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바다, 푸르다

<8>서해 천리포에서 깨달은 고정관념의 덧없음

by 샤인웨이

살면서 수많은 일을 겪습니다. 그 과정에서 체득한 경험은 우리 삶의 훌륭한 자양분이 됩니다.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과거 경험에 비춰볼 수 있기 때문이죠. 경험은 우리에게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합니다.

때론 경험이 사고를 제한하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고정관념이라는 부작용이죠. 하루 세 번 밥 먹고, 출·퇴근하는 일상적인 일이라도 똑같을 순 없습니다. 과거와 같은 점이 많을 뿐, 다른 점이 없는 건 아니죠. 고정관념은 비슷한 일을 같다고 여기는 착각입니다.


20180804_105724.jpg 숲 사이로 보이는 푸른 서해.


지난해 여름 서해에서 고정관념의 덧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서해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전 드넓은 갯벌, 짙은 바다냄새, 탁한 바닷물…, 이런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 중에서도 '서해는 탁하다'라는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려 왔습니다. 제가 만난 서해는 항상 흐린 얼굴을 하고 있었거든요. 이날도 바다를 코 앞에 두고 수목원을 먼저 찾을 정도로 서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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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은 편협한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천리포에서 마주한 바다는 푸르고 맑았습니다. 제주도, 오키나와 바다가 떠오를 정도였죠. 천리포 바다가 안긴 신선한 충격에 무더운 여름날씨를 잠시 잊었습니다. 한참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서해는 그날만 푸르진 않았을 겁니다. 탁한 날보다 맑은 날이 더 많았을 수도 있죠. 저만의 고정관념이 생긴 이유는 개인적 경험만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일 겁니다. 바다라는 거대한 존재를 한 문장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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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고정관념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깊게 그리고 다르게 생각하는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스스로 만든 고정관념이라는 벽, 하나씩 깨뜨려 봐야 겠습니다. 고정관념과 작별을 반복하다 보면 좀 더 열린 세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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