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소홀히 했다. 아니 사실은 뭔가 나의 감정을 끌어내는 글 쓰기를 하기엔
내 마음이 너무 평안(?)했다고 해야 하나. 외적인 일들이 바쁘다 보니 내 마음속을 성찰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 늦어졌다. 안정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좋아하는 친구가 멀리서 나를 보러 이 플로리다까지 와 주었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주고, 찾아와 준다는 것은 내가 인생을 잘못 살진 않았구나 위로가 되는 사건이다. 몇 년 만에 보았지만 마치 엊그제 본 것처럼 편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때로는 가족보다도 더 애틋하고 그립다. 멀리 타국에 와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생이별을 하고 살다 보니 더욱 그렇다. 자주 연락하고 살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서로 그리워하고 살게 된다. 때로는 "거리"가 사람의 관계를 더욱 진하고 깊게 만들기도 한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덜 사랑한 것에 대한 구차한 변명이 아닐까. 진짜 사랑은 거리도 시간도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에 특별한 것을 깨달았다.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고 오래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과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내가 준 것은 잊어버리고" 상대방에게서 "받은 것"만 기억날 때 이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한 예로, 내 사랑하는 자매들은 서로 받은것만 기억한다. 나는 분명 언니와 동생에게 엄청 많은걸 받았는데 그들은 내가 그들에게 해준 것만 기억하면서 내게 별로 해준 게 없다고 한다. 이러니 서로 더 해주고 싶어 진다고 해야 할까. 물론 주는 것이 물질적인 것이 다가 아니다. 시간, 희생, 위로, 응원의 말 한마디, 이 모든 것이 서로에게 주는 사랑이다.
이번에 온 친구와도 옛 추억을 얘기하는데 서로에게서 받은 것만 기억하는 것이다. 나는 그 친구가 나에게 해준 것이 너무나 커서 다 기억하는데 그 친구는 기억에 없단다. 그저 내가 그녀에게 해준 것만 기억했다.
이런 것이 어찌 노력으로 되겠는가. 재지 않고, 따지지 않고, 돌려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는 사랑만이 이런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사랑은 주는 것이다. 사랑을 받고자 하는 그 순간부터 채워지지 않는, 빠져나올 수 없는 굴레 속에 쳇바퀴 도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받고자 하는 나의 욕망"을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무엇도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받고자 갈구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은 "엄청난 사랑과 관심을 이미 받고 있다 "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부족해하고 갈급해한다. 그 채워지지 않는 욕심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오는 사랑을 잊게 만들고, 그들의 사랑을 무색하게 만든다.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사랑을 주는 사람들까지도 상처를 주는 것이다.
노을 지는 Clear water Beach에서
당신은 이미 누군가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좋은 사람이며 누군가에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사람이다.
당신을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띄고, 편한한 마음이 드는 사람들이 당신 주변에 많이 있을 수 있다.
자신만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스스로를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랑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고 그 사랑의 진솔함을 가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돌려받는 사랑을 기대하지 않고 주는 사랑은 주변에 사람을 만들고 작은 사랑에도 감동과 감격, 감사를 느끼게 하며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 이런 사람은 매력이 있다. 다른 사람의 사랑에 좌지우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찾게 된다.
돌려받을 것을 기대하는 사랑과 희생은 자신을 병들게 만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무리 많은 사랑을 주더라도 받고자 하는 사람의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준 사랑과, 은혜를 헤아릴 줄 아는 성숙하고 아름다운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