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5
1. 한 달 가까이 미열과 어지럼증이 지속되었다.
그에 따른 몸살 기운은 덤이었고, 심하지는 않았지만 잔기침을 계속하였다.
남편은 폐렴까지 진행됐던 탓인지 조금이라도 말을 길게 한다 싶으면 심하게 기침을 하였다. 재택근무를 할 때 통화를 길게 하거나 영상회의를 하면 기침을 많이 해서 회사 사람들까지도 걱정을 할 정도였다.
2. 미각과 후각은 생활치료센터 퇴소 후 일주일 정도 뒤쯤 어느 정도 돌아왔다.
생활치료센터에서 폐기물을 밀봉할 때 사용했던 청테이프의 냄새를 맡았던 것이 후각 회복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청테이프 냄새는 났지만 퍼퓸 샴푸는 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 후각이 어느 정도 돌아오니 자연스럽게 음식의 맛도 느껴지고 입맛도 돌아왔다.
남편의 경우 병원으로 간 이후 거의 바로 미각과 후각이 돌아왔다고 했다. 사람마다 발현되는 코로나 증상이나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가 다른 것처럼 회복되는 속도도 다른 것 같다.
3. 체력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퇴소 후 2주 정도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그래서 원래 하던 필라테스를 잠시 쉬고, 인적이 드문 저녁시간에 동네 한 바퀴를 걷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했다. 평소 걸었던 거리의 반 정도만 걸어도 하루 종일 쇼핑을 다녀온 것처럼 다리와 발바닥이 저려오고 숨이 찼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꾸준히 헬스나 요가, 필라테스 등을 하며 운동을 해온 덕분에 체력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수험생활을 하면서 체력이 달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크게 아픈 적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장시간 앉아있는 것을 견뎌내기 힘들어 시험 직전에는 몸살약과 파스를 달고 살았고, 시험 당일에는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에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내내 서 있어야 했다.
4. 브레인 포그 등 심리적인 문제도 발생하였다.
사실 내가 겪은 증상이 브레인 포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육체적으로 나타나는 후유증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도 있었다. 수험생활을 한 기간이 짧지 않으므로 중요한 판례 등은 수식어구나 조사까지 똑같이 외우고 있었다. 그러나 모의고사를 보면서 분명 평소에 잘 외우고 있던 판례나 이론들이 바로 떠오르지 않아 버벅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에도 특정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한참을 답답해하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이었는지 집요하게 생각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수험생활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맞닥뜨리다 보니 공부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초조하고 불안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이전 수험생활에서는 보이지 않던 예민함과 짜증으로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도 나를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5. 탈모를 겪었다.
코로나 확진 후 3개월 뒤쯤부터 평소보다 많은 양의 머리가 빠졌다. 남편은 이대로 대머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였다.
집 근처 피부과를 찾아가서 진료를 보았다. 의사 선생님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체내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면역체계가 공격을 받으면 그 후유증으로 대게 3개월 뒤쯤 탈모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셨다. 늦지 않게 병원을 방문한 덕분에 처방해주신 약을 먹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하셨고, 단백질을 많이 보충해줄 것을 당부하셨다.
다행히 지금은 예전의 머리숱으로 돌아왔다.
병원에 입원했던 남편은 열이 떨어지지 않던 초기에는 패혈증 주사를 맞았고, 폐렴으로 기침이 심해지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공급기를 달고 있을 때에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1. 2주 사이에 5킬로가량이 빠졌다.
내가 퇴소하여 집에 돌아온 날로부터 5일 뒤쯤 남편도 퇴원을 하였다. 남편의 팔, 다리는 원래 날씬한 편이긴 하였으나 근육이 다 빠져 탄력이 없어졌고, 얼굴은 누가 봐도 살 빠진 것이 티가 날 정도로 핼쑥해졌다. 몸무게를 재보니 5킬로가 빠져있었다.
근력이 떨어진 것이므로 당연히 체력도 나빠지고 한동안 기운이 없어 밥 먹는 시간 외에는 항상 누워있었다.
2.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남편이 퇴원한 날 오후에 얼굴이 갑자기 붉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목과 쇄골까지 붉은 반점이 있었다. 처음에는 열 때문에 얼굴과 몸이 붉어진 것이라 생각했으나,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팔과 다리까지 붉은 반점이 퍼졌다. 차가운 얼음찜질을 해보아도 잠시 피부가 하얗게 변할 뿐, 얼음찜질을 하지 않으면 바로 피부가 붉게 돌아왔다.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고 나서 그것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테로이드는 복용 중 갑자기 끊으면 오히려 몸에 이상이 발생하여서(이를 ‘리바운드 현상’이라고 한다.) 서서히 복용량을 줄이다가 끊어야 한다. 이렇게 약물을 서서히 줄이는 것을 ‘스테로이드 테이퍼링’이라고 한다. 이미 병원에서는 퇴원 후 1주 차, 2주 차, 3주 차로 나누어 스테로이드 복용량을 서서히 줄이는 방식으로 약을 처방해주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남편에게는 리바운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도 있으나, 이러한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약을 처방받았던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받고 몸 상태에 따라 다시 약을 처방받을 것을 권유하셨다.
퇴원 후 회사의 배려로 남편은 2주 동안 재택근무를 하였다. 붉은 반점은 출근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계속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다. 이후에도 약 복용량이 줄어드는 시점마다 2~3일 정도 붉은 반점이 나타나긴 하였으나, 점점 그 정도가 약해져서 출근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