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찐자 탈출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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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단식 후 일주일 뒤까지는 되도록이면 탄수화물을 멀리하려고 노력했다. 식사를 다시 시작한 지 3일 차에는 저녁에 쌀국수를 먹기도 하였고, 5일 차 점심에는 김치볶음밥을 해먹기도 하였다. 나머지는 다시 샐러드 채소와 닭가슴살, 구운 계란, 그리고 대량으로 만들어 둔 토마토 스튜 등으로 식이 조절을 하였다.
단식을 중단한 다음 날에는 추가로 0.5kg 정도가 빠졌었지만, 일주일 동안 1.5kg 정도가 다시 쪘다.
지금은 3일 단식 후 3주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몸소 느꼈던 효과 및 부작용, 그리고 인바디로 측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수분 손실이 있었다. 단식 과정에서 물을 충분히 많이 마셨음에도 항상 갈증을 느꼈고, 입술을 비롯한 얼굴, 온몸의 피부가 건조해졌다. 인바디를 3주 후에 측정해서 체수분 손실의 원인이 100% 단식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1.2L의 체수분 감소가 있었다.
2. 근력 손실이 있었다. 올해에는 주 2회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이었다. 단식을 끝낸 후 2일 차에 헬스장을 갔는데, 기운이 없어서 평소 하던 것보다 한 단계 낮은 무게로 근력운동을 해야 했다(팔, 다리, 등, 가슴 등 모든 부위의 근력운동을 강도를 낮춰서 했다.). 인바디로 확인한 골격근량은 정확히 1kg이 감소했다.
3. 다행히 체지방량도 감소했다. 타이트하게 맞았던 청바지도 여유가 있어지고, 근 1년간 허벅지에서 더 올라가지 않던 슬랙스가 드디어 들어갔다. 눈으로 봤을 때에도 팔과 다리, 옆구리살이 빠진 것이 보였고, 몸이 가벼워진 느낌도 있었다. 수리는 작년 가을에 보고 거의 반년만에 친구 결혼식에서 만났는데, "언니, 그때보다 살 빠졌지?"라며 내 노력을 알아봐 줬다. 인바디로는 0.5kg의 체지방량 감소를 확인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장)지(방) 7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 단식 직후 가장 놀랬던 부작용은 눈 꺼짐 현상이었다. 눈꺼풀이 무거워서 거울을 보니 눈을 크게 뜨면 쌍꺼풀 위에 선이 하나 더 생겨있었다. 원래 눈이 움푹 들어간 편이기는 하지만, 눈 두덩이의 골격을 따라 생긴 옅은 선 때문에 한동안 공포를 느꼈었다. 물을 많이 마시고, 눈두덩이에 열심히 화장품을 발라주니 이틀 정도 뒤에는 원래 눈으로 돌아왔다.
5. 체중은 한 달 전 인바디를 측정했을 때보다 2.2kg이 줄었다. 단식 직전에 0.6kg이 추가로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3일 단식으로 인한 효과는 1.6kg 정도의 체중 감량일 것이다(3일 단식 기간 동안 2.6kg이 빠졌고 그다음 날에 0.5kg이 빠졌으니 총 3.1kg이 줄었으나, 식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1.5kg이 늘어났다).
사람마다 체성분이 다르고 기존 체중이 다르기 때문에 3일 단식으로 나타나는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다만 직접 단식을 해보니 단식을 하는 동안에는 기운이 무척 달리고, 단식 후에는 수분 및 근력 손실이 확인되었으며, 눈 꺼짐과 같은 공포스러운 부작용도 있었다.
따라서 3일을 굶어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있으신 분, 체중 감소의 정체로 다이어트에 동기부여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하며, 수분과 근력 손실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인바디 측정 역사상 최저의 골격근량을 기록하였다. 단식 직후에는 기운이 없어서 무게를 낮췄었지만, 점점 다시 무게를 올리며 근력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회식이나 야근으로 최근 운동을 소홀히 한 남편의 골격근량은 늘어있었다. 물론 남성과 여성의 체성분에 차이(대체로 여성이 체지방률이 높고, 남성이 골격근량이 높다.)가 있다지만 다소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인바디 결과를 보고 내가 투덜거리자 헬스장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사실 인바디 측정하기 전에 고기나 단백질 많이 드시면 골격근량이 올라가기도 해요. 근력 올리시려면 단백질 정말 잘 챙겨 드셔야 돼요."
거의 두 달 동안 식이 조절을 했으나 탄수화물을 줄이는 데에 초점을 두었고 단백질 섭취량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먹고 싶은 것들을 먹으면서 고기도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 보다.
그래도 하루 한 끼는 일반식으로 먹되 한 끼는 가볍게 먹는 것을 습관화하였다는 데에 의의를 두어야겠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버틴다고 생각하며 하루 두 끼 밥을 챙겨 먹으면서 공부해왔는데, 한 끼만 잘 챙겨 먹어도 의외로 든든하다.
그날 저녁, 핑계 김에 시댁에서 오리고기와 삼겹살을 배불리 먹었다. 이제부터 단백질을 든든히 먹기로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