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비밀 : '뻔해' 보이지 않기

'매력'이란 것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답이 다를 수 있다.


단,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참고할 만한 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것은 매력에 관한 심도 깊은 진리다.




세상 만물은 뻔해 보이면 매력이 반감된다.

달리 말하면, 매력적인 것은 뻔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사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특정 20대 후반 남자 A가 있다고 해보자. 그는 외모적으로 봤을 때 단정하다. 모든 게 단정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지런하고 잘 다림질된 듯한 옷깃, 안경 너머로 보이는 선하면서도 언뜻 소심해 보이는 눈빛, 평균보다 좁은 어깨 너비와 조금은 움츠러든 듯하지만 바른 자세 등 모든 그의 모습이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한 여성은 그를 보고 생각한다. '이 사람은 좋은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랐구나, 근데 아버지가 좀 엄한가?!' 또 다른 비슷한 나이대 여성은 이렇게도 생각한다. '착해 보이긴 하는데 좀 재미없어 보이네', '무슨 사무직 하나?'


물론, A가 잘못한 것은 없다. 그는 그의 인생대로, 혹은 자신만의 색깔, 가치관 등에 따라 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패션, 눈빛, 분위기는 그의 모든 삶의 이력, 가치관, 사상 등을 담고 있을 뿐이다. 그것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


다만, 어딘가 모르게 너무나 일관되다. 대체로 <소심한 듯하며 바르고 비교적 엄하고 교육적인 가정에서 자랐을 듯한> 그 느낌을 모두에게 풍긴다. 어느 누가 그를 봐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할 수 없지만,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A는 너무 뻔하다. 자신의 패션, 눈빛, 분위기 등 모든 것이 너무 일관된 기운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실제로 사람들이 보는 그에 대한 시각이 '비교적 사실'에 가깝다는 말도 된다. 대중은 '개돼지'라는 혹평 속에 많은 조롱을 받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집단 지성에 가까운 힘을 발휘하는 때도 많다. 누구나가 대체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개 정말로 그러한 진실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A를 보고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은 대부분 비슷하며, 실제로 그 느낌대로만 A가 이뤄져 있을 확률도 높다는 얘기다. 그런 경우, A는 뻔한 것을 넘어 매력이 없는 사람이 된다. 누구나 느낀 그대로 '이 사람은 이럴 것이다'라는 그 생각 그대로만 A가 이뤄져 있다면, 사람들은 A를 보고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만일 그러한 상황에서 A가 가슴속에 슈퍼맨 마크의 옷을 숨기고 있다면?, 그렇게 그의 정체가 슈퍼맨이거나 하다못해 스파이더맨이라면?


SF물로 급진적으로 달릴 필요도 없다. 그저 현실적으로,


만일 그가 '머리가 비상한 초특급 해커'라면? 그래서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는 요주의 인물이라면? 혹은 하다못해 국내 초일류대학교를 졸업한 사실이 주변에 뒤늦게 알려진다면? 혹은 옷을 벗겨보면 마른 잔근육이 두둥하고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한때 기계체조 선수로 전국에서 유망했다면?


사람들은 그러한 '예외적인' 경우에 그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내고, 밑도 끝도 없는 매력을 느끼게 된다. 뻔해 보이는 그저 그런 인간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뭔가 전혀 예상치 못한 '우리 짐작' 너머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뭔가 대단한 이력을 쌓았을 필요도 없다. 너무 뻔해 보이는 A가, 그 대중의 짐작과는 전혀 다른 특기나 취미가 있다면, 그 자체로도 굉장한 매력이 된다. 만일 소심하고 사무직만 어울릴 것 같은 A가 복싱 수련을 다년간 해왔다면? 말할 것도 없이 주변에선 그를 다시 보게 된다. '오? 정말이야?'


결국 인간은 뻔해 보이지 않아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인간은 누구나 서로를 단 몇 초만에 파악하는 능력들이 있다. 그 사람의 걸음걸이, 자세, 체형, 키, 몸무게, 근육량, 목 두께, 눈빛, 기운, 말투, 옷차림 등에서 우리는 상대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착각한다. 누구나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는 것이고 대중은 그것을 쉽게 포착한다. 대충 '아아 이 사람은 이러저러하겠구나' 하는 그 느낌.


