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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Jul 29. 2023

멘토 코치가 되었습니다!

멘토 코치로 활동하는 재미

최근 코치들의 멘토가 되어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코치들을 만날 때는 고객을 만날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과 설렘이 있다. 우선 코치들은 내가 겪어왔던 과정을 겪고 있어서 어디쯤 와 있는지, 어떤 것을 고민하고 있는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에 만난 두 분의 코치는 각자 다른 고민을 갖고 있었다.


한 분은 코칭 대화를 부드럽게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고 했다. 부드럽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코치가 말하는 부드러움은 목소리 톤, 말의 세기 등으로 최대한 톤과 세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하며, 고객의 목소리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부드러움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결과로만 바라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흉내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코칭 대화가 끝난 후, 코치에게 고객은 어떤 사람인 것 같냐고 질문했다. 코치는 '고객님은 마음이 따뜻하고, 섬세하며, 사려 깊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코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스러웠고, 부드럽게도 느껴졌다. 나는 코치에게 지금 그 말씀을 하실 때 스스로 어떻게 느껴졌는지 되물었다. 그리고 한 가지 제안을 드려도 되는지를 묻고, 다음번 코칭 때는 고객에게서 감정이나 에너지 변화가 느껴질 때, 그리고 고객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되돌려 줄 것을 제안했다. 부드러움은 부드러움을 추구할 때 나오는 게 아니고, 고객의 내면을 인정해 주고, 공감해 줄 때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분은 심리상담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심리상담을 공부하면서 코칭을 배우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심리상담과 코칭을 잘 접목해서 고객에게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웬일인지 코치는 고민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 왜 아니겠는가?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때 제로에서 시작하면 배우는 족족 성장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관련 분야에 무언가를 이미 배운 상태라면 알고 있는 지식이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 때문일 수도 있고, 서로 상충되는 것을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접목될 수만 있다면 굉장히 파워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코칭 대화가 끝난 후 실제로 여느 코치들과는 다른 역량이 엿보였다. 우선 심리상담을 다루어 보았기 때문에 감정과 관련된 질문의 깊이가 남달랐다. 그 질문은 고객의 내면 깊숙한 곳을 탐색하게 만들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감정 표현을 했을 때 그것에 공감하는 것도 남달랐다. 섬세한 언어로 공감해 주었기에 고객은 더욱더 안전감과 신뢰감을 느껴 단 한 번도 털어놓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코치에게 코칭 대화가 어땠는지를 묻자, 스스로 생각했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실망 섞인 답을 했다. 무엇이 그렇게 실망스러웠는지 묻자 코칭 대화 중에 망설여지는 상황이 많았다고 했다. 코칭에서 배운 프로세스대로 진행해야 할지, 아니면 나의 직관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진행할지가 고민스러웠던 지점이 있었다고 했다.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이 하나가 아니듯이 코칭 대화의 흐름에도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세스라는 틀에 갇혀서 옴짝 달 삭 못할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실험해 보고 결과를 통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자, 코치는 스스로도 모르게 설정한 제약 조건 속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진 것 같았다. "그 말씀을 들으니 정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자유롭게 이것저것 시도해 볼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최근 코칭을 하면서 새롭게 고민하고 있는 화두가 '자유'인데, 고객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코치 또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스스로가 틀에 갇혀 있는데, 고객이 스스로 틀을 깨고 나오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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