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배우, <아들과 딸>에서 영원한 나의 후남 언니! 김희애 님께서 케이크와 꽃다발을 선물해 주셨다. 그리고 나의 이름이 각인된 고급스럽고 독특한 만년필도 선물로 주셨다. 물론 꿈이다. 꿈이었다. 매우 인상 깊어 잊혀지지 않는 꿈이었다.
그리고 나의 글벗이자 운명공동체, 그림책 스승님이신 강이랑 작가님께서 얼마 전 의미심장한 꿈을 꾸셨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이불이 잘 개켜진 정돈된 작가님의 안방에 내가 찾아왔는데, 방 안에 있는 옷장의 문이 활짝 열리는 꿈이었다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계시는 작가님은 자신의 가장 내밀한 공간에서 그려지는 그 꿈의 느낌이 참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전해주셨다.
꿈은 내용 자체보다는 꿈을 꾼 이후에 느낌이나 기분이 더 중요하다고 들었다.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펼치고자 노력하는 우리의 열망과 의지가 무의식에 작용하기도 했겠지만, 꿈보다 해몽이라고 해도 어쨌든 고맙고 뜻깊은 길몽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하나의 주제로 꿰어지는 마흔 개의 에피소드! 8월까지 스스로 목표로 했던 최소한의 목차를 채웠다, 마침내.
글을 쓰는 동안 계속 성장하고 달라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총알을 모으고, 웅덩이를 채웠다. 이제 다음 챕터로 나아가야지.계속 쓸 것이다. 몸으로 쓰고, 삶으로 쓰고, 걸음걸음으로 쓸 것이다. 내가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함 뿐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쓰신 유홍준 교수님께서 명작의 3대 요소는 디테일, 유머, 에피소드라고 말씀하셨다. 이 점을 항상 명심하며, 매일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글을 쓰고 싶다.
탈고는 이윽고 퇴고를 부르고...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끝도 안 보이는 이 길을 우리는 왜 계속 가고 있을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