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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Nov 23. 2022

고객을 알아야 코치의 길이 보인다

이번 코칭은 동기들과 진행한 아주 아주 편안한 코칭이었다. 마음은 한 없이 편안했지만 코칭 초보자인지라 코칭을 하는 과정까지 편안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코칭 후 받은 피드백 중 나의 장점은 "흔들림 없는 편안함"이었다. 평소 "평정심"이라는 단어로 설명되곤 하는 나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피드백과는 달리 나의 마음은 한 없이 불편했다. 우선 나는 고객이 쏟아 내는 말의 양에 압도되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이것 또한 에고가 발동한 것일 수 있는데, 평소 직장생활을 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 중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 바로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었다. 통제가 안 되는, 그래서 스스로에게 알람 신호를 보내는 상황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고객에게 물었다.


고객님!

지금 코칭 대화가 주제에 맞게 잘 가고 있나요?


고객님은 그렇다고 얘기했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고객이 그렇다면 그대로 가면 되는 거였다.


코칭 대화가 끝나고 상위 코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고객님은 얘기하면서 성찰하는 사람이네요.

코칭 대화 초반에 이미 성찰이 끝나셨어요.

그런 성찰을 기반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더 깊숙이 얘기 나눠보려고 하셨을 거예요.


대화 초반에 고객님이 성찰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고객의 생각이 아니고 순전히  나의 판단이었다

내가 한 질문은 고객의 말이 나아가지 않고 맴돌고 있다고 느낄 때, 그때 어울리는 질문이었다. 확신에 차서 어쩌면 스스로의 발견에 상기된 상태에 가까운 고객의 무드에 쓸데없는 질문을 해서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고객이 맴돌고 있었던 게 아니고 내가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고객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 고객의 말의 호흡은 빠른지 느린지, 고객은 지금 확신에 차서 나아가고 있는지, 맴돌고 있는지 이것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고객과 흐름을 맞춰가야 하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고객을 보면 코치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가 보이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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