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고통의 원인은 집착이다. 무엇이든 "집착" 이 붙기 시작하는 순간 고통의 길로 들어서는 꼴이 된다.
글을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가면 너무 쉽게 술술 풀린다. 그런데 뭔가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수정하고, 수정하면서 한 페이지를 작성하는데 수배의 시간이 걸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생각 또한 집착하면 커진다. 생각, 감정, 기분은 사실 진리가 아니다. 그것들은 얼마든지 변한다. 방금까지 슬펐는데 금방 또 헤 웃게 될 수 있다. 이렇듯 내 머릿속과 마음속을 떠다니는 생각, 기분, 감정은 진리가 아니다. 이것들은 대부분 맑은 날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먹구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때는 장마철이나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 같은 시즌을 보내게 하기도 한다.
지금 내 마음속에 먹구름이 끼어있다. 먹구름에 가려서 원래 있던 것들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원래 느끼던 기쁨, 감사, 설렘, 소망,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욕과 열정도 잠잠하다.
대신 두려움과 불안, 우울이라는 감정이 그 자리를 채운다. 낙심과 절망, 고통의 생각들이 몰려온다. 나의 일상이 뒤틀린 것 같고, 나의 세계가 낯설게 느껴진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내일을 절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몇 년 전 큰 허리케인을 마음에 맞았다가 회복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속지 않기로 했다. 물론 처음에는 나의 생각과 감정과 기분에 속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것들이 어떻게 커지고, 어떻게 사라지는지 경험한 것이 있기 때문에 오래 끌려다니지는 않았다.
오늘은 이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드러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마음속 불안, 우울등은 그것의 원인이 무엇이든, 얼마나 강력하게 몰려왔든 상관없이 마음에 먹구름이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먹구름이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 그것에 나 자신이 얼마나 흔들리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뿐이다.
비가 오는 날 유독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한다. 구름 낀 하늘이 좋고 약간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나를 편안하게 한다. 머릿속에는 '비 오는 날은 커피 한잔과 책'
이라는 편안하고 안락한 고정관념이 어김없이 떠오른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비 오는 날을 너무도 찝찝하게 여기며 싫어하기도 한다. 다 우리의 "선택"이다. 물론 비 오는 날 찝찝했던 경험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평생 비 오는 날의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지배하게 둘 필요는 없다. 지배자는 당신이다. 나 또한 비 오는 날이 싫을 때도 있다. 너무 오래 비가 오면 이제 날씨가 좀 개었으면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 오는 날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먼저다.
이와 같이 마음속에 먹구름이 몰려올 때 거기에 너무 심하게 지배당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냥 맑은 날에 먹구름 조금 끼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먹구름과 비가 태풍처럼 내릴 수도 있지만
그냥 그것은 변하는 것일 뿐이다. 언제 저 먹구름이 지나가나, 비가 그치나 기다리듯이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속 먹구름은 내가 집착할수록 짙어지고 커진다. 그리고 오래 머무르려 한다. 내가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지배자이다. 당신이 당신 마음의 지배자이다. 그 먹구름에 집착하는 건 그 먹구름을 내가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먹구름에 가렸다고 그 자리에 있던 산과 강과 나무와 건물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언젠가 먹구름이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것들이 생생하게 보일 것이다. 다시 일상은 시작되고, 기쁨이 몰려오고, 즐거운 일들이 생기고, 설렘과 소망들이 솟아날 것이다.
그날을 빨리 보고 싶다면 먹구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먹구름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단어는 "~하면 어쩌지?" 인 것 같다. 이건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분의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걱정과 염려는 글루 같은 생각들이다. 이것들은 항상 불안과 두려움을 붙이고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최악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염려가 들어오려고 할 때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이건 그냥 먹구름이야. 먹구름은 진짜가 아니야"라고 나 자신에게 이야기해 준다. 이때 중요한 건 "다정하게" 말해 주는 것이다.
글을 쓰기도 하고, 호흡을 하며 마음속 카운팅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러면 어느새 생각들이 정리되고 부정적 생각들이 힘을 잃는 것을 경험한다. 그 생각들을 곱씹으며 되뇌는 대신 대수롭지 않게 여긴 까닭이다.
먹구름은 힘을 주지 않으면 지나간다. 반드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