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이 아니면 허무해진다

열심히 한다고 했던 일들이 결국 남 좋은 일만 해주는 꼴이었다면...?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회사에서 직원으로서 열심히 일을 하면 할수록

그게 결국 '남 일' 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명백히 깨달으면 더는 일을 열심히 안 하게 된다.

해줘 봤자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원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회사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창업자 or 사장 or 지분을 가진 소수들의 것이다)


결국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 대부분은 핵심능력과는 거리가 먼

어중이떠중이 잡일만 대충 하면서 월급만 받아가는 유형이 돼버리고


그 안정감에 취하다 보면 경쟁력 없는 무능한 인력에 가까워진다.


왜냐..

회사는 대부분 아래로 내려갈수록 잡무 혹은 잉여 업무를 떠맡게 되는 구조고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그런 잉여 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더욱더' 쓸데없는 짓거리에 매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치질, 친목질 같은 행위 말이다.


이미 규모가 커버린 회사에서 더욱더 꿀을 빨기 위해,

부장, 차장 등 직급 하나 유지하며 회사가 흘려내려 주는 콩고물을 더욱 안정적으로 받아먹기 위해


잉여인력들끼리 혈투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혈투란 것은 그 회사 안에서의 생존력을 높여주기는 하나,

그 회사 밖으로 한걸음만 나와봐도 근본적인 자생력과는 거리가 먼 쓸데없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아래 직원 성과 가로채서 자기가 한 것인 양 하기, 아니면 숟가락 얹기, 술자리 정치질로 주변을 선동해서 유능한 직원 이상한 놈으로 만들기, 잠재력 있는 부하 직원 업무를 이상하게 고쳐 위로 보고해서 <일 못하는 놈으로 만들기>, 모든 줄을 동원해 회사 내 라인을 잡고 이에 따라 처신하기 등등


이런 것들은 소수의 리더 혹은 천재(대부분 창업자, 사장)가 일궈놓은 회사 안에서 꿀을 빨아먹기 위

중간 자리 인력들이 주로 하는 행위들이다. 핵심능력과는 상관없이 그 안에서 내 자리 하나만 보전하고 경쟁자는 내쳐버리는 전형적인 '무능한 간부'들의 업무란, 대개 그런 것들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런 행위를 고차원적인 업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만일 도중에 자기보다 그런 쓸데없는 짓거리를 좀 더 잘하는 유기체에 빨래질 당해 퇴사하고 나오면 퇴직금 가지고 장사하다가 말아먹는 루트를 밟게 된다.


어라...? 난 유능한데 왜 장사는 안 되지...?


라고 본인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가 잘하는 것이라곤 회사 중간 다리쯤에서 위에서 내려주는 꿀을 헤쳐먹는 것밖에 없었던 거다. 자기가 회사를 차리고 운영하다 보면 그런 쓸데없는 짓거리는 애당초 하급 인력의 전유물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그 사실을 정말 뛰어난 직원 혹은 일을 정말 열심히 해봤던 직원들만 깨닫는다는 데에 있다.


대부분은 어디 직장에 들어가면 진심으로 일을 열심히 해보기도 전에

대충 일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정치질, 친목질은 열심히 하게 된다)


특출한 성과를 내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미친 듯이 일을 해본 적도 없이

그렇게 월급 루팡으로 자리 잡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진다.


평생을 그런 식으로 소수의 리더가 주는 콩고물을 받아먹으면서 자연스레

경쟁력, 자생력 없는 인간으로 고정된다.


애초 그전에 특출 난 성과를 내봤거나, 그렇게 했는데 회사에서 별다른 보상을 해주지 않았거나 그랬다면

<내 일을 해야겠다>는 결과를 빠르게 도출하고 그에 따른 단계를 밟기라도 하는데


애초에 회사 선배들의 바보짓을 그대로 이어받은 월급루팡들은 평생 직원으로서만 일하다 끝난다.


성과는 없었더라도 미친 듯이 열심히라도 해봤다면 <자기 일>에 대한 욕구는 커지게 된다.



어떤 분야든 회사를 다니다 나와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은 특징이 있다.


일단 그 회사를 다닐 때부터 남다르게 열심히 해봤다든가, 혹은 남다른 면모를 보여 성과를 내봤다든가 하며 대다수 월급루팡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랬기 때문에 남보다 일찍 깨우친다. 단지 머리가 아닌 몸으로 부딪히고 실질적으로 체감한다.


그리고 학벌 등급과 상관없이 그런 사람은 일단 머리가 좋다. 세상을 이해하는 게 남들과 다르다. 남들은 평생 남 밑에서 일해도 깨닫지 못하는 진실을 바로 보고 자신을 객관화할 줄 안다.


그렇기에 자기가 남 밑에서 노예 짓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수월하다. 노예들은 이상하게도 자기가 노예라는 사실을 죽어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평생 남 밑에 있으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인식의 굴레 안에서 자신이 중요 업무를 맡고 있다고 착각하며 자기들끼리의 혈투를 하는 데 모든 기력을 쏟는 직원의 말로는 도살장밖에 없다. 아니면 모두를 물리치고 살아남아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는 위로 올라갈수록 그 자리가 너무나 한정돼 있어(대기업뿐 아니라, 좆소도 백두혈통을 따라야 하기에 그 회사 주인이 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실상 대부분의 인력은 결국 도살장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도살장이란, 반강제 퇴사 후 하기 싫은데 억지로 퇴직금으로 창업한 뒤 망하는 길이다.


이를 깨닫는 인력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국 떨치고 일어나 미리부터 퇴사 or 창업 수순을 밟는다. 보상은 없었어도 핵심능력을 익혀 회사 안에서 연마를 했거나 관련 루트를 뚫어놓고 때를 기다리다 퇴사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온라인 사업과 같은 다른 세상으로 가든지.


결국

내가 열심히 한다고 했던 일들이 남 좋은 일만 해주는 꼴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이 중요하다.


그것을 단순히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느끼게 되면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는 단순히 열심히만 할 수도 없게 된다.

남 좋은 일만 해주다 보면 아무리 둔해도 결국엔 인간이기에 허무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 온다.


것에 빨리 도달하려면 열심히 일을 해봐야 한다.

얼마 정도는 호구 짓을 하는 기간도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알게 된다. 선택지는 의외로 단순하다는 것을.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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