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27
안녕하세요,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그러나 최근 활동이 뜸했던) ‘햇님’이에요.
제 합격수기는 전략적인 공부방법,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합격하는 법과는 거리가 멀어요. 저만의 특별한 공부방법이랄 것도 없고요. 헌헌동차로 합격한 장수생으로서 긴 시간동안 어떻게 버텼는지, 노동법 성적 우상향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했는지 등을 중심으로 서술하겠습니다.
-30대 중반
-법학 전공
-대기업 인사담당, 대학교 교육행정 경력이 있으며, 최근 프리랜서 에디터로 글을 쓰기도 함
-그동안 실강/실영상/온첨/인강 모두 활용하며 공부했었으나, 올해(2022년)에는 모두 실강 강행
-스터디 없이 혼자 공부
-2018년 2월, 직장 병행으로 1차 시험만을 위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다행히 첫 1차 시험은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2차 시험은 동차반을 인강으로 수강(당시 민사소송법은 동차반이 없어서 GS1기만 수강)하며 준비하였고, 실전에서 문제의 절반 이상은 손도 못 댔습니다. 불합격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2019년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베이스가 없는 상태에서(동차반을 한번 들었을 뿐이었죠.) GS2기부터 진입하게 됩니다. 모의고사 범위를 따라가는 것도 버거웠고, 오픈북도 하고 백지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등수는 거의 하위권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시험을 열심히 보긴 했지만 합격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2020, 2021, 2022년은 전업 수험생으로(2022년은 6월부터 프리랜서로 일했음) 전력을 다해 공부했고, 특히 2020년에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부터 합격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입시기에 대한 고민 없이 공부를 시작하여 결국 장수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병행이라면 9~10월에는 진입을 하여야 1, 2차 병행이 가능하여 수험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과 같은 큰 이벤트가 있다면 그 이후로 진입시기를 잡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영부영 시간을 날린 기분입니다.
-2차 준비 경험이 없는 수험생들을 위한 단기간 커리큘럼인 '동차반'은 합격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정규 커리큘럼처럼 모든 쟁점을 다루기도 어렵고, 답안 작성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정규 과정보다 적습니다. 동차반을 수강한 후 시험을 보았지만 문제 절반 이상을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답안을 작성한 문제도 부실했을 것이고, 분명 논점 일탈도 있었겠죠. 합격을 목표로 한다면 정규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있는 시기에 진입해야 합니다.
(1)1차 시험
-총 세번 1차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항상 3개월정도 준비해서 보았습니다. 첫 1차 시험은 직장 병행이었으나 2차는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2020년과 2022년에 1차를 준비할 때에는 시험 직전 일주일정도만 1차 준비에 올인했습니다. 2~3개월은 평일에 7:3 비율로 시간을 투자하여 2차:1차 준비를 하였습니다. GS2기 모의고사도 빠지지 않고 응시하였고, 시험 직전 주의 강의만 1차 시험 후에 몰아 들었습니다.
-노동법은 첫 시험만 기본이론 강의를 들었고(학부시절 노동법을 수강한 적이 없었어요.), 그 이후에는 객관식만 여러차례 회독하고 시험을 봤습니다.
-민법은 학부시절 강의를 들은지 10년정도가 지났지만, 그래도 조문특강이나 객관식 문제집 1회독을 하면 금방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그 덕분에 1차 준비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보험법은 개정이 잦기 때문에 매번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이 듣는 두 선생님(이해위주/두문자 따주며 암기위주)을 모두 들어보았지만 단순 암기에 약해서 그런지 늘 자신이 없었습니다. 가채점할 때마다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경영학은 첫 시험에서 혼자 독학을 하면서 무척 불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번째 시험에서는 기본강의를 듣고 객관식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점수는 정작 독학했던 때에 가장 잘 나왔습니다.
(2)2차 시험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매너리즘에 빠졌습니다. 모의고사 문제도 예측 가능해지고, 다 아는 내용이라는 생각에 강의도 열심히 듣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과목에서 한번씩 강사를 바꿨습니다. 강사를 바꾸면 GS0기를 수강하기도 했으나, 본격적인 공부는 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유의미한 성적을 냈던 2020-2021-2022년 순으로 과목별 성적 기재하겠습니다(2020, 2021년 성적은 소수점 반올림).
1)노동법(손승주57-김에스더63-김에스더65.08)
[2020년]
-손승주 선생님은 늘 노동법 수업이 있는 일요일만을 기다리게 하는 분이었습니다. 매주 일요일은 너무 웃어서 눈물을 훔치며 수업을 들었고, 아무런 스토리도 없는 두문자가 머리에 세뇌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 때 판례를 제대로 암기했어요. 그래서 이후에도 노동법은 판례 암기 부담이 가장 적은 과목이 되었습니다.
-노동법을 가장 좋아했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모의고사에서 항상 판례 현출도가 높고 포섭이 풍부하다는 코멘트를 받았지만, 실전에는 번번히 아쉬운 점수를 받았었죠. 대체근로 문제에서 법조문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포섭도 부실하게 해서 합격자 발표날까지 매일 같이 악몽을 꿨습니다. 공부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강사 변경을 결심합니다.
