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콘텐츠 in 잠시섬'
저녁 9시, 매일 저녁 열리는 회고 모임이지만 오늘은 23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참석해 라운지의 모든 자리가 꽉 찼다. 각자 자신의 일과를 이야기하고 오늘 하루의 점수를 매겨보는 시간이었다.
“오늘 강화에 도착했는데 제 오늘 하루 점수는 8점이에요.”
“저는 오늘 10점 만점입니다! 자전거 타고 연미정에 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풍경도 멋지고 하늘도 진짜 파랗고, 가면서 사람들이랑 이야기 많이 나눠서 정말 즐거웠어요.”
대개 오늘 도착한 사람들은 7~8점 정도이고 여행 다닌 사람들은 9점~10점 사이로 점수가 높았다. 아무래도 이동할 때는 힘드니까 몇 점 빠진다. 하지만 도착해서 여행하다 보면 즐겁고 강화유니버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함께 동참하게 된다.
라운지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바퀴를 돌고 나니 호스트분 옆에 한 남자분이 계셨다. 바로 에그타르트 전문점 ‘강화까까’의 대표님이셨다. 아삭아삭순무민박에 묵는 동안 이렇게 지역 주민이나 먼저 귀촌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매일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 오늘 특히나 좋았던 것은 모두에게 에그타르트를 하나씩 나눠주셔서 맛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강화에서 엄청 유명한 가게라는데, 이거 너무 맛있잖아!
“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맛있어요. 고소하고 완전 겉바속촉이네요.”
“그쵸? 저는 전에 먹어봤는데 맛있어서 한 박스 주문했었어요. 오늘은 레몬인삼 타르트 먹어볼래요.”
우리가 먹는 동안 강화까까 대표님은 담담하게 강화에 디저트 가게를 열게 된 스토리를 풀어놓으셨다. 강화의 특산물을 사용해 에그타르트를 만들면서 있었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사자발 약쑥의 향을 살린 에그타르트를 위해 애쓴 노력 덕분인지 나눠주신 에그타르트에서 느껴지는 약쑥의 향이 향긋하고 은은하면서 맛있었다. 이렇게 많은 인원에게 전부 나눠주시다니. 감사히 잘 먹었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오전과 오후에 참여자들이 직접 주최하는 영감모임이 몇 개 있었다. 어떤 것을 참석할까 하다가 일정이 가능한 모임에 모두 참석해보기로 했다. 오전 영감모임에는 롤링페이퍼가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쓰는 롤링페이퍼는 조금 낯설기도 했다. 어제 저녁에 처음 본 사람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좋은 시간이었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어떻게 오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각자 받은 종이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닉네임이나 이름을 썼다. 종이 한켠에는 나에게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적어주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번아웃을 이기는 법’, ‘좋아하는 노래’, ‘운동’ 등 다양한 내용들이 나왔다.
‘우와, 이거 나한테 어떤 내용들이 올지 무척 기대된다’
각자 받은 종이에 열심히 쓰다보니 전체 한 바닥을 모두 채웠다. 무언가 뿌듯했다. 다같이 롤링페이퍼를 가운데 놓고 사진도 찍었다. 어느새 롤링페이퍼 시간이 끝나니 점심 때가 되어갔다. 다들 롤링페이퍼에 대한 이야기와 강화의 맛집, 여행지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점심 메뉴를 이야기하는 팀이 보여 나도 얼른 끼었다.
“우리 풍물시장에서 같이 밴댕이회 세트 먹어요. 어디가 맛있을까요?”
“아앗,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저 밴댕이회 안 먹어봤어요!”
“저희 밴댕이회 다 먹고 에그타르트 먹으러 강화까까 가기로 했어요. 같이 가실래요?”
“오오, 좋아요. 저 다음 일정도 있는데, 먹고 바로 가면 되겠어요... 앗, 강화까까에서 딱 6km만 더 가려면 제가 가려고 했던 박물관이 있어요.”
“무슨 박물관인데요?”
“소리체험박물관이예요. 제가 이번에 강화 오면서 가려고 체크해놓은 곳이었거든요.”
이렇게 바로 점심메뉴와 오후의 여행코스가 짜여졌다. 밴댕이회 먹으러 가는 김에 강화 풍물시장도 구경하기로 했다. 전에 잠시섬에 왔을 때 시장투어도 있어서 같이 다녔는데, 이번에도 사람들과 가게 되었다. 아삭아삭순무민박에서 사람들과 함께 차를 타고 풍물시장으로 출발했다.
풍물시장 앞에 내리자 전에 보았던 한옥 모양 지붕이 보였다. 2년 전의 반짝반짝한 느낌보다는 이제 세월이 묻어지면서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전통시장 방문이라 기대됐다. 사람들과 함께 2층 식당가로 올라갔다. 우리가 갔던 곳은 바로 ‘왕창 잘되는 집’.
“뭔가 타이틀이 많은데요?”
“그러게요. 현판이 많네요. 강화군이 인정한 맛있는 음식점 붙어있어요.”
“이거 보세요. 대기표가 밥주걱이예요. 나무 밥주걱.”
“어머, 귀여워라.”
우리가 대기하던 식당은 강화군이 인정한 맛있는 음식점에 사랑의열매에 기부하는 착한 가게이기도 했다. 세트 메뉴는 밴댕이회와 무침, 구이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야채와 함께 있는 밴댕이 무침을 밥 위에 얹어 회덮밥 형태로도 먹었다. 한 번에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어 가성비와 가심비까지 모두 잡은 느낌이라 좋았다.
“기본 반찬으로 간장게장 나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저도 이거 기대하고 왔어요.”
2층 식당가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다들 맛있어 보였다. 밴댕이회는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궁금했는데 깔끔한 느낌으로 싱싱하고 달고 맛있어서 회가 꿀꺽꿀꺽 넘어갔다.
“우리 이거 볼까요? 다들 사던데.”
“앗, 쑥떡! 맛있겠어요.”
재잘재잘 사람들과 대화하며 맛있게 먹고 나와서 쫄깃한 쑥떡을 샀다. 콩고물 버전 등 다양한 쑥떡이 있었고, 한쪽에는 갓 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쑥떡이 새로 나오고 있었다. 강화약쑥이 유명해서일까. 돌아다니다 보니 다들 약속한 것처럼 쑥떡이 든 봉지 하나씩을 들고 있었다.
나는 2층 화문석과 기념품을 파는 매장에서 소창 행주도 샀다. 참, 가게 주인분은 소창행주를 찜기 바닥에 까는 용도로 쓰라고 하셨다. 풍물시장을 나와 드디어 에그타르트를 먹으러 강화까까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