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에 휘둘리지 않는 법

<나는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라는 인식에 도달해야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무수히 많은 악마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은 이들을 싸이코패스 & 소시오패스 혹은 사기꾼, 꽃뱀 등으로 부른다. 타인을 노리개 혹은 장난감으로 여기거나, 자신의 목표를 위한 수단쯤으로 여기는 인간쓰레기라고도 할 수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러한 부류를 우리는 만날 수밖에 없다. 미리미리 이에 대한 마음가짐을 분명히 하고 대처법을 습득해놓고 있어야 한다.




이들에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은 스스로가 강해야 한다. 그것은 육체일 수도, 정신일 수도 있다. 본질적으론 겉껍질보다는 내면의 강인함이 악마에 대처하는 데 더 유용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


다만, 세상 인간들은 너무나 외부 겉껍질에 휩쓸린다. 당신이 근육돼지인 데다 인상이 험악하다면 악마든 뭐든 일단 당신에게 친절하게 굴 것이고, 쉽사리 당신을 회유하거나 겁박하거나 조련하려고 들 생각을 못할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강약약강(강한 자에 약하고, 약한 자에 강한)인 데다, 겉이 강해 보이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보이는 것만 보는' 부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설사 당신이 근육돼지라고 하더라도, 내면이 그에 비해 유순하고 타인에 의해 잘 휩쓸리는 정신상태라면 선동당하기도 조련당하기도 쉬울 것이다.


정신이나 사상의 옳고 그름은 논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만의 사상을 가질 권리가 있다. 다만, 그 정신상태가 단단하고 독립적일 필요는 있다. 그게 유리하다. 사상이 무르고 연약하면, 아무리 타고난 신체가 강한 편이라 해도 혹은 단련을 통해 육체가 강해졌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사상이, 정신이, 멘탈이 강력해야 한다. 그리고 독립적인 마인드여야 한다.


내면이 강력하고 탄탄하다는 것은, 혹 할만한 사탕을 누군가 들이밀면서 솔깃한 제안을 할 때 곧바로 "아~ 정말요?! 우와" 거리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담담하게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사기(詐欺, 속임수)의 나라다. 누군가 그런 사탕발린 말을 한다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경험을 쌓다 보면 당연히 심사숙고하게 되겠지만, 경험이 쌓인다고 해서 누구나 늘 그런 사기꾼들의 사탕발림을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수히 많은 30~60대, 소위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사기꾼들에 당해, 스스로 '육체만 어른'이라고 증명한 꼴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그들은 인생 경험이 부족해서 그리 된 걸까. 물론 이전 글에서 누누이 강조했듯,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대부분의 인간은 경험이 쌓일수록 사기를 당하지 않게 된다. 그럼 왜 일부는 경험을 많이 쌓고도 그렇게 당하는 걸까.


사상이 마지막 껍질을 깨부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험을 쌓으면 자연스레 사상도 넓어지고 주관도 확고해지기 마련이나, 그런데도 일부 당하는 인간들이 있는 것은 또 하나의 관문을 부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특별하다>는 자의식이다.


중 2만 위와 같은 자의식을 갖는 게 아니다. 40대를 넘긴 사람도 많은 수의 경우 위와 같은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물론 '나는 특별하다'는 인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 인식이 사실에 기반했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유아적인 인식이 스스로에게 해가 된다는 소리다. 아무리 경험을 쌓고 인식의 폭을 넓히고 그릇을 키운다 해도, 마지막 관문인 <나는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라는 인식에 도달하지 못하면 결국 악마들에 휘둘리게 돼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애초에 경험을 많이 쌓지 못했기에 <나는 특별하다>는 사상을 버리지 못한다.


만일 <나는 다른 인간들보다 특별하다>는 인식을 지닌 A란 남자가 있다고 해보자. 그에게 매우 예쁘고 매력적인 여성 B가 접근했다. 그녀가 A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달콤한 언어를 계속 속삭인다고 해보자. A는 애초에 여자 경험이 많지는 않았으나, 언제나 늘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해왔기에 엄청나게 예쁜 여자를 사귀는 상상을 꾸준히 해왔다.


만일, 이와 달리

많은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쌓았다면, 설사 '언제든 예쁜 여자를 사귈 수 있어'라고 생각한다 해도 '나는 다른 인간보다 특별한 사람이야'라는 생각 따윈 하지 않는다. 본인의 한계와 그릇을 명확히 파악한 뒤기 때문이다. 그 한계를 인정한 상태에서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쌓았기에 그 당당함으로 예쁜 여자를 실제로 사귈 수도 있게 되는 거다.


