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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Feb 19. 2023

200시간의 힘

나는 ‘심미안 코치’가 되었다!

'21년 9월부터 코칭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니, 벌써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코칭을 한 시간이 200시간이 되었다.

'이제 KPC 자격에 응시할 수 있는 시간이 채워진 것이다'


50시간을 채우고 KAC 자격을 취득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 다음 여정이 길게만 느껴졌다. 50시간도 어렵게 느껴졌던 내게 200시간은 쉽게 올 것 같지 않을 시간이었다.


그런데 막상 200시간을 다 채우고 나니, 그간의 여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나는 '21년 9월에 나의 첫 고객을 만났다. 그녀는 나의 후배였는데 이제 막 코치의 길에 접어든 나를 믿고, 어설픈 코칭에 스스로의 시간을 맡겨 주었다. 그렇게 코칭을 통해서 10년 동안 알아온 것보다 더 많은 모습, 더 깊은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녀를 통해 코칭의 힘을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어림잡아 100명 이상의 고객을 만났다. 200시간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삶과 고민들이 녹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대화를 통해 그 사람들의 내면의 빛과 어둠, 소용돌이치는 감정, 들여다보지 못했던 내면의 욕구들을 함께 보았다.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상상하는 동안,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어려운 선택의 순간 그간의 망설임이 무색해질만큼 용기있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전율했다.


"살면서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받은 것 같아요. 저는 저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맞아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지금 터널의 초입인 것처럼 느껴지고 아직 갈길이 멀게 느껴지더라도 지금의 이 시간을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보내봐야겠어요"

"멀리 떨어져서 보니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느껴져요.  문제가 저의 일상을 압도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떨어져서 본다고 뭐가 달라질까 했는데, 정말 다르게 느껴져요."

"왜 이렇게 귀찮은지 몰랐어요. 그런데 그 귀찮음이라는 것의 실체가 사실 두려움이라는 것을 빙자한 귀찮음이었다라는 것, 그리고 내가 잘하고 싶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어요"


대학생, 직장인, 리더들, 프리랜서 등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나 또한 많이 성장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코칭 역량이 쌓인다는 맥락의 성장만이 아니었다. 이 성장은 고객의 발견 속에서,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하는 성장이기도 했다.


이것은 마치 대나무가 더 높이 자라기 위해 매듭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였다. 그들은 성장중이었고 코칭 대화 속에서 단단한 매듭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코칭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어쩌면 인생의 겨울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겨울에는 생명이 사그라들고 황폐하며 어떤 것도 자라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더 밀도 있고 더 단단하다.


내가 만난 고객들도 그러했다. 스스로도 몰랐던 단단함을 자각하고 용기 내어 한걸음씩 나아갔다. 나는 그들의 성장을 목도하면서 이 사실을 다시 배웠다.


멀게만 느껴졌던 200시간, 물리적으로만 느껴졌던 그 시간이 더 없이 사람 냄새 나고, 더 없이 아름다운 장면들로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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