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망국 흐름 속...교육 ‘본질’로 가야

[신흥사설(申興社說)]

이 글은 독립탐정언론 <신흥자경소>에 2024년 2월 26일 오전 올라온 사설입니다. -> 원문보기


[신흥자경소] 현재 대한민국은 전방위적으로 기존 시스템이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저출산 기조가 국가 소멸을 앞당길 수준으로까지 다다랐다. 전 연령대에서 랜덤(Random)하게 숫자가 줄어들어 인구과밀화 현상이 해소되는 식이 아니라, 청년층은 급격히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하여 각종 사회 부작용이 뒤따르는 일종의 ‘재앙’ 수순이다. 떠받들어야 할 노년층이 많아진 청년들은 세금 부담이 점점 올라가고 아무리 일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얻기 힘들어지는 구조가 된다. 세대갈등·빈부갈등은 더 심해지고 사회 시스템 붕괴는 가속화하고 치안 위기도 닥친다.


의무교육 현장인 초중고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 문제도 이러한 전체적 흐름과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선생을 무시하는 학생과 갑(甲)질하는 학부모로 인한 ‘교권침해’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전방위적으로 대한민국 시스템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학교폭력과 교권침해를 비롯해, 학생 사이에서 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현상들 모두가 학교붕괴를 나타낸다. 그간 “서울에 있는 대학 못 가면 패배자” 등 학생들을 위협해 볼모로 잡아왔던 ‘학벌주의’식 명분도 더는 실효성이 없다.


과거 인기 높았던 교대의 추락은 그 신호탄일 수 있다. 초등학생 수가 급격히 줄면서, 과거 서울권 명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던 교대 입학 점수는 바닥을 모르는 듯 추락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도 인기가 시들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다. 초등학생 감소는 당연히 중학생, 고등학생 감소로 이어지고, 종국엔 대학교 신입생 감소로까지 번진다. 미래 대부분의 대학교가 문을 닫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 지도 오래됐다. 심지어 서울대마저 의대 붐 현상으로 성적이 저조한 학생이 합격했다는 소식이 뉴스거리로 올라오고 있다.


그간 대한민국에서 초중고 교육과정은 고3 시절 수능을 위한 단계적 준비 과정으로 여겨지는 풍토였다. 대한민국 교육은 학생의 기본 자질과 적성 및 정체성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옆 친구를 밟고 올라서는 경쟁의식에 기초한 ‘점수 내기’에 중점을 둬 왔다. 옆 학생을 밟고 올라서 SKY(서울·고려·연세)나 의치한(의대·치대·한의대) 등을 가지 못하면 패배자가 되는 구조다. 만일 입성한다면, 그 학벌은 곧 우월함의 상징일 뿐 아니라, 앞으로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평생 먹고살 걱정을 없앨 수 있는 실질적 전문직 라이센스(의치한)도 획득할 수 있다. 심지어 한국사회에서는 그 학벌이 곧 계급적 상위 포지션을 뜻하기까지 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선 곧 그러한 인력 갈아 넣기 경쟁 방식이 성장의 주요 비결이었다. 그 때문에 이제껏 대한민국 사람들은 서로 박 터지게 경쟁해 왔다. 외국인들도 한국인들의 근면성, 성실성, 뛰어난 머리 등을 높이 사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인력 갈아 넣기에 의한 발전은 곧 한계를 맞이했다. 작금의 대한민국 위기는 과거 성공방식만을 따라선 퇴보만 기다리고 있다는 아주 극명한 신호다.


