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2
길 영을 두 개 붙여서 안 그래도 긴 세월이 지독히 멀어졌다. 나의 예감마저 닿지 못할 아득한 내일 어딘가에 영영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전은 영영을 영원히 언제까지나 라고 설명하지만, 끝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영원은 영원히 언제까지나 미지일 뿐이다. 세상은 결말로 가득하고, 나는 너를 영영 사랑할 수 없고 영영 잊지 않을 수도 없다. 끝나는 것들만의 삶에서 영영은 그저 말뿐이다.
원래 세상에 영원하기를 기대하고 태어나는 것은 없다. 꽃이 열흘 아름답거나, 사랑이 일 년 정도 뜨겁거나, 사람이 백 년쯤 살거나, 돌멩이가 몇천 년 구르거나, 별이 몇만 년 빛나거나 하는 것들도, 아니면 이 긴 시간조차 흠집밖에 안될 정말 영원에 가까울지 모를 존재들도 다 그들의 결말이 있다. 꽃보다 조금 더 오래 붉고 돌조각보다 조금 더 일찍 부스러지는 사람에게 사실 영원은 상관없는 말이다.
나와는 얽힐 일이 없고 내가 증명해낼 필요도 없다. 그래서 영원하든 금방 사라지든 아무래도 좋다. 꽃이 백 년은 못 가더라도 내일까지는, 날씨가 좋고 땅이 허락하여 열흘만이라도 아름답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너는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아름다울 것이라 내게 영영은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