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사가 신효인 Aug 01. 2024

꿈을 지키다 보니 n잡러

작사가 신효인의 두 번째 인터뷰


두 번째 인터뷰.


지난달 한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 메일을 받았다. 작사가 활동과 어학원 업무를 겸하며 n잡러로 살고 있는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매체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n잡러 인터뷰들을 여러 건 읽어보았다. n잡을 갖게 된 계기, 직업에 대한 이야기, 자신만의 팁 등이 담겨있었다. 흠.. 나의 n잡 이야기는 브런치에 이미 상세하게 올라가 있는데.. '내가 더 해드릴 이야기가 있나..? 기사 거리가 될 만한 내용을 드릴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말을 잘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도 들었다. 내가 수정할 수 없는 글이기에, 말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날 짓눌렀다. 한 편, 에디터님의 '관심'이 무척 반갑고 고마웠기에 인터뷰에 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인터뷰에 응할지, 거절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회신이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확답 대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내 상태와 그 이유를 솔직하게 답신에 적었다. 이에 에디터님은 브런치에서 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고 기술이나 팁, 성과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고 '왜' 그러한 활동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듣고 싶다는 답신을 주셨다. 그렇게 몇 차례 주고받은 메일에서 에디터님의 나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과 정성이 느껴졌다. 편안하고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경계심과 두려움이 조금 허물어졌다.


용기를 내보았다. '작사가 신효인'으로서 한걸음 더 디뎌보자고.


에디터님과의 대화는 예상했던 대로 편하고 즐거웠다.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대화 속도가 좋았다. 과하지 않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에디터님의 리액션과 따스한 문장들에 내가 정말 뭐라도 된 것 같은, 아니 대단한 사람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다가, 어느 순간 무장 해제되어 신나게 떠들었다. 푼수데기 마냥. 사람을 참 많이 가리는 내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그렇게 말을 많이 하다니. 말도 안 돼. 안 하던 폭주를 하고서,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어질 했다. '아, 뭐 그런 말까지 했지?!' 싶어 머리도 쥐어 박고ㅋㅋㅋ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건 정말 큰 행복이라는 걸 느낀 자리였다.


앞서 했던 '내가 더 해드릴 이야기가 있나..? 기사 거리가 될 만한 내용을 드릴 게 있나..?' 이 고민은 불필요했다. 철저히 내 시각에 갇혀 한 생각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그 사람의 관심과 질문에 따라 내 이야기는 새로워지고, 풍부해지고,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난 집 밖에서 보는 거, 먹는 거를 꼼꼼하게 사진으로 남긴다. 집순이의 흔하지 않은 외출 기록하기. 음식이나 빵, 풍경을 열심히 다 찍고 고개를 돌리면 친구들은 날 찍으면서 소리 없이 웃고 있다ㅡ.,ㅡ 난 민망해서 '아, 왜 맨날 나를 찍어어-!!' 하고 씅을 낸다. 아 진짜 다들 왜 그러나 모르겠다. 내 반응을 즐기는 거야 뭐야!-0- 그런데 나중에 친구가 찍어준 사진을 보고 내심 놀랜다. 남이 찍은 사진 속 구겨지거나 울퉁불퉁한 내 얼굴을 보는 게 싫어서 사진 찍히는 거 진짜 안 좋아하는데,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은 그렇지 않아서.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찍힌 사진은 다르다는 걸 느끼곤 한다. 글도 마찬가지라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에디터님의 인터뷰를 읽고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단어 선택, 삽입되어 있는 에디터님의 문장 등에서 나와 내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겨주신 게 전해졌다.


인터뷰의 마지막에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직접 겪어봐야 내가 할 수 있을지, 힘들지만 그럼에도 하고 싶은지 혹은 막상 해보니 이렇게까지 하고 싶은 일은 아닌지 알 수 있거든요.


라는 말이 나오는데 내가 작사가로 살겠다고,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다. '아으아-! 그냥 해보자! 해봐야 알지! 안 해보고, 안 겪어보고 따지면 머리만 아프지!!' 했었다.


이번 인터뷰가 후회되는 선택이 아닌, 행복하고 뜻깊은 경험이 되어서 무척 기쁘고 감사하다. 나의 다음 새로운 도전에 힘이 된다.



https://www.saladentrepo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57




기사 내용처럼, 제가 작사가 신효인으로 계속 살 수 있게 힘이 되어주신 구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게 되었어요. 오늘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이 많이 더운데, 건강 잘 챙기세요! 또 뵙겠습니다 :)




조해빈 에디터님

저의 브런치 글을 시간 들여 하나하나 다 읽어주시고, 제 이야기에 관심 가져주시고 귀 기울여주시고, 정성 들여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소중하고 귀한 경험을 했어요. 고맙습니다. 우리 또 만나요! :)




매거진의 이전글 1019일 만에 두 번째 곡이 발매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