유지수단을 잃는 위기에 처하게 되죠.

/출처=Pixabay.


음성복제 서비스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거나 예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처음 듣는 목소리로 "당신 아들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아들 목소리로 "살려달라"는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목소리만으로 보이스피싱 여부와 실제 화자인지를 자동 판단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죠. 어느 쪽이 먼저 기술을 활용하느냐가 관건이겠죠.


가장 기대하는 활용 사례는 운명을 달리한 고인(故人)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목소리를 되살려 상대론 이론을 설명하게 하거나, 1996년 사망한 가수 서지원의 목소리로 최신 가요를 리메이크한다면 엄청난 감동이 전해지지 않을까요.


구글이 들려준 것처럼 음성복제 서비스 상용화는 시간 문제입니다. 어떤 이점과 부작용을 가져올지 큰 관심이 갑니다.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통화라는 행위 자체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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