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수용성이라고 했다.
그래서 흔들어 놓는 거라고.
잠자리에 누우면, 바닥에 있던 우울이 천천히 머릿속으로 스며든다.
숨을 고르고, 눈을 감아도, 스며든 우울은 나를 흔든다.
둥둥 떠다니는 부유물처럼,
손에 잡히지도, 건질 수도 없다.
그저 흘러가면서 나를 괴롭힌다.
가끔은 그 괴로움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내 몸속 어딘가에 이미 자리 잡고 있던 것처럼,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다닌다.
나는 누워서, 떠다니는 우울을 바라본다.
건지려 하지도, 밀어내려 하지도 않고
조용히, 조금 묘하게 안도하며.
밤은 깊어지고,
나는 우울과 함께 잠들지 못한 채
다음 날의 나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