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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 Dec 08. 2021

리모델링을 하려면 공정을 알아야 한다1 : 철거와 목공

#집 5

리모델링을 계획한다면 제일 먼저 턴키업체(공사 계획부터 공정별 전문가 섭외, 감리 감독까지 리모델링의 모든 것을 관리해주는 업체)와 계약을 할지, 반셀프(전체적인 계획과 감리 감독은 본인이 셀프로 하고, 각 공정에 필요한 전문가를 직접 섭외해서 시공은 전문가가 하는 형태)로 진행할지, 아니면 완전한 셀프(시공까지 본인이 직접 하는 것)로 할지를 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른바 턴키업체와 계약을 하여 진행하였지만 리모델링 공정에 대해 미리 공부했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각 공정에서 어떤 공사를 하고,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무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사전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공사를 시작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이 어느 공정에서 구현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 시기적절하게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에 찾아가 직접 확인할 때에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아야 시정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목공에서 바로 잡아야 할 문제를 필름 시공이나 도배가 다 된 후에 발견하면 큰일이 된다. 그래서 리모델링 공정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사 현장과 현거주지의 거리가 멀어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자주 현장을 들여다볼 것을 추천한다.


샷시교체를 비롯하여  리모델링하게 된다면 보통 철거-샷시/설비-목공-필름-타일-마루-도배-가구(싱크대  주방가구/붙박이장/시스템 옷장 )-마감 순서대로 공정이 진행된다. 전기 사실 모든 공정 중간중간에 들어간다고 보아야 한다. 실내 디자인의 뼈대를 잡는 목공 전에 미리 조명이나 스위치, 콘센트 위치를 잡아서 전선을 빼놓아야 하고, 도배나 가구 설치 이후에도 예쁘게 커버를 씌워주신다.




#철거


씽크대나 붙박이장 등의 가구를 비롯하여 마루(우리집은 장판이 깔려있었다.), 벽지, 샷시, 문 등을 모두 해체하고 떼어낸다.

샷시와 문을 해체하고 장판을 걷어냈다./발코니 붙박이장 옆 날개벽을 부쉈다.

벽을 허물어 두 개의 공간을 하나로 합치는 확장 공사(주로 발코니와 거실 사이의 벽을 허물어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도 이때에 실시한다. 확장부에 보일러 배관을 연장하기 위해 바닥도 일부 뜯어낸다.

거실 발코니를 확장하였고, 바닥에 보일러 배관을 연장하였다.

특히 이런 확장 공사를 할 때에 소음이 어마 무시하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나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 등 많은 분들이 집에 계시는 코로나 시국에 소음은 정말 큰 민폐이다.

그래서 리모델링 업체에서 공사에 대한 주민동의를 받아 주신 후(아파트 관리규약마다 달리 규정되어 있으나, 보통 해당 동의 전체 세대 중 10~50%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 우리집이 있는 라인과 옆라인까지 죄송한 마음을 담은 편지와 함께 마스크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인접 8세대에는 크리넥스 휴지도 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장공사를 하는 날에는 관리사무소와 경비실에 민원이 들어와서 현장팀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 리모델링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다. 민원이 심각할 경우 관리사무소에서 나서서 공사를 중단시키기도 해서 이후 공사 일정이 엉망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 공사가 중단될 정도로 민원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이웃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목공


큰 구조는 철거 전에 확정되어야 하지만, 세부적인 가구나 가전 위치와 크기 등은 목공 전에 확정되어야 한다. 안방을 침실과 드레스룸으로 나눠주는 가벽이나 주방 냉장고 옆 가벽 등 공간을 나누어주는 가벽이 목공 공정 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벽걸이 TV 설치를 위하여 거실 벽면에 나무를 덧대어 음각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래서 5월 초 열심히 발품을 팔아 가전을 구입하였고, 동선을 확보해서 가구를 배치해야 하는 거실 공간을 채울 가구들도 구입했다(가전 및 가구 구입 꿀팁에 대하여도 글을 쓸 예정이다.)


안방 가벽과 아치게이트 /  9mm 문선을 고정시키는 중

우리집 안방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아치 게이트와 깔끔한 9mm 문선도 목공수 선생님의 작품이다.


그리고 결로로 이전 집에서 고생을 했던 우리의 최대 관심사 단열, 바로 단열재(색상도 핑크, 이름도 핑크 핑크 한 ‘아이소핑크’라 불리는 단열재를 사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가 목공 단계에서 들어가게 된다.


리모델링 공정의 꽃이 바로 목공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내 공간의 큰 틀이 잡히니 벌써부터 집이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어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니 결과물이 눈에 잘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생활치료센터와 병원에 있던 시기라 현장에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현장 실장님이 보내주시는 사진으로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블록과 현관중문 자리 / 주방 선반

앞서 이야기한 대로 목공 도중 서재방 확장부에 있던 우수관의 누수를 발견하였다. 우수관은 벽 안에 숨겨져 있었는데 외벽 단열재를 보강하기 위해서 벽면을 뜯어보다가 발견하신 듯했다. 때마침 그날 비가 와서 누수를 바로 발견하였고, 윗집 우수관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업체에서는 우수관을 감싸고 있는 콘크리트의 균열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셨다. 실리콘으로 균열이 추정되는 부분을 막아주었다. 그리고 또 비가 왔지만 다행히 추가적인 누수가 없었다.

샷시 우측에 은박(?)으로 쌓인 부분이 문제의 우수관. 단열재(아이소핑크) 위에 석고보드(단열, 방음 효과와 벽면을 고르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샷시 아래 회색판)를 시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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