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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Mar 19. 2019

"I am Your Father" 내가 네 아빠다.

스타워즈·스타트렉·해운대에서 아버지 그리고 아빠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1980년 개봉한 '제국의 역습'에서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I am Your Father)' 악의 제국 사령관 다스 베이더가 루크와 싸우던 중 나온 대사이다. 이 대사는 관객의 허를 찌르는 대사였다. 죽일 듯이 싸우던 상대가 자신을 낳은 아버지임을 알게 되면서 받은 충격은 관객들도 당사자인 루크 못지않았다.

그리스 신화 속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였다. 아버지를 죽일 거라는 예언을 피하기 위해 어려서 버려졌지만 결국 돌고 돌아 아버지를 죽이고 만다. 그 뒤 어머니와 결혼해 두 아들과 두 딸을 낳는다. 이때까지도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을 몰랐지만 테베의 왕이 된 뒤 역병이 도는 이유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루크의 충격도 사실을 안 뒤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돼버린 오이디푸스 못지않다. 어찌 보면 자신의 팔을 잘라낼 정도로 격렬한 전투 도중에 다스 베이더가 아버지 임을 안 것이 더 충격이었을 것 같다.

루크는 다스 베이더가 아버지 임을 모른 채 격렬하게 광선검으로 싸운다.

Darth Vader: There is no escape. Don't make me destroy you.

Luke:...

Darth Vader: Luke, you do not yet realize your importance. You have only begun to discover your power. Join me, and I will complete your training. With our combined strength, we can end this destructive conflict and bring order to the galaxy.

Luke: I'LL NEVER JOIN YOU!!

Darth Vader: If you only knew the power of the Dark Side. Obi-Wan never told you what happened to your father.

Luke: He told me enough! He told me you killed him!

Darth Vader: No. I, am your Father.

Luke: No... No...! That's not true... THAT'S IMPOSSIBLE!!!

Darth Vader: Search your feelings, you know it to be true!

Luke: NOOOOOOOOOOOOO!!!!! No...!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악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는지 다스 베이더는 자신과 함께 하자고 설득한다. 그래도 루크는 악의 화신인 아버지를 따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아버지는 절대 권위와 힘을 가진 존재다. 아버지를 넘어 서기 위한 투쟁이 아들의 성장과정이다. 그 투쟁이 얼마나 격렬한 지 아니면 부드러운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 스타워즈 속 루크의 역할을 이렇게 프로이트 심리학의 연구 단위로 단순화시킬 수 있지만 굳이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한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흥미가 반감되지 않는다. 스타워즈의 이 대사는 너무 유명해서 코미디 대사로, 심지어 공익광고( https://youtu.be/ELTbvTLmnCU )에 패러디되기도 했다.  

아예 다른 영화 속에서 반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타워즈와 같이 반전이 주는 충격을 주지는 못한다.

나무 위키 https://namu.wiki/w/I%20Am%20Your%20Father 참조

다스 베이더가 자신의 아버지 임을 알게 된 루크가 '아니다'라는 말을 비명처럼 소리친다. 

1990년 11월 5일 방영된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The Next Generation)' 시즌4, 7화 재회(Reunion)에서도 'I am your father.'라는 말이 나온다. 스타트렉에서 나온 이 대사는 격렬한 반전 충격을 주기보다 아버지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만드는 대사다. 


WORF: My parents, my human parents, will meet us at Starbase seventy three. They will care for you. 
ALEXANDER: Why can't I stay with you? 
WORF: You deserve a home, a family. They can provide that I cannot. I miss her too. 
ALEXANDER: Are you my father? 
WORF: Yes. I am your father. 
(and they hug)


클링온 최고의회 의회장이 음모로 독살되면서 클링온 종족 권력 다툼에 엔터프라이즈호가 휘말린다. 이 사태 해결을 위해 클링온과 인간 혼혈인 케일라 대사가 승선해 처리해 나가던 중 살해된다. 사실 케일라 대사는 보안담당인 워프 대위 사이에서 아들 알렉산더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호에서 근무하는 워프 대위와 함께 살지 못하는 이혼 같은 별거 상태였다. 결국 사건 발생 뒤 혼자 남은 아들을 워프 대위는 자신을 키워준 지구인 양부모에게 손자 격인 알렉산더를 보낸다. 알렉산더는 엄마로부터 워프가 아버지임을 전해 듣지 못했지만 아버지임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아버지냐고 묻는다. 그러자 워프 대위가 "그렇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Yes. I am your father).라고 말하며 아들을 껴안으며 끝난다. 거칠고 직선적인 전사의 기질을 가진 클링온 아버지도 따뜻한 감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Yes. I am your father."라고 말한 워프 대위가 아들 알렉산더를 안아 준다.

한국 재난 영화인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에서도 등장했다. 지질 연구자인 아버지(박중훈 역)가 영화 막판에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자 딸만 구조 헬리콥터에 실어 보내면서 “내가 네 아빠다!”라고 소리친다. 이혼 상태인 아내와 같이 눈물 환송(?)을 하는 와중에, 한마디로 정신없는 상황에서 딸이 갑자기 나타난 남자가 아빠임을 확인하고 싶었을지 의문도 들고, 암튼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장면이었다. 더군다나 스타 워즈 대사를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살짝 개그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결국 스타 워즈와 같은 충격은 없지만 신파적인 눈물을 노린 한국 영화답다는 생각이다. - 빈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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