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를 치며, 크랭크인!

다시 만난 강화, '액션 콘텐츠 in 잠시섬'

by 음파

‘액션 콘텐츠 in 잠시섬’ 콘텐츠 제작을 위한 사전 워크숍에 가는 길. 광역버스를 타고 김포에서 시내버스로 환승해 강화 축협 앞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나 말고도 한 명이 같이 내렸는데 캐리어를 끌고 있는 여성분이 보였다.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어! 혹시 강화유니버스 가세요? 액션 콘텐츠?”


“맞아요. 저도 캐리어 보고서 같은 곳 가시는 분인가 했어요.”


캐리어를 끌고 2년 만에 아삭아삭순무민박에 도착했다. 컬러풀한 동그란 원이 세 개 달린 강화유니버스의 로고가 보였다. 오랜만이었지만 아삭아삭순무민박이 그대로인 것 같아 왠지 안심이 되었다.


1층 라운지 문을 밀고 들어가니 이미 사람들이 대부분 도착해 있었다. 모인 사람은 다섯 명. 마케터이자 기획자로 보이시는 모임 운영자분과 브이로그와 유튜브를 촬영하시는 분, 인스타툰을 그리시는 만화가분, 사진편집이 멋진 카드뉴스를 만드시는 분, 그리고 나였다.


나는 그때 마침 블로그에서 매주 참여하고 있는 네이버 챌린지를 응용하여, ‘잠시섬 포토덤프 + 에세이’로 구성된 강화 소창체험관과 소리체험박물관 관람기를 쓰기로 되어 있었다. 실제로는 여기에서 열심히 먹고 다닌 맛집 소개 콘텐츠까지 총 3개를 제작하고 오게 되었다. 어쨌든 도착한 첫날, 다들 능력자로 보이시는 분들 속에서 나는 조금 얼었다. 나는 사진편집 능력이 많지 않아서 보기에 화려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글 쓰고 사진 찍는 사람이었으니. 나는 재주 많은 사람들 틈에서 있는 그대로 나를 응원해 주었다.


‘나는 나대로 내가 잘하는 것을 하면 돼. 나도 기획안 열심히 썼잖아. 기획안대로 열심히 만들자. 쓸만해 보이니 주최하신 분들이 뽑았겠지.’


나를 뽑으신 분들을 믿고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하지만 워크숍 기간 동안 콘텐츠 제작의 부담은 상당해서 ‘액션 콘텐츠 in 잠시섬’의 별명이 ‘빡시섬’ 혹은 ‘빡센섬’이라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만들고 나서 강화유니버스와 내 계정에 콘텐츠가 올라갔을 때의 보람은 최고다. 창작자 혹은 콘텐츠 제작자는 참여해보면 좋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형태인 ‘크리에이터 in 강화유니버스’도 같은 기간에 함께 운영되었다. 로컬에서 창작활동을 시도해보고 싶은 청년(만 19세~39세),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창작을 해보고 싶은 청년이라면 지원가능하다. 잠시섬 2박 3일 숙박권과 콘텐츠 제작비 50만원이 활동혜택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강화의 자연, 문화, 커뮤니티 등의 자원을 활용하여 다양한 예술 및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창작 범위와 연결되어 보다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음악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글 쓰는 사람은 글로, 그림 그리는 사람은 자신의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액션 콘텐츠 in 잠시섬’에 참여하는 동안 나중에 ‘크리에이터 in 강화유니버스’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8월의 한여름, 강화에 머무르는 일정 동안 ‘잠시섬 프로젝트’ 여행자와 ‘액션 콘텐츠 in 잠시섬’ 참여자, ‘크리에이터 in 강화유니버스’ 참여자까지 3개 팀이 함께 운영되어 엄청 북적북적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루 동안의 인상적인 일과와 오늘의 점수를 이야기하는 저녁 회고 시간에 무려 25명 내외의 사람들이 참여하기까지 했다. 사람이 많다 보니 다양한 영감모임도 진행되고, 멤버를 이뤄 여행지를 함께 이동할 수 있어 좋았다.


처음 워크숍에서는 자기소개와 인사를 하고 서로의 콘텐츠 기획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기획하신 내용들이 좋았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난 이후에 색다른 순서가 있었다.


“그러면 이제 슬레이트를 칠까요?”


“와, 이게 슬레이트예요? 너무 예쁘다!”


운영자님의 말에 나는 눈앞에 놓여진 형형색색의 화사한 슬레이트를 쳐다보았다. 영화 촬영장에서 쓰이는 슬레이트는 영상 촬영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검은색이 많지만 여기에서 보이는 슬레이트는 검은색과 여러 컬러가 같이 있고, 하단은 하얀색으로 되어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씬에 ‘액션콘텐츠 in 잠시섬’이 기재된 슬레이트가 다들 예쁜지 모두가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이어 다같이 손뼉을 치며 슬레이트를 치는 영상을 남겼다. 나는 두근두근하며 슬레이트를 집었는데, 운좋게 내가 슬레이트를 치는 모습으로 영상을 남길 수 있었다. 아앗, 영광이다. 슬레이트를 치며 2박 3일 간의 일정을 크랭크인했다.


액션 콘텐츠.jpg


“슬레이트를 치니까, 무언가 프로그램에 합류했다는 느낌이 확 들어요. 그리고 이제 시작했다는 느낌도 들고.”


“그러려고 슬레이트를 치는 거예요.”


내 말에 대답하며 운영자님이 살풋 웃었다. 무언가 시작하는 기분. 기운이 쫙 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퍼포먼스 하나가 동기부여가 되는구나 싶었다.


어쨌거나 기간은 2박 3일. 짧은 시간 안에 여행지도 가보고 체험도 하고,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 일단 과제는 밤의 나에게 맡기고 낮의 나는 열심히 체험하기로 했다. 지금은 낮이니 먼저 구경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지~ 신나는 동시에 빨리 체험하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왔다. 어서 빠르게 움직여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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