하지만 A는, 경험을 쌓아 자신의 한계를 파악한 뒤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니라, 경험 없이 매우 유아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거다. 그러면 B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돼 있다. '역시 세상은 날 알아보는 군, 역시 이런 초미녀가 날 좋아하는 건 당연한 거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례의 경우, B는 꽃뱀일 가능성이 높다. 알고 보니 A는 금수저, 대기업 재직자 등 돈이 많은 호구였을 뿐이고, 결국 나중에 B에게 탈탈 털리게 되는 거다.


이런 사례는 무척 많다. TV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얼마 전 위와 비슷한 사례가 방영된 적이 있다. 남자가 꽃뱀에 털렸고 나중에 목숨까지 잃었다. 보험 사기였다. 남자 앞으로 보험을 들어놓고 거의 살인에 가까운 짓을 했다.


꽃뱀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각종 이와 비슷한 악마들을 만나게 마련이다. 그때 <나는 특별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면, 결국 그런 악마들의 꼬임에 넘어가게 돼 있다. 사기꾼의 감언이설에 휘둘리는 것에 불과한데, '아 역시 내 뛰어남을 알아보는구나', '역시 세상은 특별한 내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는구나'하는 마인드로 파멸의 끝까지 가게 되는 거다. 타인을 믿는 게 아니라, <나는 특별하다>라고 하는 본인의 그 사상을 계속 믿다가 당하는 거다. 아무리 주변에서 사기를 당한 사례를 수차례 보고 들어도, '그래도 나는 다르겠지' 하는 우매한 믿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경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와 형태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데다, 자신 역시 언제라도 사기꾼에 당할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 거다.


물론 완벽히 100% 객관화할 수 있는 사물체는 없기에, A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이를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반쯤 물이 찬 컵을 보고 누군가는 '물이 반이나 있네'라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반밖에 없네'라고 한다. 사람마다 사물을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사상이 달라서다. 그렇게 뭐든 100% 객관화할 수 없다. 이것은 내가 나를 어떻게 보든지 주변에서 뭐라 할 수 없다는 근거가 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그래도 그 컵의 형태나 한계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은 컵에 코끼리를 담을 수는 없다. 이에 대해선 누구나 동의한다. 그런데 A는 마치 그 작은 컵에 코끼리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다. 그게 바로 <나는 다른 이보다 특별해>와 같은 사상이다.


자신의 한계와 형태를 명확히 파악한 후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과, 유아적인 상태에 머무르며 어떠한 단점이나 한계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우상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경험을 쌓아 자신의 한계와 단점을 알게 되면, 나 역시 그저 보편적인 인간의 하나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팔에 대포동 미사일이 달린 사람이 있나, 아니면 누군가 키가 5m 정도 되나? 누구나 보편적인 범위 내에 있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0.05%에 드는 최상위권 대학의 최상위 학과에 들어간 인재들 속에서도, 그 안에선 또 서열이 나뉜다. 그게 학점이든, 외모든, 집안 재력이든 뭐든 누구나 모든 점에서 타인을 압도 수는 없다. 그렇기에 누구나 특별하지 않은 거다. 내가 잘난 부분이 있는 만큼, 못난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먼 지구 밖에서 인간들을 바라보면 다 똑같은 개미 군체(群體)처럼 보일 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사회에서 정말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 금수저 같은 게 아니라 자기 힘이나 능력 & 노력으로 사회에 크게 영향을 끼친 이들을 보면, 오히려 <나는 특별하다>는 인식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거다. 하다못해 그 범위가 작더라도 나름의 방식으로 성취를 이룬 모든 인간들은 다 이와 비슷하게 오히려 <나는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게 100% 겸손이라고 보지 않는다. 대부분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성취'에 이른 것이다. 많은 경험, 인사이트 등을 쌓아 자기 껍질을 깨부쉈기 때문에 각종 주변과 사회의 함정을 피해 자기만의 성을 이룬 것이다.


평생 유아적인 소자아 속에서만 사는 사람일수록 <나는 특별하다>는 인식을 계속 지닌 채 자신의 한계와 단점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으려 하고, 이는 결국 악마들의 타깃 요인이 된다. 껍질을 깨고 자기 허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결국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성취하는 데에도 부침이 많을 수밖에 없다. 사회의 각종 함정을 피해 뭔가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해당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등 모든 권한은 <신흥자경소>에 있습니다.

문의 및 제보 연락처 : master@shinhjks.com

[Copyright ⓒ 신흥자경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생은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