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촌철활인

내가 가는 것이 아니고 이 길이

장석남 '오솔길을 염려함'

by 햇살나무 여운






나는 늘 큰길이 낯설므로
오솔길을 택하여 가나
어머니는, 내가 가는 길을 염려하실 테지
풀이 무성한 길, 패랭이가 피고 가을이라
나뭇잎이 버스럭대고 독한 뱀의 꼬리도 보이는
맵디매운 뙤약볕 속으로 지워져가는 길
어느 모퉁이에서
땀을 닦으며 나는 아마 나에게
이렇게 질문해볼 거야

나는 어찌하여 이, 뵈지도 않는 길을 택하여 가는가?
어머니의 기도를 버리고 또
세상의 불빛도 아득하게

누군가 내 속에서 이렇게 답하겠지
내가 가는 것이 아니고 이 길이, 내 발 앞으로, 가슴속으로,
눈으로 와 데려가고 있다고

가을 아침의 자욱한 첫 안개와
바짓단에 젖어오르는 이슬들도
오래전부터 아는 듯 걸어갈 테지
어머니의 염려나 무거워하면서 여전히 걸어갈 테지
안개 속으로 난 아득한 오솔길을




- 장석남 '오솔길을 염려함'




https://youtu.be/JkYprnv94N4?si=k3emB3Ts38exZISQ


노래가 된 시!

좋아하게 된 가수의 노랫말이

좋아하는 시인의 시였어요.





#옛집명자꽃더미앞에서

엄마의 목도장과 함께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52738089571?fromwhere=people




온 우주가 내게 이어주고 있는 시인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시!



#장석남

#오솔길을염려함

#내가사랑한거짓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