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거진에 소개하고 싶었던 팁들을 메모장에 지난달부터 적어놓았었는데요. 막상 첫 글을 쓰려니, 어떤 팁으로 시작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되네요 하하핳
작가님들은 습작 시안이나, 제출 시안을 쓰실 때 라임을 어떻게 지켜 나가시나요?
저는 따놓은 빈칸에, 라임을 지켜야 하는 곳을 표시해둬요. 팝송으로 예를 들어 보면, Cian Ducrot의 <I'll Be Waiting>이라는 곡에서 Verse 1의 끝 라임만 봐볼게요. '오' 라임이죠.
Home
Go
On ('오' 또는 '어'로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Gone (마지막은 확실하게 '어'로 변형이 있네요)
방법 1.
저는 완전 초보 때는 빈칸을 줄을 그어서 땄었어요.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서 샥샥샥 줄 긋는 게 그때는 편하더라고요. <I'll Be Waiting> 첫 줄을 따보면,
Leave/your/keys 세 칸
if/your'e/not 세 칸
co/ming/home 세 칸 (뒤의 세 칸 두 개는 묶어서 여섯 칸으로 봐도 되고요)
이렇게인데, 라임을 지켜야 하는 마지막 칸에 '오'라고 써두었어요. 아래처럼요.
방법 2.
이후에 자판과 스마트 펜을 왔다 갔다 하는 게 번거로워져서 'ㅁ'을 활용해서 빈칸을 땄을 때는
ㅁ ㅁ ㅁ ㅁ ㅁ ㅁ ㅁ ㅁ 오
위처럼 표기를 했었고요.
방법 3.
지금은 Phrase(절) 단위로 숫자를 써놓아요. 이것도 첫 줄만 써보면,
3 3 3(오)
이렇게요.
라임을 맞춰야 하는 곳에는 꼭 이렇게 표기를 잊지 않고 해 둔답니다.
제가 앞으로도 '표기' 혹은 '메모'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할 텐데, 이러한 '표기'가 별 거 아닌 거 같잖아요. 그런데 시안 스케줄에 맞추다 보면, 잠이 부족해져요. 저는 부업도 하다 보니까 줄일 게 제 시간이랑 잠 밖에 없더라고요. 사람이 잠이 부족해지면.. '놓치는 실수'를 합니다! 그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표기를 하는 거예요. '내 뇌를 믿지 마' 이런 맥락보다는, 휴식이 부족한 상태로 과부하 걸려있는 내 뇌를 '위해서' 표기로 서포트를 해주시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가사의 스토리에 맞춰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넣는 데 집중하다가, 아주 가끔 데모의 라임을 놓치고 갈 때가 있었어요. 데모를 들으면서 쓴 가사를 점검할 때 '어므나. 맞다. 여기 라임 맞췄어야 했는데' 하는 거죠. 그러면 다시 써야 하는데, 이때 기운이 엄청나게 빠진답니다! 기본적인 건데, 졸리면 실수를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잘 챙겼으면 안 빠졌을 기운을 끌어올릴 때의 그 참담함은 깨어있는 새벽을 더 외로워지게 만들어요ㅎ
그래서 라임을 지켜야 하는 구간은 꼭 위처럼 시각적으로표기를 해둡니다. 의뢰 메일에
노란색 하이라이트 표시해 둔 부분은, 데모의 날리는 듯한 발음이 좋아서 이 영단어 그대로 부탁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 뉘앙스를 살려 작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올 때가 있어요. 그 부분은 꼭 신경 써주셔야 하니까, 표기를 해두고 작업을 시작하면 수월할 거예요.
<I'll Be Waiting> Verse 1을 다 표기해 보면,
3 3 3(오)
4 5(오)
5 5(오/어)
5 5(어)
저는 이렇게 써두고 작업을 합니다.
오늘은 라임을 지켜야 할 때 사소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적어보았어요. 필요하셨던 분께 작게 도움이 되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글에 어디 뭐 실수한 거는 없나.. 부족한 내용은 없나.. 싶어서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지는데, 발견되면 곧장 수정하러 오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다음 팁으로 또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