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불교 용어로, 베풀되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
주는 행위에 머물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처음에는 타인을 향한 태도로만 이해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것. 그런데 자주 멈추게 된 것들을 돌아보면, 문제는 타인이 아니었다.
나에게조차 사례를 바라고 있었다.
글을 쓸 때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도, 안에서 어떤 반응을 기다렸다.
'이 정도면 괜찮지',
'이건 충분히 가치 있지'
본연의 마음에서 우러난 시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는 이미 기대가 섞여 있었다.
기대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멈췄다.
많은 사람들이 꾸준함을 의지의 문제로 본다.
하지만 지속을 어렵게 만드는 건 의지 부족이 아니다. 자신에게조차 대가를 바라는 구조다.
무주상보시는 남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닐지 모른다.
글을 쓰는 이유가 읽히기 위해서만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
시작이 인정을 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 글도 완전히 순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건 보인다.
자신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때, 비로소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