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사과 한 알'
사과 한 알도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 도종환 사과 한 알' 중에서 -
생의 절반이 부러진 그 일이
얼마나 잔혹한 고통이었는지
얼마나 몸서리치는 절망이었는지
...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다 부러뜨리지 않고
살려두신 뜻을 나는 잊지 않습니다
- 도종환 사과 한 알' 중에서
오른발 발등으로
갈라진 왼발 발꿈치를 문지르며
견딜 만하지?
하고 물어본다.
쓸쓸한 왼손으로
오른손 손가락을 가만히 감싸며
괜찮지?
하고 물어본다
- 도종환 '새벽 세 시' 중에서
그거 압니까?
"견딜 만해?" 하고 물으면
"아니..."라고 답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견딜 만하지?" 하고 물어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는 것을...
"괜찮아?" 하고 물어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아니라고,
이 얘기 저 얘기 다 풀어놓을 텐데
"괜찮지?" 하고 물으면
"그럼, 괜찮지. 괜찮고 말고!"
또 그렇게 답하고 만다는 것을.
그 물음이 울음인 것을 알아서
당신도 참 많이 견디고 있구나
울음을 삼키려 지그시 누르는
누름돌이라는 것을
자신에게 다짐받는 물음이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어서
나는 그래서 '지'로 끝나는 그 물음에
늘 '지'로 끝나는 같은 답을 하고 맙니다.
견뎌야지!
괜찮아야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https://youtu.be/zcnANJebBbM?si=lOSztSPXYwDmyh1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