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인간 소외가 생길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

by 빈모

어제 박덕근 위즈코어(주) 대표이사를 만났습니다. 삼성역 인근에 있는 호텔 행사장에서 만났습니다. 보통은 취재기자와 함께 만나 인터뷰 도중에 말하는 모습을 촬영합니다. 하지만 어제는 사정상 사진기자인 저만 따로 만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혼자 만나 촬영을 진행하다 보면 사진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부담스럽습니다. 전문 모델이 아니기에 사진 촬영 자체를 어색해하고 결국 얼굴 표정도 굳게 됩니다. 그래서 저만 있는 경우는 취재원에게 많은 말을 시키는 편입니다. 대개 하는 일에 대해서 물은 뒤 답하게 만듭니다. 그렇다 해도 사진 찍히는 분의 시선처리라든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만난 장소가 호텔 행사장이었기에 약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침 강연 도중 휴식시간이 되어 많은 청중들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관련 업체들이 복도에 부스를 설치했고 청중들이 커피를 마시며 관심분야 회사의 선전물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진 촬영 진행이 어려워져 휴식시간이 끝날 때까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긴 시간 이야기를 하게 되면 사진 촬영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면서 사진취재 대상도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기가 쉬워집니다.

160628821860r.jpg 빅데이터 활용이 일상화된다면 세상의 모습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다.

박덕근 대표이사가 일하는 위즈코어(주)는 빅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입니다. 그것도 생산공장의 제조기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생산공정을 조절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을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한마디로 제조 데이터 및 설비, 장비의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실시간 모니터링 및 문제 원인 추적을 제공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업의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잘 이용하는 나라는 독일이라고 합니다. IT산업이 발달한 미국이 더 앞서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사람 값, 인건비가 비싼 유럽지역에서 더 관심이 많고 더 발전했다고 하네요. 미국은 이민자(불법이민 포함)가 끊임없이 충원되면서 값싼 노동력이 있어 오히려 관심이 덜하다고 합니다.

물건을 생산하는 과정은 최소 투입으로 최대 산출이 나오는 것이 최적상태입니다.
당연히 들어가는 단위 요소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지요. 그리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제작기계 속의 베어링이 100회 회전하면 마모가 시작되고 150회부터는 불량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이터를 확인한다면 140회 정도에서 베어링을 교체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10단계 공정이 있다면 3번과 6번 공정에서 생긴 작은 오작동이 합쳐져서 9번째 공정에서 눈에 드러나는 불량이 되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박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바로 이러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렬해 최적의 생산조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한 알파고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박 대표는 원래 이세돌 9단이 이길 수 없는 대결이었다고 단언했습니다. 이세돌 9단이 1번 이긴 것도 구글이 알파고를 조정해 이긴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최대치 성능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자원과 비용이 투입되는 것이니, 얼마나 줄이면 되는지를 시험해 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알파고가 전승을 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받을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충격이 크면 관련 연구에 제약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회사가 판매하는 시스템은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주고 최종적으로 사람이 판단해 뒤 처리를 하게 되는 것이지만, 알파고가 판단하는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불량률이란 기준으로만 본다 해도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될수록 불량률이 적다고 합니다. 아무리 숙련된 기술자가 있다 해도 기계의 단순하고 정확한 기능을 넘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결국 인건비의 압박이 있지 않다 해도 생산공정에 인간이 개입할 여건은 점점 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영화 메트릭스에서는 인간이 사물을 통제하는 주체가 아니라 생체전기를 생산하는 생산요소로 전락한 것을 보여줍니다. 기계는 인간 생체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뇌를 통제해 멋진 신세계에서 사는 듯한 착각을 선물하죠.
끊임없는 혁신과 이윤추구는 기업의 기본 속성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모습을 잃어버린다면 메트릭스가 보여준 디스토피아는 영화 속 상상이 아닐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대표도 이 점이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하며 동감했습니다. [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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