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류는 소설 '69'를 통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내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중략)...유일한 복수 방법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다. ...(중략)...지겨운 사람들에게 나의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싸움을, 나는 죽을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죽을 때까지 돈을 벌다 죽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부모를 위해, 딸린 식구를 위해... 그렇게 자기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눈치껏 산다. 대부분은 하고 싶은 것조차 찾지 못한 채, 혹은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 해도 주위 만류를 뿌리치지 못하고 눈치껏 그저 그럴듯한 명패를 유지하기 위해 인생을 산다. 그 명패는 ㅇㅇ기업 과장, ㅇㅇ학회장 등 다양하다.
물론 그런 명패 자체를 좋아하는 부류도 많다. 대한민국에서는 그게 내세우기 좋고 이를 으스대면서 쾌감을 얻는 것도 나름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실제로도 그건 사회에서 제법 '통하는' 루트다.
하지만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제도권 루트가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의 압박감으로 다가오는 사람도 존재한다. 질식할 정도의 짐을 개인에게 짊어지게 하는 것을 마냥 좋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누구나 혼자다. 언젠가는 결국 스스로든 타의든 불의의 사고든 현세에서 물러나야 한다. 죽음의 길목에서도 동행해줄 수 있는 존재는 없다.
그러면 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라고 할 필요까진 없지만...나는 적어도 주변의 짐을 조금씩 덜어내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지긋지긋한 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와 같이 그럴듯한 명패를 획득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지 않는 부류에게는, 말이다.
그런 삶을 견디기 싫어하는 부류가 왜 그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지나치게 주변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기도 조금 부족하다.
물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렇기에 더더욱 결혼이란 제도를 통해 책임져야 할 가족이 생기기 전, 본인이 정말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철저하게 고민하고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제 멋대로 살아도, 조금 이기적으로 살아도, 욕 좀 먹어도 된다. 누군가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내겐 가장 큰 위로가 됐었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작은 직장에 다녀도 된다, 월급이 100만원이어도 죽지 않는다, 설사 유년기의 자식이 있다면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지원하면 된다고, 나도 말하고 싶다.
월급쟁이로 열심히 일해 봤자 결국 오너 및 사장에게만 좋은 일 해주는 것은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마찬가지다. 속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 세상에 내려온 존재가 아니다. 작든 크든 직장에서 우리가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결국 스스로 삶을 통째로 저당 잡혀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선 노예 의식을 버려야 한다. 열심히 해봤자 임원 돼봤자 결국 자녀 뒷바라지 때까지 일뿐이다. 임원도 언젠가 내팽개쳐지는 때를 기다리는 존재일 뿐이다. 결국 남 좋은 일만 해주는 꼴이다.
개인의 삶도 중요하다. 자식들도 저들 나름대로 20살 이후부터는 스스로 걸어야 한다. 마마보이가 많아봐야 세상에 도움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 없는 자식들이 주체적으로 빨리 사회에서 성공하고 세상 돈이 순환하는 데 더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호불호가 갈릴지라도 나는 질식할 정도의 압박을 느끼는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많은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고 거기서 내려와도 된다고.
사진=Pixabay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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