[2021년]
-김에스더 선생님은 제가 우상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셨습니다. 매번 사례형 문제를 연습할 수 있도록 과제를 내주시고(GS3기에서는 1, 2교시 모의고사를 본 이후 점심시간동안 다양한 쟁점에 대한 목차를 직접 잡아볼 수 있도록 프린트를 배부하십니다.), 블로그에 관련 질문을 남기면 빠르게 답변을 해주십니다. 그리고 매 순환마다(GS1, 2, 3기) 한번씩 전화 상담을 진행하시는데요, 그동안 제출했던 모의고사 답안 중 하나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듣거나 수험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고민에 대하여 상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초반에는 노동법에 대한 자신감이 뚝 떨어진 상태였는데, 에스더쌤은 늘 제가 잘하고 있다며 격려를 해주셨어요.
-작년에는 다양한 판례를 많이 숙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에스더쌤이 하시는 최신 판례특강이나 판례백선특강도 들었고, 로노해도 정독하고 김소영 교수님 사례집도 풀어보았죠. 이 때까지만 해도 제가 알지 못하는 판례가 문제화된 경우 포섭이 부실해서 점수가 저조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시험을 보고 와서 동이카페에 들어와보면 다들 아는 판례가 문제로 나왔다고 하는데 저는 초면인 경우가 있었거든요. 항상 '내가 모르는 판례가 문제로 나오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안함에 대해서 에스더쌤에게 털어놓았을 때, 기본이 있으면 잘 모르는 판례가 문제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판례의 범위를 넓히는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점수 향상은(57.31->63.22) 핵심 키워드를 '논점의 정리'와 '사안의 적용'에 잘 적시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GS3기에 에스더쌤이 배포하는 자료 중 '핵심서술포인트(일명 핵.서.포)'를 잘 활용하면 쟁점별 핵심 키워드를 잘 뽑아낼 수 있습니다. 저는 모의고사 논점의 정리에서 법조문을 빼먹는 경우가 많아서 시험 전 마지막 전화상담 때 에스더쌤이 신신당부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실전에서는 법조문을 빠뜨리지 않고 잘 썼습니다. 올해 합격하고 에스더쌤께 카톡을 드렸더니 제가 아픈 손가락과 같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마도 노동법에 자신이 없던 어린양을 이렇게 잘 키워놨는데(2021년에 노동법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으니까요) 불합격해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셨던 것 같아요.
[2022년]
-우상향을 몸소 경험하고 나서 올해에도 에스더쌤과 함께 하게 됩니다. 비록 불합격했지만 노동법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수업시간에 언급하는 기본에서 +알파를 더 하려고 노력했어요(GS2기정도부터는 동차는 이 정도 수준까지 현출하고 포섭해야 하고, 유예 이상 혹은 고득점을 목표로하는 사람들은 이러이러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해주십니다.). 전화상담에서는 구체적인 공부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인 암기는 되어있는 상태여서 사례집이나 모의고사의 ‘논점의 정리’와 ‘사안의 적용’을 중점적으로 연습했어요. 판례나 이론은 목차만 쓰고 놓친 부분이 있는지만 확인했고요.
-에스더쌤이 블로그에 업로드해주셨던(현재는 유튜브에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판례 녹음파일에 더하여 최신 판례나 잘 외워지지 않는 판례를 제가 추가로 녹음하여 수시로 들었습니다. 에스더쌤 목소리톤이 안정적이고 발음도 좋으셔서 학원가는 길에 졸면서 들어도 머릿속에 잘 남았던 것 같아요. 그에 비하면 제 목소리는 정말 듣기 싫었어요. 그래도 듣다보니 적응은 되었습니다.
-노동법은 GS1기부터 수강했습니다. 1기는 평일반이었는데, 매일 수업 전 쪽지시험이 있어서 수업을 들은 후 복습은 그때그때 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기본서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기본서 단권화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떤 부분에 무슨 색 형광펜을 쓸지를 기본서에 마음껏 표시하며 공부했어요. 어차피 단권화는 서브노트에 할 예정이니까요. 원래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이지만 기본서는 나름 지저분합니다.
-단권화는 GS2기에 맞춰서 출간되는 서브노트에 했습니다. 목차별로 색을 달리하여 형광펜을 칠했고, 법조문과 판례에도 형광펜을 칠했어요. 핵심 키워드는 눈에 잘 보이는 색으로 다시 색칠하고, 두문자는 펜으로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모의고사에 기출되었던 부분은 포스트잇에 정리를 해서 붙여놓았어요. 이렇게 단권화를 하는 과정에서도 책을 여러번 회독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목차만 형광펜 칠하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빠르게 눈으로 읽고, 그 다음에는 법조문과 판례의 중요한 내용에 형광펜을 칠하면서 보고, 포스트잇에 GS2기와 3기 모의고사를 정리하면서 또 읽어보았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GS3기 때에 표시했습니다. 시험 전 마지막 회독에서 꼭 눈에 발라야 하는 키워드를 엄선해서 칠했기 때문입니다.
