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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Dec 17. 2021

북한식 지도자 돋보이기 방법

김정일 사망 10주기 따른 사진 보니...

북한이란 공간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살고 있는 우리가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상할 것이 없는 당연한 삶의 터전 일지 모른다. 이는 대한민국에 자리 잡은 탈북민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 북에 있을 때는 그 세계가 모든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아무런 모순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대량 아사자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 시대 때도 지도층의 잘못이 아니라 미제의 압제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살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가도 잠시 다녀올 뿐이라고 생각하고 탈북했다고 한다.

특히 6.25 이후 출생해 나름 북한에서 자리 잡아 살만한 경우라면 확고하게 북한식 사고방식이 체화되어 있다. 그래서 자식이 탈북한 뒤 북에 남은 부모를 탈북시키려 할 경우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에 들어온 자식은 꾀를 내어 자신이 중국에 있으니 마지막으로 얼굴만 보겠다고 전해 부모가 일단 중국에 나오게 만든다. 그 뒤 이리저리 핑계를 대 자신의 위치가 다른 곳에 있다고 하면서 결국 미얀마를 통해 대한민국까지 오게 만든다. 사실상 반 강제적 탈북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부모들이 대한민국에 온 뒤 본 현실을 보고 완전히 바뀐다. 자신의 삶이 가짜 삶이었음을 알게 되고 먼저 탈북한 자식이 효자고 효녀라고 말하게 된다.


북한의 지도층은 이렇게 전 국민을 세뇌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기본적으로 완벽한 정보 통제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지만 북한 주민은 인터넷을 통해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안다 해도 일반 주민은 할 수 없다. 그리고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한다.

선전 수단으로 사진은 특별하게 사용된다. 사진은 탄생 때부터 그림과 달리 완벽하게 현상을 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그래서 증거로서 사진은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사진 조작의 유혹은 (어느 사회이든) 언제나 있어 왔고 특히 공산주의 체제나 독재체제에서 확실한 지배체제 확보 수단으로 사진 변형이 이뤄졌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이미 다양한 사례가 알려졌지만 이번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아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를 통해 나온 사진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젊은 시절 김정일의 얼굴은 컴퓨터와 포토샵이 없던 시절임에도 사진에 많은 수정을 한 흔적이 보인다. 얼굴은 밝고 깨끗해 주변인에 비해 빛나는, 한마디로 자신들이 선전하는 '민족의 태양' 답게 '빛나는 얼굴'을 지닌 인물로 보이게 만들었다.

대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김정일 (1963년 2월), 청산협동농장 방문한 김정일 (1971년 5월)

후계자인 김정은 현 위원장과 함께 있는 사진은 두 사람을 돋보이기 위해 주변 인물과 배경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재미있는 점은 주중 북한대사관 게시판에는 원본 사진이 있다는 점이다. 보도블록의 무늬를 바꾸었고 배경과 주변에 있는 기둥, 인물 등을 지웠다. 김정은 위원장은 살짝 날씬하게 만든 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과 가깝게 배치했다. 수정한 사진을 자세히 보면 어딘지 어색한 점들이 보인다. 인물이 붕 뜬 것처럼 보인다. 수많은 수정 작업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일 것이다. 

중국 북경의 북한대사관 게시판 사진은 연합뉴스 사진이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수정한 곳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수정한 사진이 공개되는 관행이 있다 보니 최근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이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을 보고 대역 역할을 한 가짜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아무리 강력하게 정보를 통제해도 사회의 모순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이 드러난다. 우리 사회의 투명성은 북한이 지니지 못한 강점이다. 이런 강점을 더욱 가꾸고 살피는 것은 자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지도층의 의무일 것이다. [빈모]

https://www.joongang.co.kr/article/7536424#home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8/20171018014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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