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교문이 닫혔다

by 샤인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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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식은 불현듯 찾아온다. 우리 팀에 홈그라운드 영예를 안긴 초등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학교에서 갑작스레 연락이 오면 뭔가 잘못된 거다. 학창시절에도 그랬다. 내가 사고를 쳤거나 학교에 사고가 터졌거나.


교직원 선생님이 비보를 전했다. 다시 당분간 대관을 중단한다는 통보다. 코로나 탓에 두 달 동안 대관을 미뤘다가 최근에서야 교문을 열었는데, 또 운동장을 쓸 수 없단 얘기다.


학부모들의 걱정 때문이다. 주말엔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데도, 외부인을 들이지 말라는 민원이 나왔다고 한다. 등교가 완전히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져야 운동장을 쓸 수 있단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허망했다. 전날 공지한 학교 방침이 하루 만에 뒤집여서다. 매주 운동장 사용 뒤 방역하겠으니 조기축구팀들이 비용을 나눠 내라는 요구를 무조건 따르겠다고 했다. 하루 만에 무의미한 약속이 됐다. 학교에선 어떻게든 대관을 이어가려 했으나, 학부모들이 강경했다고 한다. 우리가 죄인인가, 아주 잠깐 야속한 기분이 들었다.


안타깝지만 학교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선택지가 없어서다.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운동장을 빌리지만, 조축팀은 을도 병도 정도 못 되는 처지다. 당장 오늘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남은 기간 대관을 취소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언제 올지 모를 다음 기회를 잡기 위해선 눈 밖에 나선 안 된다.


당장 이번 주 경기장이 문제였다. 다행히도 우리 팀의 능력자인 총무가 서두른 덕분에 빠르게 경기장을 잡았다. 얼마 전까지 공 찼던 중학교 운동장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란 말을 이럴 때 하나 보다. 그런데 오늘 잇몸마저 사라졌다. 생활 속 방역이 강화되면서 중학교 역시 6월 중순까지 대관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언제쯤 마음놓고 공 찰 수 있을까. 구장을 구해놓고도 조바심을 느끼는 어색한 시간이 길어진다. 매주 일요일 걱정 없이 공 차던 기억은 희미해져 간다. 조축인들을 괴롭히는 시련의 계절은 언제쯤 끝날까. 어느덧 여름으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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