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首長)의 길 : 노예 업무에 안주하면 안 된다

항상 발목에 묶인 쇠사슬을 끊어낼 생각을 해야 한다

수장(首長) : 위에서 중심이 되어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ㆍ통솔하는 사람 (N사 어학사전)

검은 수염

만화 <원피스>에서는 세계 바다를 주름잡는 대해적 '흰수염'이란 캐릭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밑에서 20년 이상 바짝 엎드려 조용히 실력을 길렀던 '검은 수염'이란 캐릭터가 등장한다. 검은 수염은 조용히 실력을 쌓다 흰수염 해적단을 나와 자기만의 해적단을 만들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다.


주목할 점은 흰수염 해적단 시절 동료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밑에 있지만, 이와 달리 검은 수염은 야심을 품고 실력을 쌓다 일순간 새로운 그룹의 리더(수장)로 도약했다는 것이다. 과거 동료들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추월차선'을 늘 생각해왔고 특정 시점에 결단력 있게 실행한 것이다.



이를 대한민국 직장으로 바꿔 생각해보자.


해적단이 선장&간부들과 같이 핵심인물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처럼, 현실세계에서도 어떤 회사든 소수의 리더 or 핵심 인력들이 실질적인 돈을 창출해내는 일을 한다. 그 핵심 능력으로 회사가 유지된다. 그리고 조직이 커질수록 대다수 나머지는 그 밑에서 <잡무> 및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을 떠맡는 구조로 흘러간다.


소수의 리더는 대개 창업자(대표, 사장 등), 임원과 같은 성과제 계약직 형태 동업자라 보면 된다. 대기업만 다녀본 사람은 이를 쉽게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조직 규모가 작을수록, 좆소일수록 무척이나 명확히 드러난다.


정말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다니던 회사를 나와 본인이 직접 창업을 하고 대표가 된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직종이든지 간에 직원을 뽑아 월급을 주고도 본인이 쥘 수 있는 돈이 남아날 만큼의 '핵심 능력'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그 핵심 능력이란 것은 대개 거래처를 끌고 오는 영업력에 기반한다. (물론 업종마다 다를 것이고 영업 없이 그냥 시작부터 하고 보는 그런 루트도 있긴 하다)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은 애초에 누구나 다 하는 그저 그런 업무에서부터 '에이스' 적인 면모를 보여왔을 확률이 높고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해 비교적 빨리 '자기 일'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거래처를 끌고 오는 영업력>을 별 것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은 그러한 큰 뭉텅이 규모의 영업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애초 그런 방향으로 쳐다보질 않는다. 그저 하급자 전용 노예 업무나 잡무에 익숙한 채로 수년 ~ 수십 년을 보낸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직급이 높건 아니건 대개 <월급 루팡>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소수의 리더나 일부 핵심능력을 보유한 인력이 창출한 매출에서 일정 부분을 월급으로 타내서 생활해나가는 자들이다. 잡무 혹은 쓸데없는 정치질 등에만 능통한 잉여 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혹은 밑에서 핵심능력을 지녔거나, 지니기 위해 노력하는 <리더 자질을 가진 이>가 버틸 수 있겠는가. 설사 에이스라 하더라도 노예들만 하는 잡무에 지쳐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현타(현자타임)만 올 확률이 높다. 그러다 보면, 일찍이 거래처를 끌고 나와 독립하는 루트 등을 생각하게 되는 거다. 검은 수염이 흰수염 밑에서 야심을 숨기고 실력을 기르다가, 목표였던 어둠어둠열매(핵심 능력)를 손에 넣고 그곳을 빠져나와 자기만의 해적단을 만든 것과 유사하다.


핵심능력 없이 나머지 잡무만 떠맡는 인력들은 대체로 업무 실력보다는 정치질 등 더욱더 쓸데없는 짓에 특화하게 돼 있다. 대한민국 회사 내에선 대개 그것은 매우 남사스러운 능력이다. 잘난 직원 농간 부려서 내보내기, 라인 잘 타서 아부 및 싸바싸바로 살아남기, 별 것 아닌 업무 노하우를 최대한 아래에 전달하기를 미루면서 대단한 일인 양 허세 부리기, 부하 직원에 최대한 세련되고 지능적인 방식으로 가스라이팅 하기 등 전형적인 중간 인력 or 저급 근로자들의 생존력에 지나지 않는다.


조직이 클수록 핵심 능력을 쌓으려면 결국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것은 또한 너무 오래 걸린다.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 위로 올라간다 해도 애초에 그 회사는 내 것이 아니다. 평생 남 좋은 일만 해주다가 끝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기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은 오히려 규모가 매우 작은 좃소를 들어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빠르게 보고 배울 수 있다.




어쨌든 결국 현대사회에서 하급자나 중간 인력이 하는 노예 업무에 안주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불리하다. 언젠가는 누구나 스스로 떨치고 나와 자기만의 일을 해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 아닌가. 검은수염이 흰수염 해적단에 계속 있었다면 그의 재능은 만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흰수염 해적단에 남는 것을 택했더라도 이미 조직에 경쟁자인 선후배들이 너무 많고 그들을 제치려면 저항이나 반발도 많고, 그렇기에 모두 물리치고 올라선다 해도 응집이 어렵다.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그냥 따로 나와 스스로 조직을 만드는 게 여러모로 낫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대한민국에선 퇴직 후 치킨집 창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직장인 모두는 결국 재벌 2, 3세가 아닌 이상에야 남 좋은 일만 해주는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자영업 등 냉혹한 세계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거다. 오프라인 장사가 아니더라도,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온라인 사업을 구상하기라도 해야 한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그러한 홀로서기를 해야 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


하급자나 중간 인력이 하는 노예 업무에만 만족하여 수년 ~ 수십 년을 적당히 보내면 결국 나중에 홀로 서지 못한다. 핵심 능력은커녕, 소일거리만으로 남 밑에서 버텨온 자가 무슨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겠는가. 대기업을 오래 다니다 퇴사한 자들이 치킨집 하다 말아먹는 것도, 그렇게 큰 그림 없이 시키는 일만 하며 스스로를 쇠창살에 가둔 데서 비롯된 것이다.


회사를 다녀도 그 분야의 핵심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내 일'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저 사장처럼, 대표처럼 따로 떨어져 나와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키고 유지할 수 있을까, 를 늘 고뇌해야 한다. 그런 사람은 남 밑에 얼마간 있더라도 결코 '노예'로 치부할 수 없다.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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