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게 되더라도 존재는 반드시 어딘가에 머무는구나 싶어요.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그와 함께했다는 감각은 영원히 남잖아요.’ P.57
임경선 작가의 소설은 《가만히 부르는 이름》이 처음이었는데 아줌마여도 연애소설을 읽을 수 있는 게 좋아서, 아직도 사랑을 꿈꾸며 말랑말랑해지는 감성이 좋아서 서점에 갈 때면 임경선 작가의 책을 하나둘사 모았다.
이번 주에는 문득 사랑에 대한 글을 읽고 싶어서 임경선 작가의 책 《곁에 남아있는 사람》을 읽었다. 작가가 2018년에 발표한 단편소설집인데 한 편 한 편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밤잠도 미루고 다 읽었다.
7편의 소설 속에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사랑이 있다. 한 편 한 편 단편영화로 만들어도 너무 좋을 만큼 머릿속에 인물과 배경들이 그려졌다.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는 작가가 이토록 계속 연애소설을 쓸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다 아마 건조하고 시니컬해 보이는 작가의 내면에는 이토록 사랑이 가득 차 있어서 일 것 같다고 내 마음대로 결론을 내렸다. 사랑을 말하는 임경선 작가의 소설을 더 읽고 싶다. 그리고 더 사랑하고 싶다.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