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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Oct 17. 2019

토스 회원 유치 활동해보니

디지털화된 미래 사회에서 돈은 어떻게 벌지 궁금하다

2시간 정도 전단지 배포하는 알바는 시급 8500원 정도를 준다고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주는 알바몬 홈페이지에 나온다. 최저시급 수준 급료를 주는 셈이다. 전단지 나눠주는 간단한 알바지만 성실한 사람을 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전단지 나눠주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역 앞에서 근처 식당 혹은 스포츠센터 광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주머니들을 만난다. 출근에 바쁜 사람들은 전단지를 잘 받지 않는다. 도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사실상 쓰레기나 다름없는 종이가 되기 때문이다. 시내에는 휴지통도 드물어 뒤처리도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전단지를 받아주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주머니도 있다.


이런 전단지 방식은 점차 사라질 것 같다. 특히 광범위한 지역 혹은 여러 계층의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전단지 광고는 특정 지역에서 유용할 뿐이고 그 효과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음식점에서는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을 올리면 무료 메뉴를 준다거나 가격 할인을 내세운 곳이 생겼다. 일종의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이다. 스마트 폰으로 정보 유통이 된지는 이미 오래고, 앞으로는 어지간한 공적, 사적 서비스 기능도 스마트 폰으로 수렴될 것이다.


스마트 폰 앱 중에 간편 송금 기능을 가진 앱이 등장했다. 2015년 2월 26일 등장한 토스가 대표적이다. 간편 송금의 원조인 토스는 출범 4년 반 만인 이달 초(2019년 10월) 누적 가입자 수 1500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경쟁자인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난 8월 누적 가입자 수 3000만 명을 돌파했다.

간편 송금, 하루 200만 건 돌파…‘오픈뱅킹’ 도입으로 날개 달까 [출처: 중앙일보]

하나+SC제일+중기중앙회… 인터넷은행 ‘토스 연합군’ 떴다 [출처: 중앙일보]


송금 서비스 시작은 먼저 했지만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 페이에 뒤진 셈이다. 고객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능적 편리함 못지않게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네이버가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강점은 많은 사람을 모았다는 점이다.(물론 요즘 들어 검색 결과의 질 문제로 인해 구글로 옮겨가는 경향이 생겼지만 사용자 수가 많은 것은 여전히 강점이다.) 이런 이점을 알고 있는 토스는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기존 회원을 이용한 신입 회원 모집이다. 송금 지원금(9만 원), 응원 위크 지원금(10만 원), 돈상자 뿌리기(10만 원) 등 각종 명목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준다. 물론 이 돈을 그냥 다 주는 것이 아니다. 이 돈을 스마트 폰 주소록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뿌리라는 것이다. 돈 액수는 자신이 정하지 않는다. 2~3원 수준에서 시작해 5천여 원까지 토스 앱에서 정한다. 살펴보니 토스에 이미 가입한 사람에게는 2~11원까지 송금이 되었고 미가입한 사람은 3천~5천여 원이 랜덤 하게 보내졌다. 결국 미가입한 사람 위주로 보내야 송금 지원금 9만 원을 빨리 소진할 수 있고 보상금조로 1500원을 받게 된다. 1500원이 안된 중간에 쌓인 금액만 받을 수는 없었다. 무조건 1500원이 되어야 받을 수 있다. 아무튼 금액을 보내게 되면 이런 문자가 상대방에게 간다.

송금지원금을 스마트 폰 주소록에 있는 지인에게 보내면 이런 문자가 보내진다.  

별생각 없이 아무에게나 보낸다면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로 만난 관계, 혹은 자신보다 위에 있는 직장 상사, 혹은 은사와 같은 경우에는 이런 문자를 함부로 보내기는 껄끄럽다. 그리고 요즘 같이 보이스 피싱을 넘어 문자 피싱 사고가 일어나는 세상인지라 이런 문자가 갑자기 오면 당황할 수 있다.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고, 어떻게 내 주소록에 있는 사람 이름으로 이런 문자가 왔는지 의심스러울 것이다. 더군다나 '토스'라고 처음 듣는 곳(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처음 듣는 것일 수 있다)에서 링크를 누르라고 하는데 이게 안전한 것인지... 등등 의심과 함께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 결국 부담 없는 친구 혹은 잘 아는 사람 위주로 보내게 된다. (이렇게 했어도 확인 전화가 왔고, 몇몇은 살짝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토스 입장에서는 가입 가능성이 높은 타깃 마케팅을 하는 셈이다.


어찌 됐든 이 일을 한 사람에게 주는 돈은 1500원. 물론 길거리에서 전단지 나눠 주는 일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낼 사람을 선택하는 시간, 심적 고민(?), 등등을 생각해 보면 이게 1500원 받고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문자 발신 개수 제한이 없는 요금제라 해도 결국은 토스가 내야 할 대량 광고 문자 발송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지금 같은 방식보다는 회원 모집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실제 송금하는 상황일 때 보상금을 주는 방식은 어떨까 싶다. 기존 회원이 송금하려는데 상대방이 토스 가입이 안되어 있다면 가입하게끔 하고 이때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법이다. 기존 방식에 (약간) 있는 무차별적인 요소는 줄지만 대신 확실한 회원 유치가 되지 않을까? 사실 지금처럼 지원금 살포를 해도 가입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문자 확인 과정에서 '토스'라는 단어가 각인되고 그 자체가 광고이기는 하다.

1080원만 받으려 버튼 눌렀더니 1500원이 되어야 받을 수 있다는 메세지가 나타났다.

회원 유치 위한 토스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잠시 첨단 IT 미래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돈을 벌고 생활을 유지할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 토스의 지원금 살포 방식은 사실상 전단지 방식을 대체했다. 몇몇 부문에서는 남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다른 매체를 통한 광고가 대신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용되는 광고비용은 줄어들 것이다. 디지털 IT 세계의 이점이기도 하지만 결국 말단에서 일하는 사람이 받게 되는 인건비가 줄 것 같다.


공유 (자가용) 차량 서비스라고 알려진 우버가 우리나라에서는 택시업계 반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일정한 직업이 있는 사람이 우버 운전사로 일한다면 가욋돈을 버는 괜찮은 알바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우버 서비스가 택시를 대신하면서 일종의 전업 택시 개인사업자로 변질됐다. 법인인 회사가 부담할 비용을 개인화시킨 것이다. 결국 비용절감이 된 것이 아닌 개인인 운전자가 떠안은 모양새가 된 것이다.


기술 발달에 따라 사회 구조가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구석기, 신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들어서면서 부족 국가라는 형태가 등장했다. 그 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사회변혁과 함께 강대국의 식민지 경영, 그리고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이 발생했다. 디지털 IT 발전은 산업혁명 이상으로 강한 변혁이 필연적으로 생길 것이다. 새로운 사회에서 모든 개인이 제대로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이 될지 아닐지는 지금 고민의 결과로 나타날 것 같다. [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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