-판례와 법조문을 중심으로 암기를 했습니다. 판례 암기는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서브노트에 있는 판례를 통째로 외우는 것을 목표로 암기했습니다. 판례가 길거나 최신 판례라서 눈에 안익는 경우에는 적어도 밑줄 친 부분이라도(밑줄은 제가 따로 그은 것이 아니고, 살 때부터 그어져 있습니다.) 그대로 현출할 수 있도록 공부했어요. 그렇게 외워두어야 전범위로 공부범위가 늘어나도 판례의 핵심 키워드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흐름을 비슷하게 현출해낼 수 있습니다.
-사례집을 보면서, 혹은 모의고사를 보면서 충분히 목차잡는 연습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목차를 암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서브노트 목차와는 다르게 모의고사에서 문제되는 쟁점을 별도의 목차로 빼서 서술해도 눈에 잘 들어온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고, 꼭 필요한 목차(내용)를 누락한 경우에는 제대로 암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자주 누락하거나 놓치는 목차는 여러번 눈에 익히려고 노력 했습니다.
-GS2기와 3기는 무조건 매주 진행되는 모의고사의 범위를 2회독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판례의 핵심 키워드들을 손으로 끄적거리면서 공부하긴 했으나, 꼼꼼하게 정독을 하기보다는 빠르게 회독수를 늘리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모의고사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특히 3기에는 전범위로 시험을 보다보면 암기가 촘촘하게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불안해집니다. 어차피 촘촘하게 암기를 해놔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져요. 완벽하게 한번 외워두는 것보다 까먹은 것을 다시 채우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모의고사 성적은 GS2기 때 전년도보다 떨어져서 불안했어요. 전년도에는 10%내외 수준으로 나왔었는데, 2022년에는 20~30%정도가 나왔거든요. 그래서 전화상담때 제 공부방법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닌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선생님은 작년보다 포섭이 좋아졌고, 하던대로 공부하면 된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저 자신을 믿고 하던대로 밀고 나갔고, GS3기에는 다시 10%내외의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마지막 모의고사에서는 최고답안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 점수 향상은(63.22->65.08) 논리적인 흐름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사안의 적용에서 사안의 전제-원칙과 예외-핵심 쟁점과 결론 등의 논리적 흐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구체적인 방법은 수업시간에 에스더쌤이 알려주십니다. 모의고사에서 적용해보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2021년 시험은 판례나 이론을 빈틈없이 현출해냈지만, 2022년에는 그 유명한 삶의 터전 판례에서 판단요소를 잘못 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점수가 향상한 것은 포섭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동법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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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사노무관리론(김유미54-최중락54-최중락65.47)
-네, 제가 바로 인사무능력자입니다 인사의 낮은 점수는 2년 연속 소수점 탈의 주범이죠. 저는 영어가 너무 싫고요(학자이름, 학설이름 영어로 외울 때마다 성질(?)이 났습니다.), 인사노무관리론에 등장하는 모든 이론이 뜬 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렸어요. 점수가 잘 안나왔던 시기나 올해나 공부방법이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김유미 선생님은 항상 개념을 강조하셔서 수업을 듣는 동안에 개념을 탄탄하게 암기해두었습니다. 단권화를 목차키워드 책에 했었는데, 적어도 그 책에 있는 내용은 모두 암기가 된 상태였습니다. 2020년 시험에서 나름 자신있게 핵심 키워드 적시하며 답안을 썼다고 생각했었지만, 점수가 너무 안나와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중락 선생님 수업을 따라가면서 명칭이나 용어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개념은 유미쌤 책에 있는대로 암기하되, 이론이나 인사제도 등에 대한 내용은 중락쌤 책 내용대로 처음부터 다시 외웠습니다. 인사노무관리론 공부량이 많아졌으나 시험 직전까지 만족할만큼 암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책 구석구석에 암기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었죠. 2021년 시험에서 최중락 선생님 수강생들이 자신있게 썼던 1문부터 버벅거리다가 결국 전년보다 점수가 떨어졌어요(2021년에 받은 성적은 소수점 반올림해서 54점이고 정확한 점수는 53.5x점입니다).
