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홍콩섬 뒷골목

<9>홍콩 섬 걷다 마주친 매력적인 골목길

by 샤인웨이
20190126_201433.jpg 빅토리아피크에서 바라본 홍콩 야경.


빌딩숲속 화려한 야경,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 어린 시절 봤던 홍콩 영화 속 거리는 언제나 시끄럽고 복잡했습니다. 초고층 빌딩과 이층버스가 매력적이었지만, 온갖 소음들로 가득찬 거리를 걷고 싶단 생각이 들진 않더군요. 제가 살고 있는 서울도 충분히 시끄러운 도시이기 때문이죠.


20190128_112133.jpg 빌딩숲에서 바라본 하늘.


홍콩 영화의 내리막길과 함께 홍콩 역시 제 기억에서 멀어졌습니다. 주변에서 여러 번 홍콩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줬지만, 귀를 기울이지 않았죠. 어릴 적 기억 가운데 좋지 않은 장면들만 여전히 남았나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3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도시인데도 개인적인 거리감은 상당했죠.


얼마 전 태어나 처음으로 홍콩을 찾았습니다. 홍콩 여행하기 가장 좋다는 겨울, 홍콩은 매서운 추위에서 날아온 절 따뜻하게 반겼습니다. 고층건물들로 둘러싸인 거리는 시끄럽고 복잡했지만, 과거와 현재와 공존하는 듯한 홍콩만의 매력을 풍겼습니다. 바다 건너편에서 바라본 홍콩 섬의 야경은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멋졌습니다. '별빛이 쏟아지는'라는 노래 가사 속 표현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군요.


20190128_190556.jpg 침사추이에서 바라본 홍콩 섬 야경.


그렇지만 이번 여행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은 장소는 따로 있습니다. 제가 가졌던 홍콩에 대한 선입견과 정반대 모습을 보여준 홍콩 섬의 한적한 뒷골목입니다. 뒷골목으로 부르니 으슥하고 어두운 장소를 떠올릴 수도 있겠군요. 다행스럽게도(?) 그런 곳은 아니었습니다.


홍콩 섬의 도심은 해변을 따라 이어집니다. 도심에서 섬 중심을 향해 늘어선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오르다 보면 고즈넉한 골목들이 나타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둘러봤던 블로그에선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장소입니다. 끊임없이 자동차와 사람들이 오가는 도심과 달리 차분히 홍콩의 일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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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캔버스 삼아 이곳저곳 그려진 벽화와 낙서, 파스텔톤 색들로 채워진 담벼락. 조용한 골목길을 걸으며 작가 미상의 작품들을 천천히 감상했습니다. 표지판, 손잡이, 소화전 등도 어우러져 한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풍경에서 홍콩의 매력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국적이면서 자유분방한 도시, 홍콩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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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우리는 어떤 존재를 특정한 이미지로 규정하려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착각이죠. 제가 홍콩을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로 단정했던 것처럼 말이죠. 제 선입견과 달리 시끄러운 홍콩에서 조금만 걸으니 차분한 홍콩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만 차분히 생각의 시간을 가지면 좁은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눈과 귀를 열고 그동안 보고 듣지 못한 새로움을 찾아보세요.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는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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