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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Jul 20. 2019

남북 관계, 이런 식으로 풀릴까

드라마 '지정 생존자',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tvN의 월화 드라마 '60일 지정 생존자'가 2019년 7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방영된다.

미국 넷플릭스와 abc 방송에서 방영한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를 리메이크한 방송이다. 

미국과 한국의 정치체제와 주변 상황이 다르니 극의 내용도 일부 다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7월 16일 방영분까지 보면 전체적으로 원작 설정을 충실히 따르는 편이다. 


60일, 지정 생존자/원작과 차이점 및 고증 [나무위키]


원작인 지정 생존자는 시즌3까지 이어지면서 첫 회에 발생한 황당하지만 엄청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대통령 대행이기보다는 점점 보통 정치인이 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재선에 도전하는 모습인 시즌 3 과는 달리 시즌 2 까지는 세계 경찰 역할을 하는 미국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다양한 국제 문제를 보여준다.


백악관 상황실 내 대형 모니터. 사실상 남북한을 설정했지만 지도 모양도 나라 이름도 다르게 설정했다.

이중 내 눈길을 끈 것은 지정 생존자 시즌 2 '정상회담' 편이다. 이름도 이상한 '동훈치우' '서훈치우'라는 국가가 등장하는데 사실상 남북한을 의미한다. 동훈치우(사실상 북한) 지도자로 김 경 위원장과 서훈치우(사실상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한 씨 성을 가진 여성이 등장한다. 드라마 속에서 동훈치우는 미국에 영사관을 개설한 상태이다. 선의와 평화의 의미로 개설했다는 대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커크먼이 대통령을 승계하기 전 이미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우방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없었다. 

미국을 포함한 3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훈치우는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다. 긴장감을 높여 발언권을 높이려는 의도로 미국은 해석한다. 미사일은 서훈치우 영토를 넘어 남중국해에 떨어진다. 양국 간에 군사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며 긴장감이 감돈다. 미국은 안전보장 협정에 의거해 비무장지대 인근에 5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 동훈치우, 서훈치우, 미국의 3자 회담 모습.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은 만난다. 김 경 위원장은 통일을 주장하며 미국 제재를 비난하고 한 대통령은 사실여부 불확실한 동훈치우의 핵무기 보유를 비난한다. 이 와중에 김 위원장의 아들인 김 준이 망명한다. 김 위원장은 형제는 물론 삼촌까지 살해한 독재자로 묘사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상되는 장면이다. 사람을 기둥에 묶어 대공포를 발사했다는 표현도 김 준을 통해 나온다. 김준은 동훈치우 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애인 정민을 구해달라고 요구한다.


왼쪽은 서훈치우 한 대통령 오른쪽은 동훈치우 김 경 위원장. 김 위원장 옆은 김여정을 상징하는 걸까?

'리코셰'라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만든 아파치 항공 사장인 앤드리아 프로스트 박사가 등장한다. 미사일 공격에 98% 방어능력을 지닌 이 시스템을 두 나라 모두에게 판매해 서로 방어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커크먼 대통령이 제안한다. 서로 방어가 되니 전쟁 위협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김 위원장이 돈이 없어 구입 못한다고 하자 커크먼은 한 대통령에게 구입비용인 140억 달러를 대신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한다. 한 대통령이 거부하자 커크먼은 미국 군사지원을 계속 받으려면 그렇게 해야 할 거라고 말한다.(사실상 위협이다.)


대신 지급한 돈은 동훈치우와 협상을 통해 분담해서 상환하면 될 거라는 제안도 한다. 그러면서 이런 호의를 베푸니 동훈치우는 핵사찰을 받으라고 말한다. 거부 시 제재가 계속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양국 정상은 협상을 무산시키려 한다. 한 대통령은 재선을 앞두고 있어 반대파의 공격을 걱정하고 있고 김 위원장은 외부 위협이 없어지면 오히려 내부 단속에 영향이 있을 것을 두려워한다. 


약간 수정된 제안을 통해 양국은 의견 일치를 본다. 나중에 숨겨진 동훈치우의 미사일 발사대가 발견되지만 커크먼은 파괴하지 않으면 조약 파기와 함께 전쟁 선포로 볼 것이라고 위협한다. 김 위원장의 아들 망명이 드러나면서 협상 결렬 위기도 겪지만 전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무마된다. 결국 동훈치우와 서훈치우는 협상에 서명하고 전쟁 위기는 해소된다.


드라마 이기에 이런 설정이 가능하고 이런 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드라마 대본을 쓴 작가는 공상과학 드라마가 아닌 이상, 현실에 있을만한 내용과 과정을 묘사한 것이다. 약간의 과장은 있겠지만 이 드라마처럼 남북관계가 처리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의 이점을 이용해 힘으로 상대 손목을 꺾어 해결한다는 설정은 허무맹랑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자국 방산업체의 이익과 국익을 챙기는 모습은 지금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민국이 제대로 우리 국익을 챙기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지정 생존자'를 리메이크한 '60일 지정 생존자'에서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한국에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끼어들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일본과 갈등이 위안부 문제, 징용공 대법원 판결 이후 최고조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경제보복을 실시했고 우리는 민간차원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이미 전 세계가 한 나라처럼 경제적으로는 연결된 세상이다. 과연 이 방법이 맞는지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우리로서는 이마저도 안 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국익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그러면서도 시정잡배 같은 개싸움이 아닌 국격 높이는 멋진 싸움이 가능한지... 하긴 싸움에 우아함이 함께 하기는 힘들 거다. 그렇다 하더라도 싸움이 끝난 뒤 모습도 생각할 줄 아는,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멋진 결과를 만드는 싸움을 하는 머리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 빈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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