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스스럼없이 "축구선수!"라고 답할 거다. 왜 도전하지 않았냐고? 안타깝게도 축구를 업으로 삼기엔 내 실력은 한참 부족했고, 빡세다는 운동선수 생활을 버틸 자신도 없었다. 아주 잠시 품었던 축구선수 꿈을 재빨리 접었다. 어느새 선수들도 은퇴하는 나이가 됐다. 이젠 정말 꿈으로만 남았다.
축구선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주말마다 그라운드에 선다. 12년차 조기축구인으로. 발목을 크게 다쳤을 때를 제외하면 한 달에 적어도 2~3번 공을 찼다. 바깥을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가 아니면 경기는 취소되지 않았으니까. 조기축구인들에게 날씨가 아닌 인원이 가장 큰 변수다. 폭염, 폭우, 폭설, 혹한은 이겨낼 수 있어도 선수가 부족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방바닥만 긁어야지.
공 차면서 겪었던 썰. '조기축구 추가시간' 소개는 이 문장 하나면 된다. 전문적인 분석? 전혀 없다. 오로지 내 기억에 의존한 축구 비망록이랄까. 문득 떠오르는 기억을 공유하고 싶다. 늘 무관중 경기지만 선수만큼 치열한 조기축구인들의 이야기를.
공 차러 나갈 때면 "맨날 다치기만 하는 거 그만 좀 해라!"라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뒷통수에 꽂혔었는데…, 이젠 축구로 글까지 쓰다니. 어머니, 전 어쩔 수 없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