-2022년에는 최중락 선생님 책 옆 날개에 표시된 내용이나 단원 마지막에 따로 보충학습으로 정리한 내용들도 모두 꼼꼼하게 보았습니다. 물론 책 본문만큼 꼼꼼하게 암기한 것은 아니지만, 핵심 키워드 위주로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암기했습니다. 왜냐고요? 중락쌤이 자꾸 그런 구석에 있는 내용을 모의고사 문제로 내셨거든요. 어떤 때에는 그런 곳에서 문제를 내는 것은 반칙이 아니냐며 배신감(?)이 들기도 했지만, 2022년 3문이 중락쌤 책 보충학습에 있는 부분이 나왔어요. 악명높은 모의고사 덕분에 하드 트레이닝이 되어서 3문을 잘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단권화는 기본서에 했습니다. 중락쌤 기본서에서 핵심 내용은 파란색 글씨로 인쇄되어 있어요. 그래서 책을 읽기 좋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저는 제가 원하는 색으로 형광펜을 칠할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른 법과목과 마찬가지로 목차별로 다른 색으로 형광펜을 칠하고, 중요한 이론이나 학자 이름, 핵심 키워드 등에도 형광펜을 칠했습니다. GS2기에는 연습책으로 수업을 나가는데요. 연습책으로 공부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고, 선생님이나 주변 지인분들이 만든 나름 신박한 문제들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연습책에 단권화하거나 연습책을 암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주제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서(개정된 연습책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인사노무관리론도 노동법처럼 매주 시험범위를 2회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GS2기에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3기에는 간신히 1회독만 하고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책 내용을 있는 그대로 외우지 않아도 이론의 배경이나 기존 이론을 보완하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는 흐름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부하려고 정독을 했습니다. 3기 종강 후에는 연습책을 한번 정독하기도 했습니다. 쓰면서 암기를 했던 것은 아니고 꼼꼼하게 눈으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기본서나 연습책이 개정판이 나오지 않아서 익숙한 책으로 한번 더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2021년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암기한 상태로 시험장에 갔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은 아주 들쑥날쑥 했습니다. 한자리 등수를 한 적도 있었지만, 잘보면 상위 30%였고, 모의고사 응시자수가 확 줄어드는 3기 후반에는 70%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 등수가 어느정도 객관적인 위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인사노무관리론만큼은 모의고사 등수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진 않아요.
-무식하게 암기만 하며 공부했던 인사무능력자가 인사 고득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논리적인 연결고리를 계속 보여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경지식이나 경영학과 관련된 이론을 많이 알고 있는게 아니라서 화려한 인트로를 쓸 수도 없었고, 그럴듯한 시사점을 쓸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A, B, C에 대해서 논하시오.'라는 식으로 세가지 개념을 던져주면, 그 세가지 개념을 포함하는 큰 카테고리부터 서술하고, 각 개념간에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부각해서 서술하거나 한 개념(이론, 제도)이 다른 개념과 상호보완관계라면 어떤 점에 문제가 있고 어떻게 보완했다라는 방향으로 서술했습니다. 사실 이런 서술방식은 많은 수험생들이 알고 있지만 실제로 쓰기가 어렵습니다. 모의고사를 볼때나 실전에서는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철저한 암기가 되어 있어야 개념이나 이론을 떠올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논리적인 흐름을 구성하는데에 시간을 쏟을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면 암기에 힘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전략과목을 정해두고 해당 과목에 투입을 늘리고, 자신 없는 과목에는 상대적으로 투입을 줄이는 공부방법은 위험합니다. 한번도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인사였지만(그래서 꼴보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다른 과목보다 투입을 더 하면 더 했지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 난이도, 다른 수험생들의 답안 수준, 내 답안의 차별화 포인트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하여 점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 시험에서는 어떤 과목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고 어떤 과목에서 점수를 얻기 힘들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인사무능력자가 인사 고득점을 하는, 그러니까 저와 같은 행운이 찾아올 수 있어요.
<<인사노무관리론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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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행정쟁송법(문일67-문일61-정선균58.48)
-문일 선생님은 친절하고 차분하게 설명하면서 강의를 해주시고, 수강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빠른 편입니다. 쓰면서 공부하는 습관은 문일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형성이 되었어요. 모의고사를 본 후 정형화된 모범답안을 배부하여 그대로 현출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셨습니다. 저는 완전히 이해를 한 후 암기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어느정도 이해가 되면 암기를 하고 암기를 하면 더 이해가 잘되는 편이어서 그러한 공부방식이 잘 맞았습니다. 행쟁은 양이 적어서 자체적으로 서브노트를 만들어서 공부했습니다. 특정 쟁점에서 어떠한 흐름으로 서술해야 하는지 목차 중심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쟁점별 서브노트'를 만들었죠. 그리고 노동법뿐만 아니라 행쟁에서도 항상 포섭을 공들여 썼습니다. 문제에서 제시된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안의 해결'을 서술하였어요. 2020년 행쟁에서 고득점을 받았습니다.
-고득점을 한번 해본 후에는 행쟁에 점점 소홀해졌습니다. 2021년 행쟁은 난이도가 있는 문제들이 나오긴 했으나,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충분히 잘 방어해서 고득점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앞서 강사 변경을 했던 다른 과목들은(노동법, 인사노무관리론, 민사소송법) 자연스럽게 공부량이 늘어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그래서 행쟁도 강사 변경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정선균 선생님은 정말 선생님이 천직이시죠. 학문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열정적인 강의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초심자가 정선균 선생님 강의 들으면 어려울 수 있다는 평에는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유예 이상은 선균쌤 강의를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학설 대립이나 법 개정 과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행쟁이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한 암기과목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습니다. 고퀄리티로 답안지를 작성할 수 있는 것은 덤이고요. 저와 같은 장수생에게는 행쟁에서 차별화를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2022년에는 행정쟁송법 서브노트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정선균 선생님 기본서에 단권화를 했습니다.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부분들도 있었고, 아무래도 선생님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조금씩은 다르기 때문에 새로 공부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스스로 강약을 조절하며 서브노트를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기본서를 중심으로 공부했어요. 선균쌤은 꼭 써야하는 핵심 키워드를 따로 체크해주시고 키워드 중심으로 채점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행쟁도 판례는 통암기를 하며 공부했습니다(판례는 역시 통암기이죠). 그리고 행쟁은 노동법보다 학설의 중요도가 높은 편이라(물론 판례가 더 중요하긴 합니다) 학설 대립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논거에 넘버링을 하면서 암기했습니다.
