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두 명의 옛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 명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졸업 후 곧장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늘 성실하게 살아온 친구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이 뜸해질 때도 많았지만, 잊을 만하면 먼저 연락을 해와 안부를 나누곤 했다. 이번에도 그녀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몸이 좋지 않아 휴직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오랫동안 애쓰며 달려온 만큼, 이번엔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보는 시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또 다른 한 명은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시카고에 갔을 때 처음 만난 친구다. 졸업 후 십여 년이 흘러 파리에 정착한 그녀를 찾아갔을 때, 코치로 활동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이어진 인연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소식이 끊겼다가 이번에 연락이 닿았다. 그동안 번아웃과 건강 문제로 많이 힘들었다는 고백이었다.
치열했던 20~30대의 시간은 삶을 단단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몸을 갉아먹기도 한다. 마음은 여전히 달리려 하는데, 몸은 이미 지쳐 더는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 불일치 속에서 결국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그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다만 바라기는 이번 멈춤이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회복의 시간이 되기를. 몸과 마음 모두의 속도를 존중하며,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지혜를 얻기를.
삶은 긴 여정이다. 앞으로도 달려야 할 길이 많다. 그렇기에 때로는 용기 있게 멈춰 서야 한다. 멈춤은 낭비가 아니라, 다시 걷기 위한 숨 고르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