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작사 데이터 만들기 2: 자극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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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사가 신효인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작사 입문 DIY> 세 번째 시간 시작해볼게요.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어떻게 영감을 받으시나요?
정말 자주 받는 질문이에요. 같은 일을 하고 싶어서 또는 하고 있어서 물어보시는 분도 있고,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호기심에 물어보시는 분도 있고요.
저는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게 늘 어렵더라고요. '왜 그리 어려울까' 고민을 오래 했어요.
답변을 잘해드리고픈 맘에 그랬을까? 내가 말이 서툴러서 그랬을까?
맞지만, 그것뿐만은 아니었어요. 영감을
'뭐'로부터 '어떻게' '받는 것'
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어서 어려웠던 거더라고요.
저도 예전에는 '영감'이라는 게 가만히 앉아 있다 번개 맞듯이 파바박 오는 줄 알았어요.
방파제를 걷다가 멜로디 하나가 갑자기 떠올랐어요. 영감을 받은 길로 작업실에 돌아와서 3시간 만에 완성한 곡이죠.
TV에서 이런 앨범 제작 비하인드 썰을 종종 들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일을 해보니 '영감'이라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혹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짜잔- 안녕! 나야-!' 하고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영감을 받았다'는 그의 일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분명히 음악을 평소에 많이 듣거나, 주변 소리에 늘 귀 기울이거나, 노래를 자주 흥얼거리거나, 멜로디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을 거예요. 음악에 관련된 무언가를 계속, 많이, 자주 했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를 내재했을 거고요. 그것들 중 한 가지가 방파제에서 반짝 빛을 내고 색을 띤 거죠. 이런 순간이 보통 '영감을 받았다'라고 불려요.
'받았다'는 표현 때문에 '영감'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선물'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영감을 받아' 움직인다기보다는, 움직이다 보면 '영감이 든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아요.
어떠한 '자극'에 의해, 내 안에서 무언가가 '반응'
그 '반응'이 창작물의 씨앗, 방아쇠가 되어요. 방파제에서 맞은 바람, 본 풍경, 맡은 내음, 들린 파도 소리 등 무언가가 그에게 자극이 되어 멜로디가 떠오르는 반응이 일어난 거죠.
이처럼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놓는 건 정말 중요해요. 자극을 받는 게 있어야 자극도 유의미하니까요.
'자극'이 매번 '반응-창작물'로 연결되지는 않아요. 자극이 흡수되어 '반응체'로 저장이 되기도 해요. 방파제에서 느낀 것(자극)이 곧바로 반응을 이끌어내어 악상이나 글감이 탄생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고 주머니에 스윽- 자리를 잡을 수도 있어요. 언젠가 반응할 물질로서요.
이쯤에서 '자극'이 무척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죠. 많은 걸 경험하고 느껴야 해요. 그래야 주머니가 채워지고, '반응'도 겪죠.
결심을 세워서, 각을 잡아서, 메모장을 펴고 펜을 쥐고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에요. 다양한 곳에 나를 두면 되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장면, 출근길에 듣는 음악, 퇴근 후에 보는 드라마나 영화, 버스나 지하철 정류장에 새겨진 시 등 많은 곳에 나를 두면 되어요.
뒤돌아 잊혀도 괜찮아요. 의식에 뭐가 남지 않아도 괜찮아요. 흘러나간 듯해도 다 주머니에 채워지거든요. 저는 그것들을 '투명 구슬'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당장은 쓸데없고 대단하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어떤 자극을 만나면 분명히 선명한 빛과 색을 머금을 거예요. 영감의 원천이 되어줄 거예요.
Your Mission: 아래 중 하나 골라서 하기
1) 가사, 시, 책 등 글 한 페이지 읽기
2)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 콘텐츠 하나 보기
3) 일기 한 토막 쓰기
4) 일상 속 순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3회 기록하기
5) 가지 않았던 곳 가보기
6) 평소라면 하지 않는 행동 해보기
한 주 동안 이 중에 하나를 꼭 해서, 좋은 자극이나 투명 구슬을 얻는 경험을 해보시길 바라요!
영감을 어디에서 어떻게 받느냐는 질문에 늘 어설픈, 속이 꽉 차지 못한 말로 답변을 하곤 했어요. 오늘 이 글을 통해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답을 했다고 느껴져요.
<나만의 작사 데이터 만들기>는 '주머니 시리즈'입니다. 가사 쓸 때 필요한 여러 주머니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되어요. 저번에는 '단어', 오늘은 '자극(경험)'을 다뤘어요. 다음 수업에서는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하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 주 토요일에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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