-GS2기부터는 모의고사 전 기본서 1회독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3기에는 2회독을 목표로 했습니다.). 중요한 쟁점(대상적격, 기속력, 처추변 등)은 모의고사 범위와 관계없이 출제가 되었으므로 사실상 전범위와 같은 모의고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2기 때 모의고사는 상위 20~30%정도 수준이었는데, 2기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1등을 한 것을 시작으로 3기에서도 여러 차례 1, 2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행쟁에서 최고답안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전략 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쟁송법이 2022년에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습니다. 논점이 명확하게 보이는 난이도가 쉬운 문제로 구성되었고, 배점에 비하여 쓸 내용이 적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마지막 문제까지 서술하고 나니 20분정도가 남는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만 서술하고, 다른 분들이 추가적으로 서술했던 가처분이나 처추변 등은 쓰지 않았습니다.
<<행정쟁송법 복기>>
https://brunch.co.kr/@shining-star/71
4)민사소송법(신정운61-김광수58-김광수61.81)
-1차를 공부할 때부터 경영학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법학이 제 전공이기도 하고 적성에 잘 맞는 편이라 민사소송법을 선택하였습니다. 민사소송법 선택자들의 합격률이 낮은 까닭은 '인사무능력자'가 많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사소송법은 점수가 박하게 나오는 과목이 절대 아닙니다.
-처음 제가 수강했던 선생님들은 대부분 '암기'를 강조하는 분들입니다. 신정운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절차법인 민사소송법에서는 '요건'이 중요한 암기사항 중 하나인데, 각종 두문자를 통해 많은 부분을 쉽게 암기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잘 알고 계셔서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말씀을 자주 해주십니다. 한편 사례형 문제는 모의고사로만 접할 수 있어서 충분히 연습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2022년에는 사례집을 출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수강할 때에는 기본서만 있었습니다.). 김광수 선생님의 사례집을 구입해서 스스로 사례형을 공부했습니다.
-2021년부터 사례형 문제 풀이방법도 자세히 알려주시고 공부범위가 꽤 넓다는 김광수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됩니다. 동영상으로 처음 뵈었던 광수쌤은 모의고사만 보면 항상 성이 나 계셨습니다. 수업시간 마다, 모의고사 채점평 마다 실수하지 않게 주의해라, 잘못된 서술방식이니 고쳐라 지적한 사항들이 모의고사 답안지에 또 다시 나타나니 화가 나셨던 것이지요(광수쌤은 본인은 화낸 적 없다고 하시지만 수강생들은 항상 화가 나셨다고 표현합니다). 수강생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선생님은 답안지에서 같은 문제를 계속 발견하니 글로(채점평으로), 혹은 말로(강의 초반에) 혼구녕을 내주십니다. 저도 실수를 반복하는 수강생 중 한명이라 늘 뜨끔하며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혼나고 나면 사례형 문제를 자신있게 서술할 수 있게 됩니다. 사례형 문제의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시고, 채점평을 통해 사례형 문제 풀이와 관련한 피드백을 자세하게 주십니다(사실 첨삭은 첨삭자분들이 더 자세하게 해주세요. 광수쌤은 개개인의 답안지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점을 채점평에서 피드백해주십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저도 광수쌤을 만나고나서야 제대로 된 사례형 문제 풀이방법을 배웠습니다.
-2022년 실강을 들으면서 '왜 광사모가 탄생했고, 저리도 끈끈하게 관계를 유지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풀렸습니다. 선배 노무사님들이 중간중간 와서 간식도 사서 나눠주시고,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광수쌤과 술 한잔하러 가시더라고요. 광사모가 생긴 이유는 바로 광수쌤의 따뜻한 마음 때문입니다(오글거려도 사실이니 받아들여야 합니다.). 본인도 사법고시를 준비하며 수험생활을 해봤기에 수험생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수강생 한명한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써주십니다. 보통 수강생들이 지정석처럼 특정한 자리에 계속 앉으니 자리 위치로 사람을 다 기억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질문을 따로 한적도 없고 혼자서 강의를 들으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냈는데 저의 존재(?)를 알고 계셨습니다. 인사노무관리론에서 낮은 등수로 혼쭐이 나서 침울해져 있으면 광수쌤이 잘하고 있다고 먼저 말을 걸어주셨어요.
