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잘 돋는 사람들
선배 멘토 코치님의 소개로 코칭 슈퍼비전을 받기 시작했다. 소개받은 코치님은 7년 동안 코칭을 해오고 계신 분이었다. 우리는 총 5회기를 만나기로 했고, 그 첫 만남이 있었다. 사실 요즘 코칭 대화 속에서 새롭게 직면한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보다 멘토 코치님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양해를 구하고 떠오르는 질문들을 시작했다. 우선 내가 코치님들께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인 '코칭을 배우기 전과 후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요?'로 시작했다. 역시 코치라는 직업에 뜻을 두고 계신 분인 만큼 코치라는 직업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갖고 계셨다. 그리고 코치로 살면서 매일매일을 기쁘고 충만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 말씀을 하시는데 눈이 반짝 빛났다.
그다음 질문은 그런 변화를 경험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코치님은 3명의 코칭 스승이 있다고 했다. 세 분으로부터 너무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한 코치님과의 만남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롭게 배우고 익혔다고 표현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또 한 번 눈에 빛이 났다.
나의 질문 세례를 받은 코치님이 이번에는 나에게 코칭은 어떤 의미냐고 질문을 해왔다. 사실 내가 코칭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코칭에 이렇게 매료될 줄은 몰랐다. 한 지인분은 그런 상태를 가장 경계해야 할 때라며 일갈한 적도 있었는데, 경계고 뭐고 일단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 변화를 나는 몸으로 느꼈는데, 그것은 바로 '소름이 돋는' 방식으로 드러났다. 코칭 대화 중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전율이 일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생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이유로 소름이 돋는 것인지. 그래서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고 그러자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객이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성찰이 일어날 때,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던 강한 믿음이나 신념이 확인되었을 때, 나 혼자만 잘 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과감히 행동하는 이타심이 발현이 될 때 말이다. 코칭 대화에서는 이런 장면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는데 어떤 사람은 에너지의 변화라고도 이야기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내면 깊숙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고도 표현한다. 또 다르게 표현하면 진자아(셀프)와의 만남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코칭에 깊게 빠진 순간에 대하여 이야기하는데, 멘토 코치님이 깜짝 놀라서 이야기했다. 당신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이런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 몹시나 반가웠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경험을 함께 나눴다. 그리고 우리의 대화는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
'고객의 이야기가 삶의 생존과 맞닿아 있을 때 불꽃이 일어난다. 그때 코치가 깨어있지 않으면 압도당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전율했다. 코칭이 기술이 아니고 예술인 이유가 이 문장 속에서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깨달음이 있었다. 나는 코칭을 예술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름다움' 그 자체에 더 몰입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디 아름다운 것만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나. 이제 코칭 대화 중에도 '아름다움'이라는 틀 속에서 벗어나서 깨어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