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직장 '회식'의 종말은 올까

윗선의 가오 확립과, 노예들 관리 작업 등을 위한 환장할 짓거리

무수히 많은 노예들이 즐비한 대한민국 직장이란 곳에서 회식은 늘 중요 포지션을 차지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횟수가 다소 줄었다는 얘기가 많으나,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본질적으로 줄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가 종식되면 원상복구될 가능성도 높다. '비대면 회식'이란 것까지 생겨나는 마당에, 코로나가 종식되면 직접 만나지 비대면 하겠나 싶은 거다.


어쨌든 사람마다 회식의 의미와 미래에 대해선 의견이 다양하겠지만, 본질적인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본질적으론 회사 윗선(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상위 좀비들)의 '가오 확립'과 '노예(직원)들 관리 밑작업' 등의 의미고, 대외적 명분은 빡빡한 회사생활에 지친 우리 직원(노예)들에게 윤활유를~! 과 같은 거다.


당연히 노예가 아닌 '인간'들에겐 회식이 윤활유가 아니다. 업무 시간 외에도 회사 좀비들에게 소중한 개인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환장할 개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월급쟁이들, 즉 다수의 노예 및 좀비들은 겉으로야 회식을 싫어한다고는 하지만,


정말 파고 들어가 보면 한편으론 또 회식을 엄청나게 좋아하기도 한다는 거다. 집단을 이루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소속된 안정감을 누리고 싶어 한다. '100% 뼛속까지 노예'들은 회식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부분적으로 노예화가 진행된 노예들도 <딱히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싫은 것도 아냐>란 애매한 입장을 취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회사든 대표와 그를 따르는 좀비들은 수하 노예들을 데리고 그렇게나 '회식, 회식', '읏쌰, 읏쌰', '노래방, 노래방' 해댈 수 있는 것이다.


쓸데없는 사생활을 캐묻고, 쓸데없는 얘기들을 나누기라도 해야 자신들이 속한 곳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기라도 한 듯, 그렇게나 서로들 쓸데없는 안부들을 나누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대표들은 많은 수의 노예들이 그러한 데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 것을 일찍이 캐치한 거다. (물론 자기가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싫은 걸 수도 있다) 어쨌든 그래서 그렇게 자기 인생에 별 쓸모없을 헛된 시간들 속에 소주와 맥주를 퍼붓고 4차로 노래방을 가는 갖은 개지랄들을 하는 거다.


역시 문제는 그 회사가 자기 것이 아닌데도, 회식을 은근히 좋아하고 별문제 없이 따르는 자발적 노예들이다. 그게 그들 삶의 모든 의미, 가치가 돼버린 걸까. 이미 사람이 아닌 좀비기 때문에 술을 혈액 삼아 간신히 목숨을 부여잡는 걸까. 당최 알 수 없는 일이다. '노는 시간'마저 누군가에 의탁하는 노예에게 이미 '주체적인 삶' 같은 의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다 회식 도중에 성희롱, 모욕 주기, 사생활 간섭 등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하는 거다. 피해자는 대부분 좀비가 아닌 '인간'이다. 노예인 척 해왔던, 불쌍한 인간, 말이다. 대표 및 그를 따르는 좀비들은 정말 놀랍게도 '100% 뼛속까지 노예'와 '노예인 척하는 인간' 등을 쉽게 구분해낸다. 그리고 노예 연기하는 인간만을 타깃 삼아 그렇게들 각종 노예화 조련을 실시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그에 대한 활발한 저항을 해서 일부에선 좀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으나, 여전히 x86세대와 그들의 유산이 광범위하게 잔존하는 만큼, 언제나 대부분 직장 내 회식은 이처럼 서스펜스 스릴러를 방불케 한다.


환장할 정도로 웃긴 것은 100% 뼛속까지 노예인 좀비들이 그런 스릴러에 늘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거다. 그러면 멋모르는 윗 대가리들은 그 장르가 스릴러 인지도 모르고, 마치 가족 코미디라도 되는 듯 괴상한 성희롱, 모욕 주기 등을 신나서 더 해대는 거다. "으하아 최대리(여) 오늘 스커트가 짧네?, 예뻐 으하하"


이게, 대체,




무슨 짓인가, 싶겠지만,


누구나 대한민국 직장을 다니면서 그러한 서스펜스 스릴러를 겪을 수밖에 없는 거다. 부장이나 대표의 면상에 라이트 훅을 꽂고 싶어도, 그만두면 답이 없는 인생이 돼버린 마당에 끅끅 대며 참는 것이다.