-공인노무사 민사소송법은 다른 자격사의 민사소송법과는 달리 '단문' 문제가 2개나 출제됩니다. 단문은 'A에 대해서 논하시오(설명하시오).'라는 형태의 문제로, 목차부터 목차 안의 내용까지 다 암기해서 써야 합니다. 광수쌤은 항상 이해를 강조하시고, 단문 암기는 GS2기부터 해도 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저는 1기부터 암기했습니다. 사례형은 점수가 잘 나왔지만, 단문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번 회독하다보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고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암기량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암기해야 할 단문이 적은 편은 아니라서 적어도 A급 단문은 미리 암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민사소송법은 범위가 넓어서 전범위 모의고사를 본적이 없었는데, 2022년부터는 GS3기 모의고사 범위가 누적되어(단문 시험범위는 누적이 아니긴 했습니다.) 꽤 넓은 범위를 공부하여 모의고사를 보게 됩니다. 노무사 2차시험은 전범위 시험이니 넓은 범위를 공부해서 모의고사를 보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본서, 단문집, 사례집 총 3권으로 공부했는데, 저는 따로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광수쌤은 제 단문집이 왜 이렇게 깨끗하냐고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서브노트로 단문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단문 내용이 길면 제가 현출할 수 있는 정도로 요약을 했고, 사례집이나 모의고사에서 접한 사례형 문제들을 정리했습니다. 광수쌤은 사례형 문제에서 목차간 논리적 흐름을 중시하는 편이라 쟁점별로 목차 흐름을 익히려고 노력했습니다.
-모의고사 등수는 보통 상위 20~30% 수준이었는데요. 가끔 1, 2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례형에는 강한 편이지만 단문은 어떤 논점이 나오는지에 따라 점수 편차가 심해서 등수가 들쑥날쑥 했습니다.
-2021년에는 단문에서 논점일탈을 했습니다. 서론에서 의의에 대해서 쓰고 구별개념까지 야무지게 써놓고, 본론에서 신나게 헛소리를 쓰고 나왔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선방한 점수이죠(올해 행쟁 점수랑 비슷). 그래서그런지 이번 민사소송법 시간에 무척 떨렸어요. 긴장을 잘 안하는 편인데 손이 덜덜 떨리고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기분이었어요. 특A급으로 손꼽히던 판결의 편취는 목차를 제대로 나누지도 못하고 학설과 판례를 넘버링하며 줄처리했습니다. 학설에 대한 검토는 마지막 결론 목차에 몰아서 해버렸어요. 그래도 빼먹은 내용은 없었고, 저의 간절함이 채점교수님들께 전해졌는지 괜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긴장을 덜 했다면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민사소송법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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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부 루틴 만들기
-처음 수험생활을 시작하면 제일 어려운 것이 바로 ‘공부하는 습관 만들기’ 입니다. 학생들은 중간, 기말고사 대비 벼락치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장기 수험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고, 직장인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에 앉는 것 자체가 낯설죠. 저도 처음에는 토익을 준비할 때 책상에 30분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수험생활에서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만해도 반은 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헌동차 시절부터 11~12월에는 부족한 과목 GS0기를 인강이나 실강으로 듣고, 강의 내용 복습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늦잠 자고 싶으면 늦잠도 자고, 저녁엔 쉬고, 주말엔 놀았어요. 이 때부터 하루 8~10시간씩 공부하면 나중에 너무 지칠 것 같았거든요.
-GS1기 기간인 1~3월부터는 평일에는 공부 루틴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강의가 오전에 없을 때에도 늦어도 오전 9시에는 책상에 앉았고, 밤 10시정도까지 공부했어요. 모든 과목을 실강으로 들었기 때문에 강의시간을 빼면 순공시간은 하루 3~4시간정도 나왔을겁니다. 주말에는 강의가 없을 때는 푹 쉬거나 반나절만 공부했습니다.
-GS2기부터는 오전 6시30분에 착석해서 밤 10~12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이 때부터는 일요일 노동법 수업이 끝난 이후(오후 5시30분~6시 이후) 저녁시간에 휴식을 취했어요. GS3기 종강 후에는 일요일 저녁에도 공부했고요.
-공부가 잘 안되는 날에도 책상에 앉아 있었습니다. 공부 장소만 바꿔주었어요. 방에서 하다가 안되면 거실 테이블에서도 하고, 동네 카페에도 갔다가, 스터디카페에 가기도 했습니다.
(2)운동하기, 도수치료 받기
-20대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왔습니다. 요가, 헬스, 필라테스를 했었고, 그 덕분에 10대때에는 비실비실(?)했었는데 확실히 체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필라테스를 주로 했고, 올해에는 헬스를 다녔습니다. 시험 2주정도 전에만 잠깐 운동을 쉬었고 그 이외에는 주2회 이상 운동을 했습니다.
-헌동차때에는 쓰면서 공부하다보니 손목도 많이 아팠고, 어느 날은 고개를 숙일때마다 악소리가 절로 날만큼 목이 아프기도 했어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니 손목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고, 목이나 어깨 통증이 많이 줄었습니다.
-헌유예 시절부터는 도수치료도 받았습니다. 필라테스 선생님이 제 몸의 틀어짐을 걱정하시며 도수치료를 권하셨는데요. 더 심각한 문제는 저의 거북목에 있더군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허리통증과 무릎통증까지 도수치료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통증이 심할 때에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갔고, 도수치료 후 물리치료를 받을 때에는 노동법 판례 녹음파일을 들었습니다.
