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읽었던 책 중에 읽기 어려웠던 책으로 손에 꼽을 만큼 쉽지 않은 책이었다. 정말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등산을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정의로운 공적 담론과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 요소가 되는지 조목조목 밝히는 책이다.’라는 문장으로 이 책을 요약할 수 있는데 한마디로 문학의 쓸모 있음이 핵심 내용이다. 문학을 읽는 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고, 문학적 상상력은 우리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법철학자, 정치철학자인 마사 누스바움 작가는 시카고 대학 법학과 학생들과 소설을 읽는다. 소설을 통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이 숫자로 환원되는 시대에 우리가 문학작품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소설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와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감정과 삶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문학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문학적 상상력은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을 대해 상상하고, 하나의 사물을 다른 것으로 볼 줄 알고, 다른 것 안에서 그것을 발견하며, 인식된 형태에 복잡한 삶을 투영할 수 있는 이 능력에 대해 소설이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하고 발전시키는지 주목한다.'
작가가 소설에 대해 한정 짓고는 있지만 문학이라는 말로 혹은 책이라는 말로 대신하여 말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문학을 읽으며 타인의 삶을 상상하여 경험할 수 있고 우리는 소설 속 인물에 대한 감정 이입을 통해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비단 문학이 아니더라도, 책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것들에 영감을 받고 사유를 한다.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대해 더 나은 방향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