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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꼬꼬 Feb 11. 2020

봄으로 부치는 편지

하소연 1

밤은 분명 짧아졌어도 여전히 어둡기만 한 봄의 먼발치입니다. 추위는 다 지났어도 아직은 쌀쌀합니다. 춥고 어두운 길을 홀로 걷는 건 서럽고 무서워서, 다들 내 반만치는 떨고 막막하길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굳이 내가 간절하지 않아도 각자의 하루가 나름대로 시리다는 것을 압니다. 나도 알 만한 일들부터 나는 알 수 없는 일들까지, 우리는 온갖 한숨으로 가득 찬 삶에서 영영 봄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꺼이 건네줄 텐데, 어떤 말로도 계절은 당겨오지 못하니 차마 말을 고르지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고민만 지새우다, 이 밤은 또 서로 내뱉는 한숨소리만으로 찰 듯합니다. 그래도 적막보다야 따뜻하겠다고 생각합시다.

잘 모르겠습니다. 기다리다 보면 봄은 문득 올지도 모릅니다. 다만 겨울이 생각보다 길어진다면 나만큼 춥고 나만큼 막막하라는 바람은 취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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