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근육의 비례조건

by 신작까

발바닥 부상으로 달리기를 쉬고 있다.
족저근막염이라는 이름이 붙은 뒤로 한 달 가까이 러닝화를 신지 못했다.

하루하루 얇게 쌓아 올렸던 근육들이
이대로 사라질까 불안해진다.

몸은 쉬면 금방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그 사실을 잘 믿지 못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더 불안해하는 건 몸의 근육이 아니다.
달리기를 멈추면서
같이 쓰지 않게 된 마음의 근육이다.


달리러 나가지 않는 시간에는
다른 일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채운다.
그 일들에 익숙해질수록,
그쪽의 마음은 단단해진다.
대신 달리기에 쓰이던 마음은
조금씩 힘을 잃는다.


이건 달리기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도 비슷하다.
관계에 마음을 쓰는 만큼 마음은 단단해진다.
지금까지 내가 겪은 관계 중에
이 비율이 어긋난 적은 없었다.

관계는 단단한데 마음만 약했던 적도,
관계는 시들했는데 마음만 단단했던 적도 없다.
둘은 늘 같이 움직였다.


그래서 지금의 상태를 이렇게 생각해본다.
잠시 멈춘 달리기와,
그에 따라 느슨해진 나의 마음 관계.
지금 이 둘의 거리는
0에 가깝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이미 마음은 다른 곳에 힘을 쓰고 있다.
달리기를 다시 시작할 때,
나는 몸보다 마음을 먼저 불러와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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