그리고 대개 그런 느낌들은 잘 들어맞을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대체로 그러한 상식과 예상 범위 내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예상을 벗어날 때 인간들은 놀라워한다. '이 사람, 뭐지?, 그냥 그런 인간인 줄 알았는데 저런 것도 할 줄 안다고?'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예상 밖을 벗어난다는 게 뭔가 대단하고 특별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너무나 사소한 것이어도 우리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가령, 외모나 여러 분위기 등이 조신 조신하고 조용하고 차분할 것만 같고 평생을 서울 도시에서만 살았을 것 같은 한 20대 여성의 입에서 향토적 지방색이 짙은 걸쭉한 사투리가 나온다고 해보자. 그게 괴랄하거나 너무 사회적 통념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만 아니라면, 그 사소한 반전 만으로도 그녀는 더 매력적이 될 확률이 높다. 사투리가 귀여워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오히려 무매력이 일반 직장 생활 등을 해나가는 데에는 유리할 수 있다. 이전 글에서도 썼듯, 매력이나 재능이 과하면 대한민국의 일반 직장 생활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 되기 쉽다. 매력이 너무 치명적인 사람은 일반 대중 사이에 섞이기 어렵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이 글에서 설명하는) 반전 매력'과는 궤가 좀 다른 '타고난 매력'(진도화 등)이 깊은 부류다. 타고난 매력이 없이도 일반적인 사람이 매력적이 될 수 있는 관점을, 이 글은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반전 매력은 '타고난 매력 '에 비해 주변 시기심과 질투를 덜 일어나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력 가치를 상승시키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가치를 하나로 묶으면 안 된다. 이것저것 할 수 있는 한 다 해보는 것이다. 그걸 업무처럼 생각하면 부담이 되니, 그 하나하나를 즐긴다고 생각하며 도전해보는 마인드를 지니면 된다. 경험을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테니스를 배워봐도 좋고, 복싱을 배워도 좋고, 헬스장을 주기적으로 다녀도 좋고, 등산을 취미 삼아 열심히 해도 좋고, 꽃꽂이를 배워도 좋고, 직업 외에 몰래 다른 투잡 쓰리잡을 하고 있어도 좋다. 경험의 폭과 깊이를 늘리면 내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다층적이 된다. 쉽게 하나로만 서술할 수 없는 인간이 된다.


물론 누구나 일관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느낌은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일관되는 기운 이면에, 여러 경험을 쌓아 층층이 겹겹이 이룩해온 다층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외부로 뿜어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는 매우 농도 짙은 증거가 되기도 한다. 사고가 유연하지 못하고 인생을 과제로만 여기다 보면, 그 사람은 인생에서의 여유가 없고 빡빡한 일관된 느낌만을 줄 것이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 도전하고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쌓아 자신의 한계와 그릇을 알고 나서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지점에 다다르면, 그리고 주관과 뚝심을 지닌 채 여유로운 사고로 '이거 아니면 다른 거 하지'와 같은 마인드로 살면서 삶의 이곳저곳에서 오는 여러 즐거움을 만끽하는 자세로 살면


그 사람의 행복감, 자존감, 만족감, 즐거움 등은 반드시 주변에도 전달된다.


좁은 시야로 빡빡하게 매우 좁은 범위의 특정한 존재에만 매달리거나 의존하기보다, 폭넓게 시야를 탁 트여서 쉽게 좌절하지 않고 남과의 비교로 자신을 옭아매지도 않는 사람이 되면,


그 사람은 그 마인드로 여러 다채로운 경험을 쌓으며 내외면에 걸쳐 다층적인 면모가 생기게 되고 자연스레 예상치 못한 매력 요소들을 갖출 수밖에 없게 된다.


히스테릭함과 열등감, 열패감 등에서 벗어나, 내 인생의 여러 경험과 굴곡에서 오는 관문을 그저 묵묵히, 최대한 즐기면서 살다 보면


자연스레 그러한 인간은 뻔한 인간이 될 수 없다.

그리고 그진한 농도의 매력이 된다.



단, 주변에 그런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척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여유롭고 자유롭게 얽매이지 않는 마인드로 살다 보면, 자연스레 주변이 내게서 좋은 기운(매력)을 캐치한다는 소리다. 이는 선순환적 구조로, 다시 내가 사회적으로 살아나가는 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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