그렇다. 회식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100% (뼛속까지) 노예'도 있지만, '노예인 척 연기하는 인간'에겐 이 모든 게 지옥인 것이다. 회식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싶지도 않고, 대표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의 엉덩이에 빠따질을 하고 싶지만, '사회생활이란 게 뭐 그런 거지'를 늘 되뇔 수밖에 없었기에


그렇게 쓴웃음을 지으며 노래방에서 '아파트'를 부르게 되는 거다. 하다 못해 트와이스 노래라도 불러 젖혀야 한다. 그리고 눈에선 눈물이 맺히는 거다.


아아. 슬픈 도시인의 씁쓸한 현실이여..


라고 해봤자 의미가 없다. 대한민국 직장은 어찌 보면 업무 실력보다는, 대체로 이러한 회식에서의 좃목질과 그에 따른 정치질로 유지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참여라도 하지 않으면, 늘 업무에서 이상한 괴롭힘을 받게 되고 승진 경쟁에선 아예 시작부터 밀려나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 당최 업무 실력보다 그러한 정치질이 중요 참고 요소가 된 것인가.


라고 해봤자,

그건 이미 x86 등 이전 세대들 마저도 그러한 문화 속에서 그러한 승진법에 따라 위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도 그런 것을 아래로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은근히 상사로서 대우받길 원하고, 밑에서 똥꼬 빨아주길 원하기에, 그렇게들 자신의 엉덩이를 신입들 얼굴에 들이미는 것이다.


신입이 찡그린 얼굴로 코를 막아도,


술로 배가 남산이 된 좀비 및 노예 상사들은 이미 인간의 코가 퇴화돼버려 자신의 악취를 맡을 수도 없다.


자신의 몸에서 나는 악취가 이미 그들에겐 당연해져 버렸고, 나아가 그 악폐습 덩어리 악취는 그들 삶의 존재 의미, 그 자체가 돼버렸다.


악폐습 속에서 생존한 나를 위대하게 여겨라, 그리고 나를 빨아대라, 아부하고 잘 보여라. 안 그러면 불이익을 있을 거다


라는 은근한 협박을 하는 인간들이

아직도 의외로 많은 것은


그들은 그런 게 너무 당연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전 세대가 완전히 물러나고 물갈이되면 그러한 회식 문화가 싸그리 없어질까.


회의적이다. 젊은 세대라는 대표들도 같은 짓을 해대는 곳들이 무척 많다.

역시 수장이란 것들의 가오 잡기 행세는 세대 불문 습성인 것인가.




코로나19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도 여전히 불금엔 고깃집과 여러 술집이 만석이다. 넥타이를 풀어제낀 개기름 가득 찬 40~50대 남자들과, 스커트를 말아 올린 나이 불 여성 사이에서


가끔 노예나 좀비가 아닌, 인간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들은 좀비 속에서 어버버 거리며 어색한 미소로 그렇게 소맥을 들이켜야 하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쯤, 이 개지랄 같은 '회식'이란 정체불명 짓거리가 종말할 수 있을까.

나는 코로나보다 이 회식이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런데 정말이지, 이쯤 되면 궁금한 것은


'직원 11' 쯤이었던 '불쌍한 인간'인 어떤 자가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점이다. 그 자가 회사 수장이 된다면, 과연 그는 환장할 개짓거리인 회식을 금지할까? 100% 뼛속까지 노예가 아니었기에, 자기가 대표가 되면 회식 강요 따윈 하지 않겠지?


하지만, 문제는 앞서 밝힌 대로, 회식을 해야 보람과 소속감을 느끼는 자발적 노예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거다. 그들은 후진 문화에 의해 생산된 후발적 존재라기 보단, 아예 태초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내추럴 본 노예'다. 그렇기에 그런 내추럴들의 의식 구조를 태생부터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근본적으로 회식이 사라지기는 려울 것이다. 회식을 하지 않으면 분명, "회사 분위기가 매우 딱딱하고 일만 하는 수직적 분위기"라는 글이 잡플래닛에 올라갈 것이다. 누구에겐 지옥인 문화가, 누구에겐 숨통을 틔어주는 '좋은 문화'일 테니까.


그리고 설령, 최대한 악폐습 없는 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그 개지랄 짓거리의 본질과 가식이 걷힐까. 또, 과거에 노예 연기를 하는 직원이었다고 해서, 대표가 되면 <수장이란 것들의 가오 잡기 본능>을 스스로 짓누를 수 있을까. 어쩌면 교장님 훈화 말씀 같은 그 개짓거리를 더 열렬히 행할 수도 있는 거다. 언제나 입장은 바뀌는 것이고, 그에 따라 인간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뿐이니까.

아아...국 종식은 무리인 것인가


러모로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다.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해당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등 모든 권한은 <신흥자경소>에 있습니다.

문의 및 제보 연락처 : master@shinhjks.com

[Copyright ⓒ 신흥자경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악마에 휘둘리지 않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