-운동하는 시간과 병원가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지 마세요. 체력과 건강이 받쳐주어야 좋은 집중력으로 책상에 오래 앉아있을 수 있습니다.
(3)경조사 참석, 집안일 등
-친구 결혼식에도 거의 다 참석하였고, 양가 가족들 생일이나 어버이날, 명절 등에도 참석했습니다. 특히 시댁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식사를 같이 하지 못하더라도 운동 가는 길에 들리기도 하는 등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찾아뵈었습니다(시험 전 한달정도는 집에서 두문불출 하였습니다. 코로나 조심한다고요). 그 하루 혹은 반나절 공부 안했다고 합격할 사람이 떨어질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런 때라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가서 요즘 뭐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거나 2세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씁쓸한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
-집안일도 웬만해선 제가 다 했습니다.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장보고 세탁물 맡기고 등등…(그래도 설거지는 항상 남편이 했습니다) 남편이 본인이 하겠다고 했지만 제가 성격이 급해서 눈에 보이는 걸 해치워버렸습니다. 명절에는 전도 부치고, 가끔 시댁에 음식을 해가기도 했습니다.
-수험생활한다고 소홀히 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제 마음 편하려고 다 했습니다. 본인 성향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시간 뺏기는 것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다면 외부와의 관계를 잠시 끊어두고, 집안일에 좀 소홀해지는 것도(흐린 눈으로 집안을 보고, 부탁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도 하면서요) 훌륭한 선택입니다.
(1)합격한다고 믿기
-노무사 수험생활을 시작하기까지 꽤 오랜기간을 고민했습니다. 이미 서른이 넘기도 하였고, 좋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나 결혼 등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수험생활을 해야한다는 두려움도 있었죠. 주변에는 제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합격할거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그런 믿음을 가지고 수험생활을 시작했어요.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은 편이지만 수험기간이 길어질 수록 저도 많이 흔들렸습니다.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은 친구들이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졌어요. 중간에 다시 취업을 할까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남편이 될때까지 전업으로 공부하라고 단호하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되기만 한다면 지금 남들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격려해주었죠. 가끔 멘탈이 흔들리면 남편과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헌동차때 불합격을 확인하고 처음으로 눈물이 났습니다(공부하면서 혹은 불합격을 확인한 뒤 울어본 적 없는 나름 강철 멘탈이에요.). 소수점 탈락이 아까워서가 아니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잘해왔는데 뭘 어떻게 더 해야 합격할 수 있는지 막막했거든요. 고민 끝에 고득점한 행쟁 외 세과목의 강사를 모두 변경하기로 하였습니다.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헌유예때는 계획에 없던 이벤트들이 있어서 합격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았습니다. 소수점 탈락이 오히려 놀라웠습니다. 그래도 공부한 것이 어디 가지는 않는구나 싶었죠.
-주변 친구들도 실력은 갖추었고 이제 운만 만나면 된다고 격려해주었습니다. 격려에 힘입어 저도 때가 올 때까지 존버하자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시기의 문제일뿐 반드시 합격한다고 믿으면서요.
(2)공부범위 늘리기
-선생님들이 GS3기정도 되면 공부범위 늘리지 말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도 그 때에 공부범위를 넓히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점차 전범위에 가깝게 모의고사를 대비하며 공부량을 늘리고 있는 시기라서 머릿속에 새롭게 뭘 넣으면 기존에 있던게 빠져나가 괴로운 때이거든요. 빠져나가는 것을 다시 넣기에도 바쁜 때입니다. 다른 선생님 모의고사 등의 자료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부분을 열심히 암기하는 것들은 지양해야합니다.
-제가 말하는 공부범위 늘리기는 GS0기나 늦어도 1기까지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처럼 강사변경을 통해서 다양한 판례나 인사 이슈 등을 익힐 수도 있고, 타강사 기본서나 자료만 보는 방식으로도 범위를 넓힐 수 있죠. 단, 현재 주워진 것들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듣는 선생님 기본서나 자료를 다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최소 헌동 이상부터 공부범위를 넓힐 것을 추천합니다.
-공부범위를 넓히면 내가 배우지 않은 것, 모르는 것이 시험에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조금이나마 덜해집니다. 저는 ‘과목당 두분의 선생님 수업을 들었는데 내가 모르는게 시험에 나오면 다른 사람도 당연히 못쓰겠지!’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모의고사 때나 실전 시험에서 변경 전 선생님들에게 배웠던 내용이 기억나서 활용한 적이 많았어요. 따로 예전 선생님 기본서나 자료 등을 공부하지 않았는데도요.
