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by 민윤슬

(1).


길에 서있는데 신호 받은 트럭에 소가 있었다.

흔들리는 차 위에 정말 소가 한 마리.

저 소의 마지막 종착지가 어딜지가 너무 궁금했다.

소는 살러가는 걸까 죽으러 가는 걸까.

뛰어내릴 수는 없겠지 그냥 저렇게 실려가야 되는 거겠지.



(2).


언니는 프린트를 하러 가고, 엄마와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그때 엄마가 말했다.


아빠는 평소엔 참 착한데, 술만 마시면 사람이 달라져. 이중인격자 같아. '괴물'처럼.


‘괴물’이라는 단어가 귀에 확 꽂혔다.

맞다. 아빠는 그런 사람이다.


술이 일정 선을 넘기면, 평소의 아빠는 사라지고

우울하고 화나고 억울한 사람만 남는다.

그래, 괴물이 되어버린다.



(3).


서류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후두둑 떨어지더니 곧 거세졌다.


우산이 없던 나는 손으로 비를 가리고 있었는데,

앞에 있던 아주머니가 다가와 우산을 내밀었다.

“같이 써요.”


오늘 같은 날은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일들은 휘발성이 너무 강해 이렇게라도 붙잡아두지 않으면 금세 날아가버린다.


그래, 세상엔 좋은 사람도 많다.

그런 날이었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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