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귀한 재능이 된 '다정함'에 대해 생각하다
어른이 된 후 비교적 단단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3년 전 부모님 집에서 독립해 서울에서 살게 되면서 사람들과 깊은 교류를 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업무 관련 생활체육을 즐기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필요해 대학시절 친하게 지냈고, 멘토처럼 생각했던 오빠에게 오랜만에 연락했고 곧 전화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멘토처럼 생각했던 오빠는 대학시절 내내 모르는 게 있으면 항상 과외선생님처럼 잘 설명해 주곤 했었다.
오랜만에 통화하게 된 친한 오빠는 인터뷰하는 동안 모르는 부분에 대해 정말 상냥하게 설명을 해주어서 대화하면서 무언가 울컥 치미는 감동이 있었다. 원래 다정한 성격의 오빠이기도 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다정하게 설명을 듣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인수인계는 낯선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업무들을 사무적으로 듣는 시간이 많았다. 이렇게 연락해 설명을 듣다 보니 친밀함도 있었지만, 그 다정하고 개인적인 말투가 반가웠다. 누군가의 다정함에 감동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내가 취미생활과 사회생활로 인해 사람들과 개인적인 연락을 별로 하지 않고 살고 있구나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다정함은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한다. 내가 종종 듣는 ‘비밀의 화원’이라는 노래는 가수 이상은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친구를 위해 쓴 노래다. 가사의 내용이 다정해서 종종 위로를 얻곤 한다.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 비가 와도 젖지 않아.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점심을 함께 먹어야지...”
일상적이고 소소하지만 희망과 긍정을 품은 단어들이 따스하다. 하지만 '나의 초라한 마음'이라는 표현은 조금 아쉽다. 작은 마음이라도 소중한건데, 초라하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소소한 표현도 따뜻하게 받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보여서 그렇게 쓴 것 같다.
요즘 여름 날씨는 폭염으로 뜨겁다. 사람들 간의 온도는 미지근하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다정함으로 기억되는 사람이었으면,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선재 업고 튀어’ 드라마를 참 재미있게 보았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지 않던 내가 빠져서 본 이유도 그것이었다. 자극적이고 매운맛 드라마였으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주인공들의 서로를 생각하는 배려와 사랑, 서로에게 보이는 다정함이 마음속의 위로와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종종 힐링이 되는 영화를 보는 이유와도 같다.
다들 너무 바쁜 세상이다. 이 바쁜 시간 속에 누군가에게 다정해지려면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를 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다정해지기 쉽지 않아졌고, 다정함은 참 귀한 재능이 되었다. 다정하게 어떤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를 하는 것은 머리가 좋은 것만큼이나 장점이다. 다정함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나도 조금은 더 다정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다정함에 대해 종종 생각해야지. 그러면 내가 되고 싶은 다정한 사람에 한층 가까워질 것 같다.
* 이 글은 기존에 써놓은 글을 연희창작문학촌에서 수정 업데이트하여 발행했습니다. 작가들에게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주시는 연희창작문학촌 및 서울문화재단 관계자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주로 시와 동시를 쓰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로 브런치에서 여행기와 에세이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 사진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