-특히 판례가 중요한 노동법의 경우에는 판례가 A-B-C 순서의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어떤 선생님은 A문단을, 다른 선생님은 C문단을 중심으로 해당 판례를 설명하십니다(수십장에 달하는 판례 원문을 모두 읽게 하고 암기시키는 선생님은 없으니까요.). 두 선생님 강의를 모두 수강한 저는 판례의 전체적인 흐름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더 많은 양을 현출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타강사 모의고사를 보는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핵심 키워드나 개념, 답안 서술방식이 달라서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으며, 타강사 모범답안을 읽어보면 잘 읽히지도 않고 금방 잊혀집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요즘 선생님들 다 타강사 자료 보시고 필요한 것은 수업시간에 설명해주십니다. 저도 헌동차에는 복사집에서 타강사 모의고사를 사서 봤었는데, 헌유예와 헌헌동에는 타강사 자료를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3)성취감 느끼기
-수험생활을 하면서 발전이 없다고 느껴지면 버티기가 힘듭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저는 모의고사 첨삭에서 지적받은 사항이나 강의시간에 고득점 포인트라고 강조하신 부분을 모의고사에서 보완하고 적용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문단 나누기처럼 사소한 것부터 포섭의 순서 등 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까지 끊임없이 시도해보았습니다. 안하던걸 시도하면 답안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고, 아직 내가 고득점을 노릴 실력도 안되는데 괜한 짓을 하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때가 있긴합니다. 그래도 해보아야 채점자 눈에는 어떻게 읽히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요. 계속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답안을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노력을 알아봐주는 첨삭자를 만나 좋은 코멘트를 받으면 계속 공부를 해나갈 동력이 생깁니다.
-수험생이라는 신분 외에 자신에게 역할을 주세요. 학생이나 직장인은 시험에서 떨어져도 돌아갈 곳이 있지만, 졸업생이나 퇴사자는 돌아갈 곳이 없어요. 본인 몫의 역할이 따로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때로는 절박함이 되어 강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전업으로 공부하는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저는 후자의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2022년에는 좋은 기회를 얻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나름의 성취감을 얻으며 공부했습니다. 제가 어딘가에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험생활에 대한 필요 이상의 집착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만약 계속 수험생활을 하게 된다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다시 취업하기엔 나이도 많고 경력이 단절된 기간도 길어서요).
-저는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시험이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긴 시간 수험생활을 하면서 낙천적이고 긍정적이었던 성격이 의기소침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었고, 공부 이외의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지냈습니다. 결혼 후 장기간 공부를 하면서 눈치도 많이 보았고 스트레스도 컸어요. 힘들 때에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이미 합격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남편과 가족들이 더 이상 마음고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컸어요. 신혼다운 신혼생활도 못해본 남편에게 가장 미안했어요. 제게 연락조차 먼저 하지 못했던 친정 식구들과 내심 2세를 기다리셨을 시부모님께도 늘 죄송했고요.
-시험 직전에 시아버님이 많이 편찮아지시면서 불안한 마음을 안고 시험을 봤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로 시험장에 갔습니다. 금요일 밤에 30분 자고 깨서 2시간동안 잠을 못 이루고, 다시 1시간 자고 깨고… 이런 식으로 잔 것 같지도 않은 느낌으로 시험을 봤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잠을 잘 못자고 응시한 첫 날 두과목 모두 고득점을 받았습니다. 잠이 안온다고 불안해하지마세요. 그동안 열심히 해왔으니 시험 잘 볼 수 있습니다.
-시험을 본 후 2주뒤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 합격을 확인하고 아버님 생각에 눈물부터 났어요. 수화기 너머로 어머님도 울고 계셨고, 제 옆에 있던 남편도 눈물을 훔치더라고요. 저는 끝까지 정신줄 부여잡고 시험봐서 합격하는 것이 진정 아버님이 원하시는 것이라 생각하여, 시험 전에는 찾아뵙지 않고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찾아뵈었습니다. 아버님이 기다려주신 덕분에 시험도 무사히 치르고 아버님 얼굴도 뵐 수 있었습니다.
(연말에 시아버님께 인사드리고 왔어요. 늦어서 죄송하다고, 그리고 항상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요.)
-합격발표 전 주에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늘 제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결국 합격했다고 말씀드리지 못해서 속상했습니다. 곧 외할머니도 찾아뵙고 합격증 보여드려야죠.
-합격하기만 한다면 수험기간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긴 수험기간을 겪어보면 중요한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때가 와서 힘듭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버티면 때가 온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감히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무사 수험을 접기 이전에 ‘이 시험에 미련이 남지는 않을까?’, ‘정말 최선을 다 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정해줄 수 없는 본인의 마음이거든요. 저는 후자의 물음에는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었지만, 전자의 물음에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어요. 아마 이번에 떨어졌다면 몇년 후에 다시 수험생활을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하게도 매거진 ‘어쩌다 장수생’의 마지막 글이 합격수기가 되었습니다.
노무사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가입되어 있는 카페에 합격수기를 쓰면서 브런치에 남겨둔 시험 복기글을 링크하였는데요. 복기글을 보러 오셔서 제 다른 글들도 읽어보시고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더욱 생생하게 수험생활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도 드는 반면에, 앞으로 수험생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나긴 노무사 수험생활은 끝났지만 여전히 매일 시험보는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제 소식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항상 마음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따뜻한 마음들 덕분에 좋은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햇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