아이들의 적성과 체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한경쟁으로 갈아 넣는 방식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데엔 적합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방식의 유효성이 종말 했다. 아무리 경쟁하고 남을 이겨도 과실을 얻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60년대 출생, 80년대 학번인 X86세대의 ‘외우면 된다’는 ‘학력고사’식 무대뽀 정신과 ‘떼농성이면 된다’는 ‘민주화 운동’식 떼쓰기 전법은 그간 인력을 때려 넣던 국가적 성장 방식과 교묘히 맞아떨어지며 한국사회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나마 합리적 사고를 평가한다는 수능을 치고 사회 진출 시기에 각종 경제침체·취업난 등을 겪은 현재 젊은 세대는 X86세대들의 떼거리·비합리 방식이 더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80년대 학번의 인생과 사고방식은 무한대로 성장할 것만 같았던 대한민국의 전성기 때 유효했을 뿐이다. ‘독재’라는 네이밍의 시대 속에서 대단한 ‘시대정신’을 표출했을 것만 같은 그들은, 오히려 전두환의 ‘사교육 금지·본고사 폐지’ 수혜를 입고 학교 교육만으로도 대학에 갈 수 있던 이점을 누렸고, 아울러 전두환 덕에 대학생 때 데모만 해도 졸업할 수 있던 데다 ‘골라가는 황금취업시대’를 살았다. 그들이 열렬히 비판했던 인물 덕에 오히려 날로 인생을 먹은 괴상한 세대. 본인들만 인정하지 않을 뿐, 그들의 프리패스를 현재 2030 세대가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이러한 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대한민국 현 상황에서 ‘세대 갈라 치기’ 등 분열만 유도할 수 있기에 자중하고자 했지만, 결국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다. 할 말은 해야 한다. 결국 그 시대의 유산을 버리고 현재 교육 시스템을 새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대학입시 위주로 교육을 운영해 봤자, 어차피 현재 초등학생 아이들이 입학할 서울대는 더는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 예전 서울대가 아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며 대학교는 대부분 폐교될 것이고, 살아남은 대학교들마저 이전 명문대 위치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점수가 전국 상위 0.5%에 들어야 서류라도 내보던 시절의 서울대와, 그럭저럭 해도 가는 서울대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현대판 음서제로 전락한 수시가 기존 학벌주의 체제 붕괴를 부추긴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수시 확대로 학벌이 과거만큼 개인 능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아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명문대로 학생을 유인하는 기존 방식은 더더욱 먹히지 않을 테니, 이왕 그렇다면 이젠 학벌 따기 위주 교육은 정녕 버려야 한다는 의식을 모두 가져야 할 때다.


이제 초중고 교육은 진정으로 각 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어떻게 ‘나’를 이해하고 이 세상에서 구현할 것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단순 점수 경쟁이 아니라 각자 적성이 무엇이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야 한다. 실업계뿐 아니라 모든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앞으로 사회에서 고졸이어도 어떻게 제 역할을 하며 잘 살 수 있을지를 배워야 한다. 특히 현재 아이들은 향후 성인이 됐을 시, 더욱더 침울한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살아야 한다. 그 시대를 어떻게 현명하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야 한다. 그간 해왔던 ‘사회적 노예 길러내기’, ‘서열 가르기’는 더는 효용성이 없고 절망과 허무 속에 이탈하는 젊은이만 늘어날 수 있다. 국가적으로는 어떻게든 모든 아이들을 고령화 시대에도 살아남을 자존감 높은 ‘일당백 청년 전사’들로 육성해 내야 할 판이다. 실효성 없는 점수 내기에 따른 우월감을 획득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더는 명분도 의미도 서지 않는 시대가 됐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필연적이고, 누구나 패배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다만 초중고는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 시험을 어떻게 푸는지가 과연 저성장·고령화 사회에서 소수로 살 청년들이 알아야 할 가치인가. 쓸데없이 얄팍한 문제풀이만 가르치는 사이, 대한민국은 성장 한계에 다다라 곧 망국으로 가는 난파선이 됐다. 어쩌면 근본부터 뜯어고치기는 이미 늦었을 수 있다. 다만, 망해버린 미래에도 의미 없는 대입 교육만 계속 하는 건 더 문제다. 그때도 수능 문제 풀이나 하고 있으면 더욱 학생들은 허무해할 것이고 선생이나 학교 시스템을 더 하찮게 보고 무시할 수 있다. 그러면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학교 내 모든 시스템이 붕괴돼 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사회시스템이 살아있어 SKY(서울·고려·연세)라는 목표라도 있던 시대와 달리, 이젠 그마저도 사라져가는 시대여서 더는 점수내기 경쟁 교육으로 아이들을 꾀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젠 ‘의대’ 흔들기도 시작됐다. SKY 권세가 죽고 의치한(의대·치대·한의대) 등을 위시한 ‘메디컬 고시’로 전락한 현재 수능은, 향후 의사 기득권이 뒤흔들리며 그마저 입지가 추락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그럼 그땐 무슨 말로 학생들을 잡아둘 것인가. 해답은 오로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적성과 재능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지”와 같은 인생 근본 물음에 대한 가르침이어야 한다. 국가 입장에선 청년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일당백 전사’로 활약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새로운 장(場)을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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