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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Feb 24. 2023

꿈속에서 코칭을 하다

간밤에 코칭을 하는 꿈을 꿨다.

'하다 하다 이제 꿈속에서도 코칭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에 미치자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간밤에는 회사 내 코치들 모임이 있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코치가 아닌 고객으로 참여했는데, 코치로 참여할 때만큼이나 많은 성찰이 있었다.

코치가 되어 보면 고객이 보이고, 거꾸로 고객이 되어보면 코치가 보인다. 좋은 코치가 되려면 좋은 코치를 만나 고객이 되어 보는 경험이 필요함을 알겠다.


어쨌든 코칭을 공부하면서 관련된 꿈을 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것은 마치 꿈속에서 멋진 시어를 발견하고 일필휘지로  내려간 시가 너무 맘에 들어서 꿈에서 깨자마자 이것은 남겨야 한다며 몽롱한 정신을 깨우며 메모장을 펼쳐 들었던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다.




대학시절 한참 시에 빠져 있을 무렵이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 나는 스스로놀랄 정도로 탁월한 시를 썼다.

'신이시여. 이게 정말 제가  시가 맞습니까?'

그러나 꿈에서 깨어났을  단 한 줄도 옮겨 적을 수 없어서 망연자실했다.


그러나 신이 허락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단어 하나가 떠오른 것이다.  단어는 다름 아닌 '췌장'이었다.

'세상에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 단어들이 많은데, 생뚱맞게 췌장이란 말인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시트콤 같은 일인데, 그땐 정말 진지했다.

‘내 너에게 췌장을 남겼으니, 너는 어서 시를 완성하거라’

 마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날며칠을 '췌장'  빠져 살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췌장' 넣은 시를 완성하겠다며 골몰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의지의 한국인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보란 듯이 '췌장' 들어간 시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 아쉽게도 췌장이 들어간 시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




어떤 것에 몰두하게 되면 그것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간다. 그래서 그것은 의식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꿈속 시간도 파고드는 것이 아닐까.


혹시 다음번에    코칭 꿈을 꾸게 된다면 존경하는 코치님으로부터 코칭을 받는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날이 오면 다시 성찰일기를 남기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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