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애가 ‘귀찮다’고 느껴진다. 예전에는 어떻게 ‘일어났다. 어디 왔다. 뭐 한다. 밥 먹는다. 이제 잔다.’ 이런 시시콜콜한 걸 다 애인이랑 연락으로 공유했을까? 데이트도 그렇게 자주 하고... 체력도 좋다.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귀찮게 느껴지는 건가? 앞가림한다고 근 몇 년 연애를 안 한 탓에 연애 세포가 다 죽었나 보다. 이래서 혼자인 걸 너무 오래 즐기면 안 된다고 하는 거군.
돌발상황이나 갑작스러운 변화에 매우 취약한 나라서, 혼자인 게 익숙한 지금의 내 삶에 누군가 갑자기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내 일상이, 아니 나의 온 우주가 뒤흔들려버릴 것이 아닌가...! 그 변화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리고 상대가 나와 잘 맞을지, 아닐지 그 '알 수 없음'이 난 너무 두렵다. 나의 우주에 오신 분 덕분에 내 우주가 더 아름답고 찬란해질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까. ‘좋은 만남이 아닐 경우'가 두려워, '좋은 만남일 경우'는 무시하고 아무도 안 만나고 있는 내가 나도 한심하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