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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혜 Jul 10. 2018

음악에 새겨진 기억

사람은 누구나 음악에 새겨진 기억이 있다.


나는 6살부터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고 한다.
당시에 선생님 얼굴은 잊었지만, 어린 나를 유독 예뻐하셨고 언젠가는 시디를 주셨는데, 지금은 사라진 손바닥 반만 한 작은 시디였다. 그 안에는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쇼팽의 “즉흥환상곡” 이 들어있었다.
당시에 유행하는 혼수였던 대형 전축으로 엄마가 틀어 주시곤 하였는데 아직도 그 전축이 이 시디를 재생하려 입을 내 밀고 닫는 모습이 선명하다.

초등학교 때부터는 스스로 듣기 시작했는데 관리 법을 잘 몰라 다 긁히고 사라져 없어지고 말았지만 여전히 트랙 순서를 바로 떠올릴 만큼 자주 들었었다. 위로와 안식처가 되어 주었던 음악은 지금도 여전히 나를 위로하고 기억을 꺼낸다.

엄마랑 새아빠가 싸우면

무서워서 이불을 덮던 밤에,

하지 말라고 말리던 나, 슬피 울던 엄마.
내가 말려도 고함소리가 더 커질 땐 외할아버지 집으로 도망가던 밤에,
가사도 모르면서 하루 종일 돌려 듣곤 했던 음악들의 위로가 생각나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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