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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사가 신효인 Feb 26. 2022

대화가 어려운 당신에게

TMI, 난 네가 좋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로, 보통 스몰 토크를 나누거나 사소한 정보를 주고받을 때 대화의 서두에 사용된다.


요즘 'TMI'라는 용어가 여기저기서 정말 흔하게 쓰인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물론이고, 어떤 대상을 소개하는 인터뷰나 소통 방송 등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T, M, I. 이 세 글자가 대화 속에서 정말 많은 기능을 하는데, 그 유용함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TMI'라는 용어를 좋아한다. 누가 먼저 쓴 용어인지 모르겠지만, 만든 사람에게 고마울 정도로!


'TMI'를 문장 앞에 붙이는 것만으로 대화의 물꼬를 엄청 쉽게 틀 수 있다. TMI임을 밝힘으로써 상대가 먼저 묻지 않은 것이나,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을 얼마든지 가볍게 대화거리로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매력적인 건 'TMI'라는 귀여운 경고문 덕에, 듣는 이도 부담 없이 그 '과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TMI는 오늘 먹은 메뉴나 망한 눈 화장 등, 크게 대단하지 않은 것도 이야깃거리로 만들어준다. 사람들이 '대화'를 종종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대화'를 굉장히 대단한 내용들로 채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시시콜콜한 일들도 대화거리로 만들어주는 'TMI'가 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로, 난 대화가 한결 쉽고 다채롭게 느껴진다.


TMI를 밝힐 수도 있지만, 반대로 TMI를 청하기도 한다.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싶을 때, TMI를 묻는 것만큼 또 좋은 게 있을까 싶다. TMI를 묻는다는 건 '어떤 사소한 거라도 괜찮아. 나는 네가 궁금해'를 내포하고 있어서, 난 그 질문에서 사랑이 느껴진다. (나에게 질문=관심이자, 사랑) 누군가 내게 TMI를 물어봐주면, 오늘 내 하루의 사소한 것들을 공유하며 대화가 풍부하게 채워지는 게 참 좋았다.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남발하는 사람에게 '그거 너무 TMI 아니야?'라며 핀잔을 줄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나는 TMI 너의 따뜻한 면이 참 좋다.




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는데,

'TMI'는 요즘 세상에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 같은 버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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